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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대리점 '우수인증설계사' 넘어야 할 산은?

  • 2018.01.18(목) 18:08

부실판매 우려 등 극복위해 도입 추진
생명·손보협회 "기존 전속설계사와 동등 인증 어려워"
인센티브 부족 대리점 설계사 참여열기도 관건

 

보험대리점협회가 대리점 소속 설계사의 신뢰도와 전문성 강화를 위해 생명·손해보험협회(이하 '양 협회')와 별도로 도입을 추진중인 '우수인증설계사'의 인증 기준을 공개했다. 기존 제도와 위상을 맞추기 위해 양 협회 수준으로 기준을 정하고 오는 4월부터 인증자격을 부여할 방침이지만 제도 정착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인증 대상군이 4514곳의 법인대리점과 2만7395개(2017년 4월말 기준)에 달하는 개인대리점 소속 설계사 가운데 보험대리점협회에 등록된 법인대리점 70곳으로 한정돼 있고, 유지율 산정 검토가 쉽지 않은 점, 기존 우수인증마크의 불사용, 실제 대리점 소속 설계사의 참여여부 등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대리점협회가 '우수인증설계사' 인증을 추진하는 것은 기존 전속 설계사에 비해 관리 수준이 낮아 부실판매 우려가 높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는 한편 전체 보험설계사의 신뢰도를 제고하기 위함이다. 여기에 대리점협회가 아직까지 회원사가 많지 않아 대표성이 낮다는 지적이 많아 위상을 강화하려는 의도도 깔려있다.  


대리점협회가 선정한 기준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적용 대상을 '보험대리점 소속 설계사'로 정하고 근속기간을 양 협회와 동일하게 '동일회사에 3년 이상 근속해 현재 위촉중인 자'로 정했다.

 

소득 실적은 보험계약과 시상, 시책 등을 포함해 '직전년도 연 4000만원 이상'으로 전체 설계사 평균(3799만원)을 상회토록 했다. 소비자 신뢰도를 높일 수 있도록 '불완전판매 및 모집질서 위반행위가 직전 1년 동안 없어야 한다'는 조건을 넣었고, 신청일 기준으로 '사고 모집인(설계사) 등재기록도 없어야 한다'는 조항도 반영했다.

 

다만 전속설계사와 달리 생·손보 상품을 모두 판매하는 만큼 '생·손보 계약을 합산한 13회차 통산 90% 이상(1년 이상 유지된 계약 건수가 90% 이상)'으로 유지율 기준을 산정했다.

협회는 근속기간, 계약유지율, 모집실적, 불완전판매건수 유무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기준도 유사한 만큼 건전한 모집질서 확립과 소비자 신뢰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리점협회 관계자는 "유지율 기준이 전속설계사와 달라 고민이 많았지만, 실제 인증자가 어느정도 나올지에 대해 연연하지 않고 기존 우수인증설계사 위상에 맞출 수 있도록 기준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생명·손해보험협회 "기존 전속 설계사와 같은 인증 사용 안돼"

대리점협회가 우수인증설계사 조검을 기존 위상에 맞추려고 하고 있지만, 양 협회에서 우수인증설계사에 부여하는 혜택인 명함이나 보험증권에 사용할 수 있는 인증마크의 사용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리점협회가 기존 마크 사용을 허용해 줄 것을 양 협회에 요청했지만 수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험협회 관계자는 "당초 제도를 도입한 취지가 우수한 전속설계사를 뽑는 것이기 때문에 대리점 소속 설계사는 범주에 들어가 있지 않다"며 "같은 마크 사용은 어렵다"고 말했다.

대리점협회는 우선 별도로 마크사용을 준비하는 동시에 양 협회에 계속적인 협조요청을 할 방침이다. 기준이 유사한 만큼 소비자입장에서 굳이 대리점 우수인증설계사를 별도로 구분해 인식토록 해야할 필요성이 낮고 오히려 혼돈을 줄 수 있다는 이유다. 또한 협회의 규모가 작은 만큼 새로운 로고를 만드는 등의 불필요한 비용 지출을 막고자 하는 복안도 깔려있다.

대리점 소속 설계사들의 실질적인 참여여부도 제도 성패의 관건으로 지목된다. 기존 우수인증설계사 역시 마크 사용 말고는 별도 인센티브가 없어 유인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 대리점 소속 설계사는 "우수인증설계사 제도가 상벌의 개념으로 인식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설계사들은 관심이 크지 않다"며 "말 그대로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문제될게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20만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대리점 소속 설계사 가운데 우수인증설계사 대상군은 대리점협회에 회원사로 등록된 대리점 소속인 11만3200여명만 포함된 점도 참여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체 보험설계사 수는 40만명 정도로 추산되는데 이중 생보협회에 등록된 전속 설계사는 10만6989명(2017년 말 기준), 손보는 8만1969명이다. 양 협회에 등록된 대리점 소속 설계사는 각각 21만7701명, 16만7586명으로 두배 규모다. 생·손보에 중복된 인원을 제외한다고 해도 지난해말 기준으로 이미 전속설계사 수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진 만큼 전체의 절반만 대상군에 포함되는 셈이다.

또한 한명의 설계사가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판매하는데, 각 보험사별로 계약유지율을 산정하는 기준에 차이가 있어 유지율에 대한 검증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리점협회 관계자는 "통상 유지율을 산정할때 각 보험사마다 기준이 달라 오랜 고민끝에 계약건수를 기준으로 잡았다"며 "신뢰성 확보를 위해 검증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처음 시작하는 만큼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겠으나 정착 될 경우 전체 설계사의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리점협회는 오는 2월 12일부터 인증신청자 접수를 받고 3월 중 심사를 통해 4월 2일 최정 인증자를 확정해 1년 동안(2018년 4월 1일~2019년 3월 31일)의 인증기간을 부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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