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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사 단속 나선 보험사들…"진짜는 이제부터"

  • 2016.02.17(수) 14:11

판매자회사 설립과 인센티브 강화로 이탈 방지
하반기 보험중개업 도입되면 이합집산 본격화

보험사들이 설계사 단속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판매 자회사를 설립해 설계사에게 돌아가는 수익을 늘려주고, 보험계약 승계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베테랑 설계사 관리도 강화하고 있다.

반면 설계사 이합집산은 이제부터다. 실제로 특정 보험사에 속하지 않은 독립대리점(GA) 소속 설계사 숫자가 이미 손해보험업계 전체 전속 설계사를 넘어섰다. 특히 올해 하반기엔 보험중개업 제도도 새롭게 도입되면 설계사 시장의 지각변동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 보험 판매 자회사 잇달아 설립

보험사들은 최근 판매 자회사를 속속 설립하고 있다. 손보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오는 5월 ‘삼성화재 금융서비스’를 출범한다. 미래에셋생명은 6월 온라인 쇼핑몰인 11번가와 손잡고 온라인 판매 자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이미 오프라인 판매 자회사를 가지고 있다. 

생명보험업계 1위인 삼성생명도 이미 지난해 8월 ‘삼성생명 금융서비스’를 설립했고, 한화생명과 동부화재, 메리츠화재 등도 판매 자회사를 두고 있다. 보험사들은 판매 자회사 설립 이유로 판매채널 확대와 함께 설계사 이탈로 사후관리를 받지 못하는 ‘고아 고객’ 방지를 꼽고 있다.

하지만 실제론 설계사 단속 목적이 더 크다. 전속 설계사와는 달리 GA로 옮기면 다른 보험사의 상품은 물론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상품의 교차 판매도 가능해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삼성화재의 판매 자회사 역시 손해보험은 자사 상품만 팔지만, 생명보험 상품의 경우 보험사를 가리지 않고 취급할 계획이다.

 

▲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난해 9월 보험중개업 도입을 비롯한 보험산업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 베테랑 설계사 인센티브도 강화

실제로 최근 대형 보험사 소속 설계사들이 GA로 잇달아 이탈하고 있다. 대형 GA들이 대형 보험사에 소속된 베테랑 설계사의 보유 고객과 영업 노하우를 노리고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화재만 해도 2011년 5만 명에 육박했던 전속 설계사가 작년엔 4만 명 수준으로 확 줄었다. 생보사와 손보사를 합한 전체 전속 설계사는 2011년 24만 명대에서 작년 상반기엔 21만 명 수준으로 3만 명 이상 감소했다. 대형 GA 소속 설계사만 10만 명에 달해 손보업계 전체 설계사 숫자를 넘어섰고, 생명보험업계도 위협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이 판매 자회사를 설립해 설계사 단속과 함께 대형 GA 견제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판매채널 다각화를 의식해 더욱 유연하게 채널 변화에 대응하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베테랑 설계사에 대한 유인책도 내놓고 있다. 삼성생명은 베테랑 설계사 이탈을 막기 위해 내달부터 ‘보험계약 승계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보유 고객이 많아 관리가 어려운 베테랑 설계사가 계약 일부를 다른 설계사에게 승계하면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제도다. ING생명도 장기근속 설계사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 설계사 시장 지각변동 지금부터

 

▲ 보험중개업 제도 도입 방안(그림: 보험연구원)


최근 몇 년간 전속 설계사들이 대형 GA로 줄줄이 이동하고 있지만, 설계사 시장의 지각변동과 이합집산은 이제부터라는 관측도 나온다. 올해 하반기 보험중개업 제도가 도입되면 설계사 시장에 메가톤급 파장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기업보험은 물론 개인보험 분야에도 보험상품 중개업을 활성화해 일정 규모 이상 대형 GA는 중개업자 전환을 의무화한다는 계획이다. 펀드처럼 보험상품의 제조와 판매를 분리하고, 판매자 책임을 더 강화해 불완전판매의 소지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여기에다 인터넷 다이렉트 채널도 급성장하고 있어 설계사의 역할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단순한 보험상품은 다이렉트 채널의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어 설계사 채널은 이제 단순판매보다는 자산관리를 비롯한 컨설팅 기능이 더 강화될 전망이다.

박선영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중개업 도입 방향에 따라 설계사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면서 “최근 판매 자회사 설립은 설계사 이탈 방지와 함께 앞으로 판매채널 변화에 대응하려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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