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3사가 나란히 부진한 3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수익성은 모두 악화했고 매출은 롯데와 신세계는 소폭 감소, 현대는 3% 성장하는 데 그쳤다. 고물가와 소비침체가 이어진 데다 평년보다 높은 기온으로 인해 시즌 상품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다. 최근 리뉴얼에 적극적으로 나선 만큼 실적 만회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빅3, 나란히 영업이익 감소세
13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롯데쇼핑 백화점 사업부)은 올해 3분기 매출 7530억원, 영업이익 740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보다 2%, 31.8% 감소한 수치다. 평년 대비 높은 기온으로 가을겨울(FW) 판매가 부진한 영향이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라 식음료를 강화하면서 본점과 잠실점을 비롯한 대형점이 매출을 끌어올렸음에도 저조한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은 물가상승으로 인한 고정비 증가 부담으로 판매관리비가 증가하면서 감소폭이 컸다. 해외사업도 3분기 7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수익성에 악영향을 줬다. 지난 9월 베트남 신규점 오픈 비용이 투입된 데다 인도네시아와 중국에서 모두 적자를 냈다.
신세계백화점도 수익성이 악화했다. 신세계백화점의 3분기 영업이익은 92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5.1% 감소했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으로 원가와 관리비 부담이 커졌고, 소비 위축 상황에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 판촉비 등을 늘린 게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매출은 6043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0.9% 줄었다.
현대백화점도 마찬가지다. 현대백화점의 3분기 영업이익은 798억원으로 17.4% 감소했다. 일부 점포를 리뉴얼하면서 수도광열비·인건비·감가상각비 등의 비용이 증가해 영업이익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매출은 5802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3.5% 늘며 3사 중 유일하게 성장세를 유지했다.
"리뉴얼 효과 기대"
백화점 3사는 올해 들어 한 자릿수 성장에 그쳤다. 지난해 높은 성장률에 대한 기저 영향과 소비시장 침체 때문이다. 영업이익은 3사 모두 16%대 감소했다. 매출이 예상 대비 부진한 가운데 인건비 및 점포 리뉴얼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 등이 겹쳐지며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다. 공사기간 소비자들이 해당 매장을 원활히 이용할 수 없었던 점도 매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는 리뉴얼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4분기 이후 인천점, 수원점 등 점포 리뉴얼 효과를 통한 실적 개선을 벼르고 있다. 본점, 잠실점 등 대형점에 F&B 등 집객성 콘텐츠를 도입한 만큼 사람이 몰리는 연말에 추가 성장을 기대하는 모양새다.
새로 오픈한 해외매장도 매출 성장에 기여할 전망이다. 롯데쇼핑은 지난 9월 베트남 하노이에 대형 복합쇼핑몰 '웨스트레이크'를 오픈했다. 신동빈 회장은 웨스트레이크 오픈 기념식에서 "연말까지 800억원, 내년엔 22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3분기에 젊은 고객층을 겨냥해 선보인 강남점 영패션 전문관 ‘뉴스트리트’를 리뉴얼 오픈했다. 경기점은 아동·골프·영화관을 재단장했다. 연말까지 온라인 선물하기 서비스인 '신백선물관'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백화점 모바일 앱을 리뉴얼 하는 등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확대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도 지난 3분기 본점, 목동, 더현대 대구 등의 리뉴얼을 마쳤다. 현대백화점 본점은 리빙관을 리뉴얼 오픈하고,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로 구성해 하이엔드 리빙관 컨셉을 조성했다. 명품 브랜드 입점을 통한 매출 성장도 기대 중이다. 오는 12월 더현대서울에 루이비통, 판교점에 디올, 더현대대구에 부쉐론이 입점한다. 또 디즈니스토어 국내 운영권을 따낸 만큼 지난 7월 판교점 오픈을 시작으로 내년 10호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백화점의 백화점 부문 4분기 매출은 4~5% 수준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대전 아울렛 영업 재개와 더현대 등 특정 점포의 외국인 매출 비중 증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