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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레이스 ‘파이널 4’ 리뷰⑦

  • 2014.10.20(월) 11:26

KB금융 회장을 결정하는 마지막 레이스가 시작됐다. 김기홍, 윤종규, 지동현, 하영구 후보다. 남은 시간은 3일이다. 일차적으로는 회장추천위원회 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비책이 필요하다. 비책이라곤 하지만, 금융계에서 한두 해를 보낸 분들이 아니어서 평소 생각을 잘 정리하는 것 외에 딱히 할 것이 없기도 하다. 본디 시험이라는 게 평소 실력이지 벼락치기로 될 일도 아니다.

관전 꾼들의 인사 속설도 어느 정도 증명된 한판이다. 회추위가 최종 후보 4명을 발표하기 전부터 이름을 올렸던 이동걸, 황영기 후보는 낙마했다. 실제로 이 속설을 돌파한 후보는 윤종규 후보뿐이다. 김기홍, 지동현, 하영구 후보는 회추위의 후보 발표 때부터 등장했다.

그렇게 보면 윤 후보의 힘은 예상보다 세다고 봐야 한다. 김옥찬 씨의 사퇴로 잠시 역풍을 맞았지만, 능숙하게 돌파했다. 막판에 깜짝 등장하면서 배수진을 친 하영구 후보의 강세도 여전하다. 이동걸 후보가 빠지니 노조의 반발이 하 후보에게 쏠리고는 있으나, 많은 사람이 ‘윤종규 vs 하영구’ 구도로 본다.

이동걸 후보가 탈락한 것을 보면 회추위가 정풍(政風)에는 예상보단 잘 견디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KB 내분 사태 과정에서 이사회도 상당한 내상을 입은 만큼 더 흔들리면 안 된다는 절박함도 작용했을 법하다. 정풍을 잠재웠다고 ‘보이지 않는 손’이 없다고 확신할 수는 없으나, 어쨌든 현재까진 그렇다.

또한, 외부와 내부 출신을 보는 기준은 처지에 따라 크게 갈린다. 최근 한 매체의 설문을 보면, 응답자들은 리더십을 중요한 기준으로 꼽고는 있으나, 전문성이 있다면 내부와 외부를 가리지 않았다. 그러나 KB의 전직 임원들은 내부 출신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KB 前임원 "조직장악력 중요"…외부전문가 "전문성"(조선비즈)


김기홍, 지동현 후보를 바라보는 시각은 조금 엇갈린다. 여러 측면에서 자격이 없다고 보진 않는다. 그러나 윤종규, 하영구 후보와 비교하면 조금 약하다는 평은 있다. 하 후보의 중량은 이미 인정하는 바고, 윤 후보도 이건호 전 행장과 행장 자리를 놓고 자웅을 겨뤘던 인물이다.

공직자 인사와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보통 최종 인사권자에게 후보자를 복수로 올릴 때 될 사람과 안 될 사람을 같이 올린다는 얘기가 있다. 그래야 인사권자가 편하게 결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말이 되든 되지 않든, 공무원 사회에서 나름대로 자신들의 밥그릇을 챙기는 방법이다.

정풍을 버텨낸 KB금융 회추위 안에서 이런 패턴이 작동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해석이 있다. 그렇게 본다면 김기홍, 지동현 후보는 다크호스다. 그래서 윤종규, 하영구 후보가 조금 앞서는 가운데 김기홍, 지동현 후보도 무시하기 힘들다고 해석할 수 있다.

회장-행장 분리 문제는 여전히 마지막 변수로 남아 있는 형국이다. 형식적으로는 회장을 정하고 이사회가 회장의 생각에 동의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심층 인터뷰 과정에서 여러 생각이 오갈 수 있다는 점에서 실제로는 회추위(사실상 이사회)와 후보자 간 교감이 최종 후보 선정 과정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는 관측이 많다.

그렇다면 다양한 조합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그야말로 예상일 뿐이다. 심층 인터뷰 과정에서 얼마나 진지한 대화가 이뤄지고, 후보자들의 서로 다른 계산법이 어떤지에 따라 다양한 양상을 띨 가능성이 있다.

다만, 금융인들은 회장과 행장을 분리한다면 회장에게 행장 선임과 관련한 전권을 줘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KB금융 내분 사태의 한 축으로 지목받는 이사회로서도 이번 회추위 과정에서 이 사항과 관련해 어떤 포지션을 취하느냐에 따라 지금까지의 비난을 조금은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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