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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칠성의 '위스키' 구하기…작전명은 '스카치블루'

  • 2025.02.28(금) 07:00

2030 중심으로 위스키 붐 일어
롯데칠성, 스카치블루 리뉴얼
연산 다양화·한정판 마케팅도

롯데칠성의 스카치블루 한정판./그래픽=비즈워치

롯데칠성이 위스키 시장의 성장세에 발맞춰 자체 브랜드 '스카치블루'를 다시 육성하고 있다. 2030 젊은 층을 중심으로 중저가 위스키 수요가 늘면서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높은 국산 위스키의 재평가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스카치 블루와 K위스키

롯데칠성의 스카치블루는 1997년 출시 당시 국내 최대 음료 기업의 위스키 시장 진출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출시 이듬해인 1998년 4000만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2000년 350억원, 2021년 1000억원을 돌파했다. 

21년산 원액을 사용한 '스카치블루 21'과 21년산에 6년산 원액을 블렌딩해 가격을 낮춘 '스카치블루 인터내셔널', 17년산 원액을 사용한 '스카치블루 스페셜' 등으로 라인업을 세분화하며 다양한 소비층을 겨냥한 것이 적중했다. 2004년엔 매출 1900억원을 돌파하며 시장 점유율 20%를 웃돌았다. 

1997년 스카치블루 출시 당시 지면 광고./사진제공=롯데칠성

하지만 금융위기로 유흥시장 침체가 잘 나가던 스카치블루의 발목을 잡았다. 가정 시장 매출이 전무한 만큼 유흥 시장에서의 부진은 큰 타격이었다. 2010년대 들어 1만원대 저가 라인업인 '스카치블루 킹', 무연산 위스키 '스카치블루 에딘버러' 등을 잇따라 내놨지만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2000억원 가까웠던 롯데칠성의 위스키 매출은 지난해 250억원으로 10분의 1 수준이 됐다.

그 사이 국내 위스키 시장은 글로벌 위스키 브랜드들이 점령했다. 국내 위스키 수요는 맥주와 마찬가지로 두 개의 시장으로 양분돼있다. 하나는 소비자들이 직접 구매해 집에서 소비하는 가정 시장, 나머지 하나는 유흥주점에서 소비되는 유흥 시장이다. 

산토리 가쿠빈 위스키로 하이볼을 만드는 모습./사진=산토리 홈페이지

맥주와 다른 점은 두 시장에서 주로 소비되는 브랜드가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다. 맥주의 경우 유흥 시장이든 가정 시장이든 팔리는 브랜드는 대동소이하다. 하지만 위스키의 경우 대형마트나 주류 전문점, 편의점에서 인기있는 브랜드와 유흥 시장용 브랜드가 완전히 양분돼 있다. 

유흥 시장에선 윈저·임페리얼·골든블루·스카치블루 등 국내에서 블렌딩한 국내산 위스키가 강세인 반면 가정 시장에선 '산토리 가쿠빈', '잭다니엘스', '메이커스마크' 등의 중저가 위스키 브랜드와 '맥켈란', '발베니' 등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누리는 프리미엄 싱글몰트 위스키, '발렌타인', '시바스리갈' 등 프리미엄 블렌디드 위스키가 시장을 이끌고 있다. 

다시 가정으로

올해 들어 롯데칠성은 가정 위스키 시장 공략을 목표로 스카치블루를 리뉴얼했다. 로고 디자인부터 병 디자인까지 바꾸며 2030 젊은 층을 잡겠다는 목표를 명확히 했다. 성장 동력을 잃은 유흥 시장 대신 2030을 중심으로 시장이 커지고 있는 가정 시장을 새롭게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우선 세분화된 소비자 니즈에 맞춰 지난 1월 기존 21년과 스페셜, 인터내셔널 등 3종에 더해 저가 라인인 '클래식'을 추가했다. 하이볼을 즐기는 젊은 층이 2만원 미만의 부담 없는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유도한 제품이다.

반대로 2030의 한정판 트렌드와 싱글몰트 유행에 맞춰 셰리 캐스크·버번 캐스크·피티드 몰트·배치 스트랭스 등 4가지 싱글몰트를 세트로 구성한 '스카치블루 싱글몰트 컬렉션'과 '스카치블루 30년&키몰트 세트' 등 싱글몰트 한정판 라인업도 선보였다. 다양한 싱글몰트와 고연산 제품을 통해 남들과 다른, 차별화된 위스키를 즐기고자 하는 수요도 겨냥했다.

스카치블루 위스키 디자인 변천사/그래픽=비즈워치

한정판 스카치블루는 짧은 병목에 둥근 어깨가 특징인 원통형 병 디자인으로 기존 스카치블루와 차별화했다. 이 디자인은 리뉴얼한 스카치블루 21에도 적용했다. 보급형 위스키와 프리미엄 위스키를 병 디자인으로 구분해 다양한 라인업을 이미지 겹침 없이 전개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이번 스카치블루 한정판 제품들을 주류 전용 스마트오더 앱, 대형마트, 편의점 등 가정 채널을 대상으로 판매한다는 점이다. 기존 스카치블루가 거의 모든 마케팅을 유흥 시장에 집중해 왔음을 감안하면 롯데칠성의 전략 변화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믹솔로지 트렌드를 위한 스카치블루 클래식 론칭을 시작으로 스카치블루 브랜드의 리뉴얼, 스카치블루 한정판 출시까지 국내 위스키 소비자를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주류 시장의 모든 소비자들에게 만족감을 전해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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