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구조조정이 막바지에 접어들었고, 조선·해운 등 문제성 여신에 대해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으로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충당금 전입액은 누적 기준과 분기 기준 모두 감소했다.
다만 대우조선해양의 구조조정 실패 여부에 따라선 최근 은행들의 이런 대손충당금 전입액 감소세가 또다시 증가세로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각 은행들은 대우조선 익스포저(위험노출액)에 대해선 여전히 '요주의' 여신으로만 분류해 충당금을 일부만 쌓은 상태다.
◇ 충당금 아직 부족?‥KB·신한 여전히 보수적
조선·해운 구조조정이 한창이었던 올 상반기를 지나면서 은행들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신한은행은 전 분기보다 57.8%,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49.3%, 3.46% 감소했다.
특히 조선·해운 부실로 몸살을 앓고 이른바 부실을 일시에 털어내는 '빅배스'를 단행했던 농협은행도 전 분기 9881억원에서 901억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국민은행만이 보수적인 충당금 정책을 적용해 국민유선방송투자 및 딜라이브에 대해 978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하면서 3분기 충당금전입액이 4.3% 증가했다. 다만 누적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33.5%나 줄었다.
농협은행도 누적기준으로 보면 빅배스로 인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큰 폭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었다.
신한은행도 지난해보다 14.6% 증가했고 전입액 규모도 5000억원대로 비교적 컸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특별한 요인은 없고, 올해 상반기까지 조선·해운업종에 보수적인 충당금을 적립한 영향"이라고 말했다.
◇ 대우조선만 안터지면...
◇ 대우조선만 안터지면...
문제는 앞으로도 이같은 추세를 유지하느냐 여부다. 조선·해운, 건설, 철강, 유화 등 민감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이 사실상 끝나면서 큰 이변이 없는 한 또다시 충당금이 큰폭으로 늘어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최근 맥킨지 보고서로 인해 생사기로에 섰던 대우조선을 정부가 살리기로 결정하면서 큰 고비는 넘겼다. 하지만 여전히 대우조선이 내년, 내후년을 무사히 넘기고 정상화를 이룰지에 대해 시장의 의구심은 짙다.
정부와 산업은행 등이 대우조선을 살리는데 대한 의지가 강해 한동안 정상여신으로 분류했다가 지난 2분기 겨우 요주의로 한단계 떨어뜨린 상태다.
우리, 신한, KEB하나, 농협 등 각 은행들은 최근 익스포저가 줄어들고, 대출자산의 7~19%를 충당금으로 쌓기는 했지만 역부족이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곧 자본확충방안을 내놓을 예정이긴 하지만 현재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인데다 대우조선이 내년까지 만기 돌아오는 회사채만 9500억원에 이른다. 자칫 자구계획 등이 틀어질 경우 위험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곧 자본확충방안을 내놓을 예정이긴 하지만 현재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인데다 대우조선이 내년까지 만기 돌아오는 회사채만 9500억원에 이른다. 자칫 자구계획 등이 틀어질 경우 위험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우조선이 쉽게 턴어라운드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보니 은행권에서도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지만, 그렇다고 지금 충당금을 쌓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털어놨다.[시리즈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