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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이광구의 민영화 재점화, 독이 든 성배?

  • 2015.09.02(수) 10:49

'경제를 보는 스마트한 눈' 비즈니스워치가 SBS CNBC '백브리핑 시시각각' 프로그램을 통해 각계 최고경영자(CEO)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번 회에는 우리은행 민영화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앞날이 정찬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의 손에 달렸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본 기사는 콘텐츠 제휴를 통해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와 SBS CNBC 방송 공동으로 제공됩니다. [편집자]

 


<앵커>
이번 주 일요일이죠. 정찬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중동 출장길에 오르면서 우리은행 민영화 이슈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이번 출장 결과에 따라,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앞길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는데요. 비즈니스워치 나원식 기자 연결해 들어보겠습니다. 나 기자, 우리은행 민영화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 간단히 좀 짚어주시죠.

<기자>
네, 정찬우 금융위 부위원장이 중동에서 우리은행 지분 인수 수요를 파악해보겠다며, 출장길에 나섰는데요. 지난 5월에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박상용 위원장이 중동에 다녀온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정부 고위 관리가 직접 나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앵커>
정부 고위관리가 직접 나서 우리은행 세일즈를 진행하고 있어서 주목받는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정찬우 위원장이 떠나기 전에, '중동 투자자들에게 투자의향서를 받은 적이 없다'는 해명을 금융위가 냈다면서요? 어떻게 된 일입니까?

<기자>
네. 정찬우 위원장이 떠나기 직전인 지난주 금요일에 금융위가 해명 자료를 하나 냈는데요. "우리은행에 대한 투자수요 점검 차원에서 중동 출장을 준비 중이나, 투자자들로부터 투자의향서를 받은 사실은 없다"는 내용입니다.

금융당국과 은행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이번에 우리은행 매각 이슈를 다시 끌어올린 것은 매각 당사자인 우리은행 측인 것으로 보이는데요. 매각 성사 여부에 앞날이 걸려 있는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적극적으로 주도해 아부다비 측의 의향을 재차 끌어낸 것으로 전해집니다.

<앵커>
정부가 앞장섰다는 인상을 주기 위한 것으로도 보이는데요. 그래서요?

<기자>
그런데,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실제로 직접 정식적인 투자의향서를 받은 적도 없고요. 또, 의향을 전달받았다고 하더라도 공개적으로 거론되는 게 껄끄러웠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앵커>
금융위는 뭐라던가요? 직접 입장을 청취해봤습니까?

<기자>
네. 직접 입장을 들어봤는데요. 금융위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전달해 온 것은 아부다비의 투자 의향 정도다", "매각 주체인 정부나 예금보험공사 차원에서 접촉한 적이 없고, 매각 방식이나 가격 등 구체적인 의향도 모르는 만큼 매각이 진전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럼, 시장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이번 출장을 통해 상황이 극적으로 진전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오히려 매각 환경은 나아진 게 없는데, 우리은행과 금융당국이 너무 조급하게 추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우리은행 기업가치 제고가 여전한 과제로 남아 있는데요. 우리은행의 주가만 보더라도 9000원 정도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래서요? 그 정도면 우리은행에 투입된 돈을 회수하기가 어려운 것이 아닙니까?

<기자>
네. 사실, 9000원이면 정부가 공적자금 회수의 기준으로 보고 있는 1만 3500원과는 거리가 먼 가격입니다. 또 정부가 공적자금 회수 원칙에 얽매이지 않기 위해서는 정치권과 여론의 동의가 필요한데요. 이런 과정마저도 진척된 게 없습니다. 조만간 열리는 국회 국정감사와 내년 총선까지 고려하면 오히려 정부의 보폭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의견마저 나옵니다.


<앵커>
정부가 우리은행 매각 이슈를 끌고 갈 동력이 시간이 지날수록 없어진다, 뭐 이런 얘기로도 들립니다. 어쨌든 얘길 들어보니까 정부, 더 정확히 말해 금융위 쪽에서 꺼져가던 이슈가 다시 점화시켰다는 거잖아요? 그런데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까 매각 당사자인 우리은행이 반길 만한 상황은 아닌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다고 할 수 있죠.

<앵커>
어쨌든, 뭐, 이광구 행장도 이번 출장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겠네요. 그렇죠?

<기자>
네, 이번 정부의 출장이 오히려 우리은행 매각을 무기한 연기하는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합니다.

정찬우 부위원장을 비롯한 정부 실무진이 이번 협상에서 중동지역 인수의향자들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그나마 있던 가능성도 줄어들 수 있다는 겁니다. 게다가 이광구 행장이 이번 정찬우 부위원장의 출장으로 궁지에 몰릴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습니다.

<앵커>
이광구 행장이 궁지에 몰린다? 왜죠?

<기자>
네. 이번 출장으로 매각 작업의 '무기한 연기' 기류가 강화하면 앞으로의 보폭은 좁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광구 행장의 최대 과제는 임기 내 민영화 달성인데요. 취임 이후 추진한 자산 확대나 수익성 강화 등을 통한 은행 가치 제고 노력도 결국은 민영화를 이루려는 조치들입니다. 그런데 당장 민영화할 가능성이 작아지면, 아무래도 이런 경영 전략들을 추진할 힘도 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앵커>
정찬우 부위원장, 지금 한창 잠재 투자자들을 만나고 있겠네요. 결과를 지켜보죠. 나원식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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