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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하는 패션업계 홀로 나는 '애슬레저'

  • 2025.03.10(월) 16:59

젝시믹스·안다르 사상 최대 실적
매출·영업이익 모두 두자릿수 성장
올해 글로벌 파이 더 키운단 계획

그래픽=비즈워치

소비심리 위축에 패션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애슬레저' 시장의 양대 축인 젝시믹스와 안다르는 지난해에도 호실적을 냈다. 국내와 해외에서 모두 고른 성과를 내며 애슬레저 시장의 확대를 이끌고 있다. 매출 규모는 젝시믹스가 앞서고 있지만 수익성에선 안다르가 역전에 성공하며 내실을 키웠다. 

용호상박

지난해 젝시믹스는 매출 2620억원, 영업이익 242억원을 기록하며 매출과 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8.3%, 영업이익은 54.1% 개선됐다. 지난해 이수연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대표와 강민준 전 대표의 이혼 소식과 잇따른 지분 매각설이 돌면서 위기를 겪는가 했지만 젝시믹스의 인기엔 영향을 주지 못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매출 개선세가 다시 가팔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2021년 1430억원에서 2022년 1912억원으로 33.7% 늘었던 젝시믹스의 매출은 2023년엔 15.8% 늘어난 2214억원에 그쳤다. 전년 대비 성장세가 절반 이하로 감소하며 애슬레저 시장의 고성장 기조가 끝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젝시믹스-안다르 매출 추이./그래픽=비즈워치

하지만 지난해 18.3%로 성장률을 반등시키는 데 성공했다. 레깅스 외에도 골프, 맨즈 라인을 강화하고 비즈니스 캐주얼, 러닝라인 RX를 새롭게 선보이는 등 신규 고객 유치에 집중한 게 주효했다. 특히 골프는 전년보다 92% 이상 증가한 25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핵심 브랜드로 거듭났다. 

안다르 역시 젝시믹스 못지 않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6.9% 늘어난 2368억원, 영업이익은 78.3% 증가한 328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2년 연속으로 젝시믹스보다 영업이익이 많았다.  

젝시믹스-안다르 영업이익 추이./그래픽=비즈워치

다만 매출 격차는 양 사의 매출이 뒤집힌 2021년 이후 가장 큰 252억원까지 벌어졌다. 2020년과 2021년 2년간 누적 200억여원의 적자를 냈던 안다르가 이후 수익성 확보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안다르는 영업이익률 13.9%를 기록하며 9.2%의 젝시믹스를 크게 앞질렀다. 

패션 아닌데요

사실 지난해 패션업계는 부진한 한 해를 보냈다. 지속된 경기 불황에 소비자들은 가장 먼저 패션 소비를 줄였다. 삼성물산·LF·F&F·한섬·신세계인터내셔날 등 주요 패션 5사 중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어난 곳은 LF뿐이었다. 나머지 4개사 모두 매출이 줄었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2~45%까지 급감했다. 그나마 LF 역시 호실적의 핵심은 패션 부문이 아닌 금융부문 코람코자산신탁의 호실적이었다. 

'날씨 탓'도 있었다. 패션 성수기인 7월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면서 여름 휴가 시즌을 망쳤다. 여기에 9월까지 이상고온이 이어지며 가을·겨울 신상품 판매에도 큰 차질을 빚었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의복 등 준내구재 소매판매액은 전년 대비 3.7% 감소하며 전체 평균(-2.2%)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주요 패션업체 연간 실적 변화./그래픽=비즈워치

하지만 애슬레저 시장은 젝시믹스와 안다르의 호실적을 앞세워 여전히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업계에선 2023년 1조원 수준이었던 국내 애슬레저 시장 규모가 지난해 5%대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퓨처마켓인사이트는 국내 애슬레저 시장이 10년간 연평균 10%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는 애슬레저 시장이 단순히 패션이 아닌 스포츠 의류로서의 기능을 겸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일반 패션 시장은 불황이 오면 소비를 줄이고 기존의 의류를 활용하거나 SPA 등 저가 의류로 소비가 전환된다. 하지만 스포츠 의류의 경우 패션 아이템인 동시에 스포츠용품이기 때문에 소비가 급격히 줄지 않는다. 또 일반 의류보다 교체 주기가 빨라 지속적인 구매가 이뤄진다. 

젝시믹스 중국 텐진 매장 전경./사진제공=젝시믹스

국내 시장에 머물러 있는 다른 브랜드들과 달리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것도 이들이 성장을 이어가는 주 요인이다. 안다르는 올해 싱가포르·일본을 중심으로 호주 등 서구권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젝시믹스는 올해 중국에서만 50개 매장을 내고 일본과 대만에도 각각 4개 이상의 매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저속노화·슬로우에이징 등의 자기관리 트렌드에 힘입어 러닝이나 테니스, 필라테스 등 운동용품 시장은 성장세"라며 "애슬레저 시장은 패션인 동시에 패션이 아닌 틈새 시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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