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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기사의 속설로 보는 KB금융 레이스③

  • 2014.10.07(화) 14:49

KB금융 8인의 레이스 세 번째 이야기

인사 기사는 늘 부담이 많다. 이런저런 세평(世評)을 듣고 예상을 하는 것이 인사 기사다. 기자는 장단점을 적절히 나눠 쓴다고 하지만, 보는 사람에겐 장점은 잘 보이지 않고 단점은 크게 보인다. 인지상정이다. 초반 분위기가 결승점까지 가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점도 고민이다. 인사 기사의 속설이다. 대개는 마지막에 급부상하면서 결승점을 통과하는 사람이 우승자인 경우가 많다.

왜 그럴까? 일찌감치 떠오른 후보는 그만큼 많은 검증이 진행된다. 경쟁 과정에서 이런저런 흠집이 나면 부정적인 여론이 구축될 가능성이 생기는 셈이다.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압도적으로 경쟁 우위를 보이는 후보가 없으면 더욱 그런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이 커진다.

◊ 채점자 KB금융 이사회의 컨센서스는?

▲ KB금융 회장 후보들. 윗줄 왼쪽부터 김기홍, 김옥찬, 양승우, 윤종규 후보. 아랫줄 왼쪽부터 이동걸, 지동현, 하영구, 황영기 후보.

그래서 채점자들의 생각이 중요하다. KB금융 회장추천위원회 멤버들이 어떤 목표를 가지고, 어떤 회장의 역할을 기대하는지 컨센서스가 분명하면 수월하다. 그렇지 않으면 여론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 현재로선 회추위 공통의 컨센서스가 있는지, 아니면 각자 판단하고 단순 합을 하는 것인지조차 확인하기 어렵다.

어쨌든 회추위는 이미 CEO 후보 자격 기준을 공개했다. 품성과 자질, 리더십, 경험과 전문지식, 경영능력으로 구분한 4개 카테고리에 총 20개 항목이다. 배점표는 공개하지 않았다. 대체로 두루뭉술하다는 인상이 강하다. 내부적으로 더 구체적인 기준을 가지고 있겠지만, 공개가 어려웠을 수도 있다.

경영능력 부문 4개 항목 중 3개 항목은 평가 요소를 아예 공개하지 않았다. 성과/인사 부문 개혁,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재정립, 정치적 중립성 항목이다. 모든 시험이 다 그렇지만, 출제자의 의도를 잘 파악해야 좋은 점수를 받는다.

두루 문제가 없는 사람 vs 모험적인 사람, 이런 조건에 내부 출신과 외부 출신 중 어느 쪽이 더 적합하다고 보는지 등이 핵심이다. 소위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할 것인지도 관전자들이 보는 주요 관심사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런 것은 진행 과정에선 잘 드러나지 않는다. 최종 우승자가 나오면 그때 가서 거꾸로 해석하는 경향이 짙다.

◊ 속설로 보는 판세


8명의 주자 중 이동걸, 김옥찬, 윤종규 후보는 확실히 초반부터 자천타천 등장했다. 황영기 후보도 8명 후보자를 공개하기 직전에 언론에 이름을 알렸다. 김기홍, 양승우, 지동현, 하영구 후보는 후보 공개와 더불어 나온 이름들이다. 하영구 행장이 제일 마지막에 레이스 참여를 선언하긴 했으나, 오십보백보다.

흔히 그렇듯 서서히 네거티브 공세도 나오기 시작한다. 먼저 스타트를 끊은 이동걸 후보가 타깃으로 등장했다. 어제(6일) 한 언론은 김영진 회추위원장과 정수장학회의 소송 문제를 보도했다. 악연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캠프 생활이 강점인 이 후보 입장에선 배드 뉴스(Bad News)다. ☞KB금융 김영진 회추위원장은 ‘정수장학회 소송’ 주인공(머니투데이방송)

KB국민은행 노조가 직원들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하는 가운데, 김옥찬 후보는 1채널(옛 국민)로부터, 윤종규 후보는 2채널(옛 주택)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황영기 후보와 관련해서도 소송에서 승소한 과거 징계 건이 계속 부담인 것으로 그려진다. 이사회와 화합하기 어렵다는 잔상을 만드는 효과다.

막차를 타면서 떠오른 하영구 행장도 예외는 아니다. 대통령의 총애(?)를 받고 있다는 조윤선 정무수석과의 인연이 회자하고 있다. 조윤선 수석은 2007년 1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 1년여 동안 한국씨티은행에서 부행장(법무본부 본부장)을 했다. 소위 ‘믿는 구석론’이다.

이런 네거티브가 얼마나 영향을 줄지는 모른다. 그러나 관중 입장에선 흥미롭다. 그래서 끊임없이 흠집내기용 이야기는 만들어지고 촉각을 곤두세운다. 마치 막장 드라마처럼. 그것도 검증이라면 검증인지는 모르겠으나,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그 정도는 심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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