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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③금을 캘까, 청바지를 팔까ⅰ

  • 2014.01.22(수) 09:47

<신년기획> 21세기 화폐 논쟁
4부 : 비트코인은 성공할까

<글 싣는 순서>
4부 : 비트코인은 성공할까
① 그래도 남은 문제들
② 여전한 ‘정보 비대칭’ 문제
③ 금을 캘까, 청바지를 팔까ⅰ
④ 금을 캘까, 청바지를 팔까ⅱ
⑤ 현 질서 대변자 중앙은행과의 전투
⑥ 화폐는 생활이고 문화다<끝>



새로운 화폐라는 깃발을 든 비트코인은 그것이 내포한 화폐적 가치와는 별개로 비즈니스적인 속성을 가진다. 화폐이건 아니건 간에 ‘새 상품’이라는 희소성과 기술적 완결성은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한다. 실제로 많은 개발자는 지금도 비트코인을 캐는 작업에 열중한다.

난수(亂數)를 찾는 난도가 높아지면서 컴퓨터 하드웨어를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문제가 있지만, 일부는 그것도 물리쳤다. 현재 존재하는 몇몇 대형 마이닝(Mining) 업체들이다. 금을 캐는 과정에 비유한다면 탄광 개발권자다. 뉴욕타임스가 소개한 비트코인 생산업체 ‘클라우드 해싱’이 대표적이다.

런던 HSBC의 컴퓨터 프로그래머였던 임마누엘 아비오던(31)이 만들었다. 현재 고객이 4500명 정도 된단다. 그는 생산공장을 아이슬란드에 차렸다. 24시간 컴퓨터를 돌리려면 뜨거워진 컴퓨터를 효과적으로 식혀야 한다. 아이슬란드엔 북극해의 차가운 바람이 있다. 더욱이 전기요금이 싸다. 아비오던은 총 100개의 컴퓨터로 비트코인을 캔다.

고객들로부터 투자금과 컴퓨터 연산력을 빌려주는 대가를 받고, 캐낸 비트코인을 일정 비율로 나눠 갖는 방식이다. 비트코인 생산을 위한 컴퓨터는 특별히 디자인한 고가의 칩이 필수여서 가격이 상당히 비싸다. 아비오던이 이 사업을 시작할 때 산 컴퓨터 두 대의 가격이 13만 달러였단다.

개인이 가정에서 보유한 컴퓨터로 대충 캘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아비오던은 비트코인 마이닝 업자로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미국 오스틴과 런던, 댈러스 등에도 공장을 열 계획이다. 만약 큰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회사라면 남는 컴퓨터의 연산력을 비트코인 캐는데 투입할 수도 있다.

최근엔 다른 사람의 컴퓨터로 몰래 비트코인을 캐는 데 사용한 사례도 등장했다. 바이러스 프로그램을 만들어 퍼뜨린 것이다. 1 비트코인이 1000달러에 육박하니 어찌 욕심이 나지 않을까?



◇ 우후죽순 일어나는 거래소 설립

이렇게 비트코인을 직접 캐는 것이 가장 좋을 듯하지만 실제로 들어가는 비용은 만만치 않다. 난이도가 쉬울 때라면 몰라도 이미 총 예정 발행량(2100만 개)의 60% 가까이 채굴된 상태에선 만족스러운 효율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1830년대부터 미국에선 서부 캘리포니아 지역으로 금광을 찾아 떠나는 붐이 일었다. 노다지 추종자들의 일확천금을 위한 골드러시(Gold Rush)다. 처음엔 직접 금을 캔 사람들이 떼돈을 벌었다. 그러나 점점 시간이 흐르면서 청바지를 파는 사람들이 더 많은 돈을 벌었다. 비트코인 러시도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요즘 비트코인 관련 사업은 대부분 거래소(환전소)를 여는 것이다. 비트코인을 실제로 사용할 사용처가 두서너 개에 불과한 우리나라도 이미 거래소는 그 이상 열렸다. 어차피 비트코인을 직접 캐지 못한다면 거래소에서 현금으로 비트코인을 사는 방법밖에 없다.


일종의 투자다. 앞으로 비트코인의 가치가 올라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고 보고 미리 사 두는 것이다. 실제로 사용할 가게는 거의 없다, 이미 전 세계의 비트코인 거래소는 현실 화폐와 비트코인을 바꿔주면서 적지 않은 수수료를 떼는 사업을 한다.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조금이라도 사 놓고 싶다는 사람이 많아지면 이들은 돈을 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비트코인 거래소를 연 코빗은 처음엔 판매자와 구매자로부터 각각 4%의 수수료를 뗐다. 지난 연말부터는 0.6%의 거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지난 6일부터 베타서비스를 한 코인플러그도 0.7%의 수수료를 받는다. 엑스코인은 다른 방식으로 사실상 수수료를 떼고 있으나, 수수료율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비트코인 거래소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으나, 이들의 장래가 모두 밝은 것은 아니다. 한 나라에서 여러 개의 거래소가 경쟁한다면 단기적으로도 수수료 경쟁은 불가피하다. 국내에서 제일 큰 코빗의 하루 거래량이 3억 원 정도라고는 하나, 전 세계적으로도 거래량은 매우 변동이 심하다.


거래량이 절대적으로 많다면 수수료 경쟁도 하겠지만, 우리나라 거래소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또한, 비트코인이 글로벌 거래를 지향하고 있는 만큼 국제적인 거래소가 훨씬 유리할 것은 자명하다. 이미 상위 3~4개 회사가 전 세계 거래의 90% 이상을 중개하고 있다.

비트코인의 안정성과 무관하게 거래소는 해킹의 위험을 늘 안고 있다. 거래소 입장에선 보안 설비 확충에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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