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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세심하게"…백화점 빅3, 임직원 복지에 사활 건 까닭

  • 2024.01.11(목) 09:00

저연차 대상 포상·주택자금대출 한도 증액
출산·양육 지원은 물론 난임 지원 정책도
"우수 인재 확보 경쟁에 복지 필수"

백화점 3사(신세계 롯데 현대) /그래픽=비즈워치

주요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가 임직원 복지 강화에 나섰다. 임신한 직원에게 축하 선물을 제공하는가 하면, 비혼자 직원에게도 회사 차원의 경조를 지원한다. 임직원 복지가 기업경쟁력의 일환으로 인식되면서 우수 인재를 확보·유지하기 위한 수단의 일환으로 활용되고 있다. 순환근무, 스케줄 근무 등의 백화점 업계의 근무 특성과 IT 등의 타 업계에 비해 낮은 연봉·복지 수준 등을 보완하려는 행보로 보인다.

복지가 힘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최근 저연차 직원 케어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올해부터 3년 근속 시 외식상품권 20만원에 유급휴가 1일을 제공한다. 변화는 지난해부터다. 그간 현대백화점은 근속연수 10, 15, 20년에 맞춰 포상금과 유급휴가를 지급해왔다. 지난해부터는 5년 근속 시 복지포인트 100만원에 유급휴가 5일을 부여하고 있다. 더 짧은 기간 근무 시에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비혼 직원 혜택도 신설했다. 그간 종합검진 대상자에는 배우자만 혜택을 제공했다면, 올해부터는 직계가족 중 1인으로 선택범위를 확대했다. 주거 안정을 위한 혜택도 늘렸다. 주택자금대출을 최대 7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늘렸다.

/ 그래픽=비즈워치

앞서 롯데백화점은 지난 2022년 '비혼자 경조 지원 제도'를 신설했다. 결혼 시 경조비· 유급휴가 등을 지원하는 관례에서 벗어나 비혼자에게도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만 40세 이상 미혼직원을 대상으로 경조금과 휴가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반려동물 장례휴가제도도 운영 중이다. 반려동물의 장례 휴가와 화환을 제공하는 식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생일마다 SSG머니 10만원을 제공한다. 또 장기근속연수 10, 20, 25, 30년마다 표창장과 기념품 제공, 휴가 및 휴가비를 지급한다. 생활안정 지원으로도 발을 넓혔다. 신세계백화점은 회사 이익 중 일부를 복지기금으로 출연해 수익금을 사원 복지 사업에 사용하고 있다. 사원들이 주택을 구입하거나 임차할 때 낮은 금리로 빌려준다.

"일과 가정 양립할 수 있도록"

출산·양육과 관련한 지원책도 눈에 띈다. 임직원들이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안이다. 대표적인 것이 난임 시술비 지원이다. 현대백화점은 근속연수 7년 이상인 직원에게 난임시술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회당 100만원씩 최대 3회 지원한다. 임신 전 기간에 단축 근무가 가능함은 물론 법정 육아휴직 1년 외 추가 1년을 더 사용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부터 기혼 직원들의 난임 시술비 지원을 결혼 후 5년에서 3년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난임 휴직도 신설했다. 제휴 리조트를 통해 1박 2일의 '태교 여행'도 지원할 계획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9월에는 '우리 아이 첫걸음 휴가'를 신설했다. 자녀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입학 시 유급휴가 2일을 부여한다. 기존 '자녀 초등입학 돌봄휴가'도 일 단위로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개선했다.

남성직원도 출산·육아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도 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남성 직원을 대상으로 '예비 아빠 태아검진 휴가'를 도입했다. 남성 직원의 배우자가 태아 검진을 진행할 경우 동행할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하기 위해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3년간 롯데백화점의 남성 육아휴직 사용 인원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400여 명으로 사용률이 100%에 이른다"고 말했다.

/ 그래픽=비즈워치

현대백화점의 경우 남자 직원이 육아휴직 시 최초 3개월간 통상임금 100% 급여를 보전해준다. 정부에서 80%가량을 지원, 회사가 차액을 지원하는 식이다. 또 기존에 여성직원만 사용 가능했던 유·사산 휴가를 남성 직원들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유치원에서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양육 중인 남성직원은 근로시간 1개월간 2시간을 유급으로 단축 근무할 수 있다. 

양육을 위한 제도도 있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은 3사 모두 임직원 자녀 교육비를 지원하고 있다. 다만 근속연수에 따라 지원액을 차이를 두기도 한다. 이외 임신한 임직원 대상 하루 2시간씩 단축근무, 초중고 입학자녀 축사 선물 제공 등이 있다.

현대백화점은 가사도우미 지원은 물론 자녀 학교 일정이 있으면 유급휴가도 쓸 수 있도록 했다. 유연근무제도도 도입했다. 기존에 10시 출근이 공통 적용됐다면 직원이 9시 30분, 10시, 11시 등 3개 중 출근시각을 정할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결혼이나 출산 시 임직원 할인 한도를 증액해주기도 한다. 또 임직원 본인 매년 건강검진 시행은 물론, 이상 소견이 발생한 경우 정밀검사 비용 및 치료비를 지원한다. 또 질병이나 사고가 있을 시 사원 본인, 배우자, 자녀들의 의료비를 지원한다.

우수 인재 확보 경쟁

백화점을 비롯한 유통 대기업들은 취업준비생들의 기업 선호도에서 IT, 전자, 자동차 업계의 대기업에 밀린 상태다. 점포 순환근무나 스케줄 근무 등 상대적으로 고된 업무 특성 탓이란 것이 업계의 생각이다. 여기에 연봉이나 복지 수준도 여타 업계에 비해 낮다는 평가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임직원들의 자녀 출산 및 양육 지원 프로그램은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필수다. 이제 업계에서는 임직원 복지를 기업 경쟁력을 평가하는 한 부분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MZ세대의 경우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기업 입장에서는 임직원 복지를 강화하는 것이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고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평생직장이라는 개념도 사라지는 추세라 이직 시장도 커지고 있다"며 "기업이 우수 인재를 확보하고 유지하는데 기업의 복지 역시도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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