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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지원 vs P플랜' 대우조선 아슬한 줄타기

  • 2017.03.30(목) 15:58

정부 "채무조정 합의안되면 손실 더 커" 압박
시중은행 확약서 제출 미진…국민연금도 신중

대우조선해양이 자율 구조조정 방안과 프리패키지드플랜(P-플랜)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정부와 산업은행이 제시한 채무조정안에 대한 시중은행의 합의도 여전히 미진하다. 은행들은 내달 7일까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확약서를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산업은행으로부터 실사보고서를 제공받지 못하면서 법률 검토 등 구체적인 논의를 진전시키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대우조선 회생의 결정적인 열쇠를 쥐고 있는 국민연금도 오늘(30일) 산업은행 실무진과 면담을 한데 이어 내일 투자관리위원회에서 본격적인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지만 쉽게 결정짓지 못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특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찬성으로 '홍역'을 치른 터라 더욱 신중한 모습이다.

정부 입장은 오히려 단호하다. 채무조정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시중은행이나 국민연금 등 채권자들이 더욱 혹독한 채무조정을 거쳐야하고, 손실을 더 키울 수 있다며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최악의 경우 청산이 되면 국민연금과 같은 사채권자들은 원금의 10분의 1도 건지지 못할 것이라는 추정치가 흘러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 은행 합의도 미진‥내달 7일까지 확약서 내야

시중은행은 출자전환 등의 큰 틀에서 합의를 이뤘지만 내달 7일 확약서 제출기한까지 여전히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각 은행들은 법률검토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산업은행에 실사보고서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영업기밀 유출 등을 이유로 풀 버전 대신 요약본을 제공할 방침이다. 이 마저도 지난해 결산이 최근(29일) 공시된 터라 이를 반영한 실사보고서를 재작성한 이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은행들은 산업은행 설명회 자리에서 대주주인 산업은행 측의 추가 감자를 요구하기도 했다. 


또 시중은행이 부담하기로 한 선수금환급보증(RG)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이번 지원방안엔 2015년 11월 대우조선 지원 당시 시중은행들이 부담하기로 합의한 RG 5억달러를 부담하는 안이 담겼다. 당시 산은·수은·무역보험공사 각각 15억달러씩 부담했던 것을 이번 지원안에서는 산은과 수은 합쳐 20억달러, 무보 10억달러로 각각 줄어들었다. 시중은행들도 형평성에 맞게 RG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면책조항 등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 한 관계자는 "배임 등의 법률적인 리스크가 가장 크다"며 "이사회 승인여부도 그렇고, 지금 상태로는 확약서를 내기 어려워보인다"고도 말했다. 확약서를 제출하더라도 단서 조항 등이 붙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 국민연금도 산업은행과 면담 '논의 본격화' 

국민연금도 내달 17~18일 열리는 사채권자 집회을 앞두고 고민이 크다. 결론을 내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민연금은 대우조선 회사채 1조3500억원 가운데 28%에 해당하는 3900억원을 갖고 있다. 산업은행이 다섯차례에 걸친 사채권자 집회에서 가결을 이끌어내기 위해선 국민연금의 찬성을 필히 얻어야 한다.

산업은행 실무진들은 30일 오전 전주 국민연금 본사에 내려가 면담을 통해 채무조조정안에 대해 공식적으로 설명하고 협조를 구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이 자리에서 채무재조정의 정당성, 당위성, 형평성, 실효성과 관련한 제반 자료를 요청하고 질의했다. 요청 자료에는 자율적 구조조정 세부계획과 P-플랜 사전회생계획안 등도 포함됐다. 

 

국민연금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안건에 찬성한 건으로 '최순실게이트'에 연루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더욱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국민연금 등 사채권자들은 채무조정안에 따라 회사채 50%를 출자전환하고, 나머지는 3년 유예 3년 분할상환 받게 된다. 대우조선 주식은 현재 거래정지 상태인데다 거래가 재개된다해도 주식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출자전환하는 즉시 손실이 불가피하다. 국민들의 노후자금 운용 부실에 대한 비판을 면키 어렵다.

 

▲ 대우조선 채무재조정안



◇ "P플랜 가면 손실 더 크다" 정부 압박, 통할까

 

이런 이유로 국민연금이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감자를 요청할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정부는 오히려 이를 일축하면서 전방위 압박에 나서는 분위기다. 금융위원회는 사채권자집회 부결 즉시 법원에 P-플랜을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법원(P플랜)으로 가면 통상 상거래채권에 비해 대출, 회사채 등의 금융채권에 대해서는 90% 이상을 출자전환하는 등 혹독한 채무조정을 거친다"며 "자율적인 구조조정이 훨씬 더 유리하다는 점을 채권자들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3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연금 스스로 판단하겠지만 (채무재조정에 합의)못하면  P플랜에 가야 하는데 이 경우 연금채권 손실이 더 클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잘 판단할 것"이라며 압박했다.

 

시중은행이 80%, 회사채·기업어음(CP)은 50%의 출자전환 비율로 채무조정이 이뤄지기 때문에 부담이 덜 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최근엔 대우조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가 청산될 경우 그 가치가 5조6000억원에 불과하다는 삼정회계법인의 실사 결과도 흘러나왔다. 청산되면 회사채, CP 투자자 등 사채권자의 채권 회수율이 6% 대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정부의 이러한 전방위 압박 전술이 통할지 지금으로선 좀처럼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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