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던 카카오 가격이 안정세를 찾고 있다. 최고점에 이르렀던 지난해 1월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국내 초콜릿 제품 가격은 지난해 인상 이후 변동이 없다. 여전히 "원가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70% 세일
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bot)에서 카카오 가격은 지난달 기준 톤당 3298달러로 나타났다. 2월부터 3개월 연속 3000달러대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톤당 8000달러를 웃돌던 1년 전과 비교하면 62% 내렸고 1만1000달러를 넘기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던 지난해 1월보다는 70.4% 낮다.
업계에선 2023년 이상기후 탓에 수급이 불안정했던 카카오 가격이 이후 안정을 되찾으며 가격이 되돌아오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이란 전쟁 등의 이슈로 국제 원자재 가격이 흔들리고 있음에도 안정적인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게 눈에 띈다.
실제로 끝을 모르고 오르던 카카오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지난해 9월부터는 8개월 연속 전년 대비 낮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톤당 3000달러대는 급등이 시작되기 직전인 2023년 초와 비슷한 수치다. 원재료 수급 이슈는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는 의미다.
이 기간 국내 주요 제과업체들은 제품 가격을 여러 차례 인상했다. 초콜릿 시장 점유율 1위 롯데웰푸드는 2024년 5월 가나초콜릿 가격을 1200원에서 1400원으로 16.7% 인상하는 등 초콜릿이 들어간 제품 17종의 가격을 평균 12% 올렸다. 지난해 2월에도 가나마일드와 크런키, 빼빼로 등의 가격을 평균 9.5% 인상했다.
오리온과 해태제과 역시 2024년 12월 주요 제품 가격을 10% 안팎 올렸다. 오리온의 경우 카카오 가격 부담에 대표 판 초콜릿 제품인 '투유'를 단종시키기도 했다. 투유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가격을 30% 이상 올려야했던 만큼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보다는 단종을 선택했다는 것이 오리온 측의 설명이다.
내리긴 하나요
하지만 국제 카카오 가격 하락에 대해 국내 식품 기업들은 "아직"이라는 입장이다. 가격이 많이 안정화되긴 했지만 고원가일 때 구매한 원재료 가격이 반영되고 있고 떨어진 가격 역시 평년에 비해 높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2023년 4월 3000달러를 넘기 전까지 카카오 가격은 2500달러를 중심으로 10% 내외의 변동성을 보였다. 그런 만큼 3000달러 중반인 지금 가격도 '비싸다'는 것이 업체들의 논리다.
업계 관계자는 "유지류, 포장재 등 원부재료 가격 상승에 더해 카카오 가격도 평년 대비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며 "유가와 환율 변동 영향까지 겹치면서 업계 전반의 원가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 인상 폭이 원가 인상 폭을 따라가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가 강하게 물가 단속에 나서면서 원가 부담 강도만큼 가격을 올리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제과업체들이 입버릇처럼 이야기하는 "원가 인상폭을 전부 반영하지 못한, 최소한의 상승폭"이다.
실제로 롯데웰푸드의 경우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4.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30% 감소했다. 롯데웰푸드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6%에 불과하다. 오리온 역시 영업이익률이 2024년 17.5%에서 지난해 16.8%로 내려앉았다.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훼손됐다는 이야기다.
다만 올해 들어서도 원재료 가격 인하 추세가 이어지면서 결국 하반기부터는 '그래서 언제 정상화가 이뤄지냐'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원재료 가격이 올랐을 때는 원부재료 가격 상승을 핑계로 인상에 나섰다가 가격이 정상화되면 인건비와 물류비 등 다른 핑계를 대며 가격을 내리지 않는 행태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사회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에 따라 가격이 우상향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꾸준히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기업들이 일시적인 원가 부담까지 소비자에게 전가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