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제약 리그테이블] 빅3, 수익 보다 R&D 열중

  • 2016.11.21(월) 09:57

연구개발 투자 ↑ 영업이익 ↓
단기수익보다 미래먹거리 고심

▲연결재무제표 기준 유한양행, 녹십자, 한미약품의 분기별 매출액. ※단위: 억원.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유한양행, 녹십자, 한미약품 등 제약업계 ‘빅3’는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늘리며 지난 3분기를 보냈다. 이 제약사들은 국내 시장 규모보다 100배  큰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 주춧돌을 놓고 있는 단계다.
 
올 3분기에도 연구개발 투자는 3사의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10년 이상을 신약 개발에 매진해온 한미약품의 경우, 이제 투자의 결실을 맺는 모습을 실적에서도 볼 수 있다. 녹십자와 유한양행은 미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신약개발을 위해 기나긴 '보릿고개'를 견디고 있는 중이다. 두 업체는 영업이익 감소를 감수하고서라도 연구개발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연구개발 투자, 한미약품 1등
▲한미약품의 분기별 영업이익과 연구개발비. ※단위: 억원.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빅3’ 중에서 올 3분기 가장 많은 연구개발비를 쓴 회사는 단연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은 지난 3분기 426억원을 R&D에 썼다. 앞서 한미약품은 지난 2014년 3분기부터 매분기별로 400억원이 넘는 금액을 R&D에 투자하고 있다.

한미약품을 뒤이어 녹십자는 올 3분기 전년동기 대비 41% 늘어난 296억원을 R&D에 투자했다. 녹십자는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지난 2014년부터 200억원 이상의 돈을 꾸준히 R&D에 투입하고 있으며, 지난해 2분기 이후부터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연구개발비를 증액해왔다.

유한양행은 지난 3분기 226억원을 연구개발비로 썼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 증가한 수치다. 앞서 지난 1분기와 2분기에는 연구개발비가 전년 동기대비 각각 39%, 26% 늘었다.

 

◇ 녹십자·유한양행, 영업익 줄어도 R&D 늘려


 

▲녹십자의 분기별 영업이익과 연구개발비. ※단위: 억원.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녹십자와 유한양행은 매출 실적이 좋아지는데도 영업이익은 매 분기 뒷걸음 치는 상태다.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비를 전년 동기대비 급격히 늘리면서다.

연결재무제표를 기준으로 녹십자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32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늘었다. 혈액분야, 백신분야, 전문의약품 분야, 일반의약품 등 사업분야 중에서도 전문의약품 분야의 성장이 실적을 이끌었다. 올해 3분기 전문의약품 분야 매출액은 22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늘었다. 그
중에서도 지난해 4분기 녹십자가 다국적 제약사로부터 국내로 들여와 판매를 대행하고 있는 B형 간염치료제 '바라크루드'가 실적 향상에 힘을 보탰다.
 
반대로 영업이익은 올 3분기 3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했다. 녹십자 관계자는 “국내 최초로 북미에 설립한 바이오 의약품 공장을 교두보로 삼아 2019년부터는 상업생산을 시작해 그간의 연구개발과 시설투자에 대한 결실을 거둬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의 분기별 영업이익과 연구개발비 비중. ※단위: 억원.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유한양행 역시 녹십자와 마찬가지로 올 3분기 연구비를 늘리면서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20% 줄었다. 여기에 환율이 하락하고, ‘삐콤씨’ 등 주력품목의 TV광고를 진행하다보니 판매관리비가 올라 마진이 적어졌다는 것이 유한양행 측의 설명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회사 연구소에서 신약을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것 외에도, 국내외 바이오 벤처기업에 투자해 신약물질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R&D를 진행하고 있다”며 “추후 바이오 벤처기업이 상장하거나 회사가치가 오를 때에는 투자에 따른 수익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한미약품 기술수출수익 변화 ‘주목’
     

▲한미약품의 연결 기준 분기별 매출(표에서 분홍색+붉은색 부분)에서 기술수출수익이 차지하는 비중(붉은색 부분)과 금액(노란색 글씨). ※단위: 억원.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한미약품은 지난해 기술수출 계약에 따른 계약금이 회사로 들어오면서 단숨에 매출 1조를 돌파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이러한 ‘깜짝 보너스’의 기저효과를 봤다. 지난해 3분기 500억원이 넘는 계약금으로 인해 매출이 급증하자, 반대로 올해 3분기 매출액(2197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한 것이다.

한미약품에 기술수출로 인한 수익이 본격적으로 유입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연결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한미약품의 기술수출수익은 지난 2015년 1분기 34억원 → 2분기 548억원 → 3분기 598억원으로 뛰었다. 이어 지난해 4분기에는 3945억원의 막대한 현금이 통째로 들어왔다. 2014년 영업이익이 345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15년에는 전년도 영업이익의 15배에 해당하는 금액(총 5125억원)이 기술수출수익이라는 명목으로 통장에 찍힌 셈이다.

      

올해는 지난해 해외로 수출한 신약물질의 연구개발이 성과를 거두면서 매분기별로 200억~300억원대의 기술수출수익을 챙겼지만, 지난해의 폭발적인 성장세에는 미치지 못했다. 여기에 중국 법인인 북경한미의 실적 부진이 더해졌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은 올해 3분기 전체 매출액에서 기술수출수익을 제외한 금액(1949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했지만, 전체 매출액은 이에 더해 18%가 떨어지게 됐다.

이태영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이제 주목해야 할 점은 한미약품이 기술 수출한 파이프라인의 현재 상황과 가치 변화”라며 “지난해 한미약품이 체결한 6건의 기술수출 중 최근 해지된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계약 외에, 한미약품과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와 릴리는 최근 빠른 수준의 개발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