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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재탈환 했지만"…한샘, B2B에 사활 거는 까닭은

  • 2025.03.11(화) 17:18

거래처·품목 확대…지속 가능 토대 마련
B2B·B2C, 사업 간 상호 보완 체계 구축
'뺏고 뺏기는' 1위…탄탄한 경쟁력 필요

/그래픽=비즈워치

한샘이 지속 가능한 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기업 간 거래(B2B)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부문의 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상대적으로 부족한 B2B 부문을 보완해 가구 시장에서 확실한 승기를 잡겠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 기존보다 거래처를 더욱 넓히고 판매 품목을 확대해 신규 수주 물량을 늘리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안 도와주네

한샘의 B2B사업은 간접판매와 직접판매로 나뉜다. 간접판매는 건설사를 대상으로 특판을 진행하고 직접판매는 국내 가구 제조업체에 자재를 판매하는 방식이다.

한샘 시그니처 붙박이장./사진=한샘 제공

한샘은 그간 B2B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 국내 재건축·재개발 조합, 대단위 공동주택 신축 등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한 게 대표적이다. 주로 이곳에서 주방과 빌트인 가구 등을 대량으로 납품해 판매했다.

2020년에는 첫 프리미엄 특판 브랜드인 '바흐하우스'를 시장에 내놓기도 했다. 바흐하우스는 타운하우스, 오피스텔 등 신규 프리미엄 주거 건축물을 중심으로 인테리어 자재를 판매하고 시공을 담당한다. 소규모 단지형 주택과 오피스텔에 특화된 '유로하우스'와 '유로시티'의 고가 버전인 셈이다.

/그래픽=비즈워치

다만 이런 전방위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분양 시장의 침체는 피해갈 수 없었다. 지난해 한샘의 B2B 매출은 4907억원이었다. 전년(5461억원)보다 10.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에서 B2B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27.8%에서 25.7%로 1년 새 2.1%포인트 축소됐다.

건설사 수주 잔액 역시 2022년을 기점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22년 3603억원이었던 수주 잔액은 이듬해 3225억원으로 줄었고, 지난해 3분기에는 2936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작년 4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5.1% 감소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간 수주 잔액은 정체됐을 가능성이 크다.소홀할 순 없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B2B 사업의 업황은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 경기 침체가 예상돼서다. 그럼에도 한샘은 B2B 분야의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중장기적인 성장을 이끌기 위해선 B2C도 중요하지만, B2B 역시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한샘의 B2B와 B2C는 사업 간 부진을 서로 상쇄하는 상호 보완 효과도 있다.

한샘 디자인파크 송파점 지하 1층 내 '키친 컬러링'/사진=윤서영 기자 sy@

일각에선 한샘이 현대리바트를 염두에 두고 B2B 사업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한샘은 현재 B2B에 강점을 보이고 있는 현대리바트와 가구 시장 왕좌를 두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다행히 지난해 현대리바트에 뺏겼던 1위를 재탈환하면서 체면치레는 했다.

하지만 안심할 순 없다. 양사의 매출 격차가 962억원 차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어느 하나라도 소홀히 할 경우 가구 시장 내에서 입지가 뒤바뀌는 것은 시간 문제다. 특히 B2B 매출만 떼놓고 보면 양사의 분위기도 다르다. 한샘이 저조한 흐름을 이어갈 동안 현대리바트의 B2B 매출은 1년 전보다 23.8% 증가했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것만이 부진의 원인은 아니라는 의미다. 이에 따라 현대리바트에 비해 한샘의 B2B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샘이 지난해 디자인파크 송파점에서 올림픽파크 포레온 입주민을 대상으로 입주박람회를 진행했다./사진=한샘 제공

한샘은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품목과 거래처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부엌과 수납 중심이었던 품목을 건자재, 상판 등으로 늘리고 건설사에 한정했던 특판 거래처를 건축사무소와 시행사 등으로 넓히는 게 주요 골자다. 이와 함께 프리미엄 브랜드인 '바흐' 시리즈를 활용해 고가의 조합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분양 물량이 축소되고 있는 상황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위한 취지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샘은 지난해 1~3분기 동안 B2B 사업 호조로 반짝 호황을 누린 현대리바트에게 1위 자리를 잠시 내줘야만 했다, 4분기에 들어서면서 건설 경기 침체 영향으로 왕좌를 수성하기는 했지만,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면 영영 뺏기게 될 수도 있다. B2B 강화를 통해 현대리바트의 점유율을 끌어오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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