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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 갈린 K-뷰티…'아모레·LG생건' 울고 '애경' 웃었다

  • 2022.11.09(수) 07:40

[워치전망대]
LG생건·아모레, 중국 봉쇄 영향 탓 실적 부진
애경, 영업이익 146%↑…업계 '탈중국' 가속화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올 3분기 국내 화장품 3사의 실적이 엇갈렸다. 중국 시장 침체 여파로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모두 실적이 악화했다. 애경산업 역시 중국 봉쇄 정책의 영향을 받았지만, 시장 다각화와 디지털 채널 강화로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4분기 전망도 어둡다.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중국 의존도는 높은 반면, 중국 시장 내 K-뷰티의 위상은 낮아지고 있어서다. 화장품 기업들은 위기 극복을 위해 '탈중국'과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국내 기업의 중국 의존도가 높은 만큼 당장 성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대 산맥 고전 속 애경 '나 홀로' 성장

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이 올 3분기 나란히 부진했다. LG생활건강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보다 7% 줄어든 1조8703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1901억원으로, 44.5% 감소했다. 주력 사업인 화장품 사업(뷰티 부문)이 고전했다. 3분기 화장품 사업 매출은 전년보다 23.1% 줄어든 7892억원, 영업이익은 68.6% 감소한 676억원을 기록했다. 생활용품(HDB) 사업의 경우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성은 낮아졌다. 생활용품 사업의 3분기 매출은 5873억원으로 전년보다 8.8%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11.8% 감소한 561억원이었다.

음료(리프레시먼트) 사업은 2년 연속 성장세를 지속했다. 음료 사업의 3분기 매출은 4939억원, 영업이익은 663억원을 달성했다. 전년보다 각각 11.3%, 4.9% 증가한 수치다. LG생활건강 측은 "코카콜라, 스프라이트, 몬스터에너지 등이 꾸준히 성장 중"이라며 "건강을 중시하는 헬시 플레저 트렌드에 따라 파워에이드 프로틴, 토레타 THE 락토 등 영양 성분을 강화한 신제품이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아모레퍼시픽그룹(아모레G)도 실적이 악화했으나, 내실 면에선 LG생활건강을 앞질렀다. 아모레G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218억원, 영업이익 33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5.9%, 36.2% 줄었다. 수익성이 낮은 국내외 사업을 정리하는 등 영업 효율화를 통해 타격을 최소화했다는 분석이다. 아모레G는 3분기 회사는 오프라인 매장 419곳을 폐점했다. 지난 2019년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철수한 매장수가 73곳인 것과 비교하면 도드라지는 속도다. 아모레G의 화장품 사업 매출은 전년보다 17.3% 감소한 9499억원으로 집계됐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은 3분기 매출은 전년보다 15.6% 감소한 9364억원이었다. 이중 국내 매출이 5871억원, 해외 매출이 3348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188억원으로 전년보다 62.6% 쪼그라들었다. 특히 해외에서 3분기 9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적자전환했다.

반면, 주요 자회사들의 이익은 개선되는 추세다. △이니스프리(YoY +3.7%) △에스쁘아(+6.2%) △아모스프로페셔널(+14.4%) △오설록(+30.6%) 등의 매출이 전년보다 성장했다. 이니스프리와 에뛰드는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브랜딩 강화와 온라인 채널 판매 호조가 주요 자회사의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화장품 업계의 양대 산맥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고전하는 동안 애경산업은 나홀로 호실적을 냈다. 3분기 애경산업은 연결기준 매출액 1617억원, 영업이익 152억원을 달성했다.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146.1% 증가했다. 화장품 사업의 3분기 매출은 551억원으로, 전년보다 9.4% 늘었다. 영업이익은 62% 증가한 87억원을 기록했다. 생활용품 사업 매출은 전년보다 11.8% 증가한 1065억원이었다.

애경산업 측은 "화장품 사업은 틱톡, 콰이쇼우 등 동영상 플랫폼 신규 진출을 통해 중국 봉쇄 정책 장기화의 영향을 극복했다"면서 "중국 외 일본, 동남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 다변화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고 강조했다.

희비 가른 '화장품 사업'…관건은 '탈중국'

3분기 화장품 기업들의 희비를 가른 건 중국 화장품 사업이었다. 사드(THAAD·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 이후 대부분 기업이 시장 다각화에 나섰지만, 중국 의존도는 여전히 높다. 3분기 기준 LG생활건강의 해외 매출 중 중국 매출 비중은 36%에 달했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해외 매출 비중 35.8%의 절반가량이 중국에서 나왔다. 애경산업도 중국 수출 매출 비중이 전체 화장품 매출의 70%를 차지한다. 다만, 애경산업의 경우 지난해 3분기부터 중국 외 지역에서 영업망 확대에 집중하면서 베트남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화장품 업계에선 중국 시장 침체가 단순히 중국 봉쇄 등 대외적인 요인 때문만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중국 화장품 시장을 이끄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입지가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함께 잘살자는 '공동부유' 정책을 앞세워 한국 산업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의 618 행사 부진, 로레알의 호실적 등을 감안하면 실적 악화를 중국 봉쇄 등 산업 외적인 탓으로만 평가하긴 힘들다"며 "일본·미국·동남아·유럽 등 비중국 지역에서 K-뷰티의 수요는 늘고 있지만, 중국에선 예외적으로 K-컬쳐가 확산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화장품 기업들도 시장 다각화와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특히 북미 시장의 MZ세대를 공략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9월 클린 뷰티를 앞세운 미국 스킨케어 브랜드 '타타 하퍼'의 운영사 '타타 내츄럴 알케미' 인수를 발표했다. 앞서 LG생활건강은 지난 4월 디즈니, 방탄소년단(BTS) 등 캐릭터 마케팅으로 미국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끈 브랜드 '더크렘샵'을 인수한 바 있다. 애경산업은 베트남과 일본 등 아시아 지역을 공략하는 중이다. 미국 아마존 입점, 일본 큐텐·라쿠텐 입점 등 온라인 채널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현재 중국 의존도가 높은 만큼 '탈중국' 성과가 바로 나타나긴 어려울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시장 다각화 효과가 나타나기 전까지 LG생활건강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아모레퍼시픽은 자회사 키우기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이니스프리·에뛰드·아모스프로페셔널 등 주요 계열사 사내 이사직에서 사임했다. 주요 계열사의 독립경영 체제를 통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팬데믹 종식이 다가오면서 패션 등 유통 업계가 되살아나고 있지만 화장품 시장은 침체된 상태"라며 "중국 시장 여건이 연내 개선되기 힘든 데다 중국 의존도 또한 당장 낮추기 어려워 중국 시장 실적 방어를 대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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