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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부자!] 3-③'부자♥부자' 결혼 땐 평균 9억

  • 2013.08.07(수) 08:34

3부 - 손자•손녀도 챙겨야 부자다


우리나라 부모들의 내리사랑은 끝이 없다. 부자건 아니건 자식이 결혼할 때 모든 걸 쏟아 붓는다. 부모로서 책임을 다한다는 강한 의무 같은 것이다. 모두 그리고 꼭 그렇다고 할 수는 없지만, 결혼 비용을 부모가 얼마나 대주는가도 자녀에 관한 관심과 사랑의 한 표현 방식이다.

부자도 마찬가지다. 체면을 따진 허례허식이 있을 수 있다는 현실을 무시하긴 어렵다. 그러나 부자들도 아낌없이 주는데 인색하지 않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77%가 자녀 결혼 비용의 80% 이상을 부담했다. 전액 부담한 경우가 42%로 가장 많다. 80~99%를 부담한 예도 35%다. 절반 미만으로 대준 경우는 2.2%에 불과하다.

보건복지부 조사(2009년)를 보면 우리나라 국민은 자녀가 결혼할 때 아들에겐 평균 7400만 원, 딸에겐 3349만 원을 지출했다. 아들이 2.2배 많다. 한국 재무설계연구소(2011년) 조사에서도 아들의 평균 결혼비용은 1억 5500만 원, 딸은 5000만 원 정도다. 아들을 가진 부모가 3배 정도 더 부담했다.

그러나 부자들은 아들이건 딸이건 차별하지 않는 게 특징이다. 일반 가구와의 차이다. 부자들은 아들과 딸 모두에 비슷한 규모의 비용을 부담했다. 부자들은 아들을 결혼시킬 때 4억 2400만 원을 썼다. 딸 결혼 땐 4억 1600만 원을 들여 아들과 딸이 거의 비슷했다. 부자의 아들과 부자의 딸이 결혼하면 족히 9억 원은 쓴다는 얘기다. 이 금액은 부자들의 평균이다.

 


보유 자산이 많을수록 ‘혼수•예단을 잘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많다. 자산 10억~30억 원 23%, 50억~100억 원 45%, 100억 원 이상 56%로 높아졌다. 결혼식 자체에 신경을 많이 쓴다는 얘기다. 부자일수록 이렇게 신경을 쓰는 이유는 ‘한 번뿐인 결혼이니까…’ 였다.

부자들이 결혼 비용을 지출하면서 아들과 딸을 차별(?)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 보통 일반인 여자는 결혼하면서 배우자 될 사람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사는 경향이 많다. 그러나 부자의 딸들은 그렇지 않다는 설명이다. 하나은행 PB사업부 박근보 차장은 “부자의 여자들은 배우자의 생활 방식보단 본인의 기존 스타일을 유지하고 싶어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해석했다.

부부 일심동체와는 거리가 있다는 얘기일 수도 있다. 드라마 속 부자 부부의 모습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돈이 많아서 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서로가 각자의 삶과 방식을 인정하는 게 오히려 자연스럽다. 자녀의 배우자 요건과 관련해선 전반적으로 인품을 가장 중시(평균 49%)하면서도 아들 부모는 배우자의 집안(27%)을, 딸 부모는 상대방의 소득창출 능력(19%)을 많이 고려했다.

결혼 비용으로는 신혼집 비용이 73%, 예물 및 혼수 비용 16%, 예식 비용 11%를 차지했다. 부자 아들의 절반은 자가 신혼집으로 시작한다. 부자 딸의 자가 비율은 조금 낮은 36%다. 어느 한 쪽이라도 부자라면 신혼집은 기본으로 가지고 시작(86%)하는 것이 일반인과의 가장 큰 차이다.

 

지난 6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사회지표를 보자. 우리나라 국민이 생애 최초 주택을 마련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평균 8년. 2010년 전국 평균 8.5년보다 6개월 줄었다. 내 집 마련 기간은 8.1년(2006년) → 8.3년(2008년) → 8.5년(2010년)으로 계속 늘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줄었다. 주택 경기 침체에 따른 집값 하락 영향으로 풀이한다.

 

그러나 집값이 내려가거나 오르지 않는 상황을 이용하는 것도 부자들의 얘기다. 평균적인 내 집 마련 기간은 줄었지만 소득 수준에 따른 시간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고소득층(2012년 기준 월소득 410만 원 초과)은 2010년 7년이 걸렸지만 2012년엔 6.5년으로 6개월 줄었다. 저소득층(월소득 220만 원 이하)은 같은 기간에 10.3년에서 10.5년으로 더 길어졌다.

 

그만큼 일반인에게 내 집 마련은 여전히 쉽지 않은 숙제다. 집값이 하향 안정세를 보여도 그 기회를 잡는 건 고소득층이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내 집 마련에 걸리는 시간은 차이는 3.1년(2008년) → 3.3년(2010년) → 4년(2012년)으로 갈수록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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