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주춤했던 은행권 가계대출이 지난3월 다시 고공행진을 재개했다. 주택 거래가 줄면서 주택담보대출은 소폭 줄었지만, 전체 가계대출은 3월 기준으로 사상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가계대출의 뇌관으로 꼽히고 있는 집단대출이 견조하게 늘어난 데다, 봄 이사철을 맞아 이사 수요도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주택담보대출 줄었지만 가계대출 급증
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2016년 3월 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은 4조 9000억원 증가했다. 은행 가계대출 통계를 집계한 2008년 이후로 3월 기준으로 최대 규모다.
실제로 올해 2월보다는 2조원,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보인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도 3000억원이 더 많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3월 평균인 7000억원과 비교하면 4조원 이상 많은 금액이다.
주택담보대출은 4조 4000억원 증가했다. 주택 거래가 주춤하면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000억원 줄긴 했다. 지난해 3월 1만 3000호에 달했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올해 3월엔 7100호로 뚝 떨어진 탓이다. 반면 2010년부터 2014년까지 3월 평균이 1조 3000억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여전히 3조원 이상 많다.
한국은행은 “집단대출이 꾸준히 늘어난 데다, 봄 이사철을 맞아 연초 대비 주택 거래가 늘면서 주택담보대출도 다시 많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 은행, 자산운용사 수신 모두 감소
은행과 자산운용사의 수신은 모두 감소했다. 3월 중 은행 수신은 3조 3000억원 늘었다. 4월 주요 기업들의 배당금 지급을 앞두고 수시입출식예금은 7조 6000억원 늘어난 반면 정기예금은 3000억원, 양도성예금증서(CD)는 1조 3000억원 줄었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11조 1000억원 감소했다. 특히 머니마켓펀드(MMF)에서 13조 2000억원이나 빠져나갔다. 금융권이 분기 말 재무비율 관리 차원에서 MMF에서 자금을 대거 인출한 탓이다.
주식형펀드도 1조 4000원 줄었다. 최근 주가가 많이 오르면서 환매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은행권의 기업대출은 7000억원 늘었지만 전달보다 증가폭은 줄었다. 대기업들이 분기 말 부채비율 관리를 위해 대출을 상환한 영향이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