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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참시]'만두 팔더니 이번엔 탕수육'…롯데리아의 변신은 무죄

  • 2023.11.01(수) 07:10

디저트 메뉴 '깡 돼지 후라이드' 출시
지역맛집 협업…두번째 롯리단길 제품
치열한 버거업계 존재감 높이기 전략

롯데리아 디저트 신제품 '깡돼후'(깡 돼지 후라이드) 단품 /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

한 입 깨물자 바삭함과 고소함이 입안을 채운다. 그러면서도 짭짤하고 달다. 갈비 소스를 찍어서 한입 더 먹으니 은은한 갈비향이 더해진다. 맥주라도 한 캔 사올 걸 하는 마음이 절로 든다. 콜라로는 해결하기 힘든 담백함이다. 탕수육과 치킨, 그 중간의 어디쯤인 느낌이 난다. 가끔은 생각날 맛이다. 다만 가격 대비 양은 좀 아쉬운 편이다. 

롯데리아가 신제품으로 '돼지고기 튀김'을 들고 나왔다. 부산 깡통시장의 맛집 '깡돼후 야시장'과 협업해 '깡돼후'(깡 돼지 후라이드)를 디저트 메뉴로 선보이면서다. 이는 지역 맛집의 명물을 선보이는 '롯리단길' 프로젝트의 두 번째 제품이다. 경쟁이 치열해진 햄버거 업계에서 제품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존재감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돼지 튀김' 파는 햄버거집  

지난달 30일 오후 깡돼후를 먹어보기 위해 직접 롯데리아를 찾았다. 매장 입구부터 키오스크까지 깡돼후 출시를 알리는 포스터가 오밀조밀 눈에 띄었다. 특히 포스터 속 깡돼후 제품의 양이 제법 많아 기대감이 부풀었다. 이미 매장에는 호기심에 구매한 사람들이 꽤 있었다. 매장 점원은 "최근 주문이 늘더니 오늘 오후 10개 이상 팔렸다"고 귀띔했다. 

/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

눈길을 끈 것은 세 가지 종류의 소스였다. 크리미 마늘소스, 갈비맛소스, 크리미 양념소스가 별도로 추가됐다. 기자는 깡돼후 단품 제품과 세 종류의 소스를 모두 시켰다. 깡돼후의 첫인상은 마치 순살 치킨과 같았다. 성인 손가락 검지 크기의 튀김 10조각이 나왔다. 이를 꽂아 먹을 수 있는 긴 이쑤시개도 같이 줬다. 가격은 단품 6500원, 콤포 7500원이다. 롯데리아 치킨하프(1만400원)보다 싸고 치킨휠레 4조각(5300원)보다 비싸다. 

혹여 돼지 냄새가 나진 않을지 걱정했다. 하지만 금방 튀긴 탓인지 역하거나 비린 맛이 느껴지진 않았다. 특히 갈비맛 등 소스와의 궁합이 좋았다. 물론 아쉬운점도 명확했다. 육즙이 있는 촉촉한 고기는 아니다. 단면을 살펴보면 냉동 고기 특유의 결이 그대로 드러난다. 가격이 썩 싸다고도 볼 수 없다. 깡돼후는 돼지고기의 뒷다리(후지)를 썼다. 돼지고기 중에서도 가장 저렴한 부위다. 그렇다고 포스터처럼 양이 많은 것도 아니었다. 

/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

고객 호기심을 자극하는 메뉴로는 충분해 보였다. 깡돼후 야시장은 최근 부산에서 유명한 맛집으로 꼽힌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이른바 핫 한 곳이다. 먹방 유튜버들의 방문도 이어지며 예전부터 입소문을 탔다. 이를 맛보려면 장시간 웨이팅을 감내해야 할 정도다. 이런 이슈 상품을 롯데리아에서 맛볼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다가왔다. 

만두에 돼지튀김까지 파는 이유 

깡돼후는 지역 상생 프로젝트 롯리단길의 일환으로 출시됐다. 롯데리아는 고객 접근성이 높은 프랜차이즈 매장이다. 이를 통해 지역에서만 먹을 수 있는 메뉴를 전국 소비자에게 제공한다는 취지다. 지역 맛집 역시 롯데리아와의 협업으로 인지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 롯데리아는 재고가 소진될 때까지 깡돼후 제품 판매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

롯데리아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제품의 다양성과 존재감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현재 프랜차이즈 버거는 위기다. 일반 수제 버거집과 외국계 프랜차이즈 버거가 난립하는 상황에서 입지가 줄고 있다. 맛 품질로 마냥 승부를 보기에는 단가 유지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신제품 출시 역시 흥행 성공에 대한 부담이 따른다. 이미 검증된 지역 맛집 명물을 활용하면 이런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상생과 K푸드를 알린다는 이미지도 강조할 수 있다. 

실제로 롯데리아는 앞서 '매운 만두'를 출시해 한 차례 이목을 끌었다. 지난 6월 청주 지역 맛집 '입이 즐거운 그 만두'와 협업해 매운맛 만두 2종(미친 만두·매운 만두)를 출시했다. 출시 1개월 만에 1차 생산 재고 물량이 소진됐다. 이후 약 3개월 간 누적 판매량 100만개를 달성해 큰 관심을 받았다. SNS 등에서도 매운 만두 리뷰와 후기 등이 줄을 이었다. 

앞으로 롯데리아는 매운만두와 돼지튀김을 이어갈 롯리단길 3차 상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롯데GRS 관계자는 "롯리단길은 지역 맛집 메뉴를 롯데리아 매장을 통해 전국적으로 알릴 수 있다는 의미가 담긴 상생 프로젝트"라며 "상호간 윈윈인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도 지역 맛집 상품을 발굴해 롯리단길 제품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 롯데리아가 출시했던 청주 매운만두의 모습 /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

참견(參見), 풀이하면 '어떤 자리에 직접 나아가서 보다'입니다. '전진적 참견 시점'은 직접 발로 뛰며 생활 속 유통 현장들을 '참견'하는 르포입니다. 한걸음 더 전진해 생생한 현장과 사람들, 뒷이야기를 취재합니다. 현상 속 숨겨진 '뷰'도 놓치지 않습니다. 한전진 기자의 '전진적 참견 시점', [전참시] 이제 시작합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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