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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P플랜 기로…빌더스 디폴트 '째깍째깍'

  • 2017.04.16(일) 15:13

정부·산은 P플랜 준비 마치고 협력업체 등 후폭풍 최소화
P플랜 땐 불확실성 커져‥은행들 RG콜 부담에 충당금까지

대우조선해양 사채권자 집회(17일)를 하루 앞둔 16일 오후 3시까지도 국민연금이 대우조선 채무조정안 합의여부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이날 오후 1시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열고 "좋은 결론이 날 것으로 본다"며 "오후 4시 이전에 국민연금이 입장을 밝힐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이 P플랜(프리패키지드플랜)과 자율 구조조정의 아슬아슬한 기로에 섰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대우조선은 오는 17~18일 사채권자 집회 부결 등에 대비해 P플랜 TF를 운영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관계기관 등도 이날 오후 연속으로 회의를 열고 후폭풍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정부와 산은 등은 P플랜에 돌입하는 경우 3개월 이내에 채무조정을 마무리짓는다는 계획이지만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라는 점에서 대우조선 운명에 대한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 경우 빌더스 디폴트(선박건조계약 취소)를 최소화하는 것만이 위험부담을 최소화하는 길이다.

 



◇ P플랜 만반의 준비‥후폭풍 최소화 올인

산은은 사전회생계획안 제출 서류 준비를 마쳤다. 신청서, 채권자목록, 조사보고서(실사) 등을 전일까지 최종 점검했다. 사전회생계획안은 산은과 수은을 중심으로 3조원대의 신규자금 지원을 뼈대로 한다. 내일부터 있을 양일간 사채권자 집회에서 한 회 차라도 부결되면 자율구조조정은 어렵게 된다. 이 경우 늦어도 다음주 중반까지는 법원에 P플랜을 신청하고, 이 경우 곧바로 신규자금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와 관계기관도 발주계약 취소 최소화를 위해 주요 선주에 대한 사전설명, 주채권은행에 '컴포트 레터' 발송 등을 준비하고 있다.  관계부처와 함께 강도 높은 인력 구조조정과 협력업체의 일시적 자금부족 가능성 등에 대비해 실업·지역경제 충격 완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협력업체 유동성 부족에 대해 기존 보증과 대출 만기연장 및 상환유예하고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특별고용지원업종 등 고용지원 패키지 등도 검토하고 있다.

 

금융위의 이같은 만반의 준비에도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는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지난해 한진해운 청산과정에서 예상보다 심각한 해운대란이 벌어졌고 이에 대한 정부의 미숙한 대응이 도마위에 올랐다. 협력업체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당시보다 더 큰 후폭풍이 일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금융위 한 관계자는 "한진해운 당시엔 채권자와 채권금액도 명확히 알 수 없는 상황이었던 반면 대우조선의 경우 이번 채무조정안 마련까지 총 세번의 실사를 거쳤기 때문에 속속들이 다 아는 상황"이라며 "그때와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당장 P플랜에 들어가면 채권은행의 회수율은 기존 자율적 구조조정보다 떨어진다. 산은의 회수율은 81%에서 66.2%로, 국내은행은 34.9%에서 20.6%로 떨어진다. 반면 수은은 43%에서 오히려 53%로 10%포인트나 높아진다. 국민연금 등이 갖고 있는 회사채나 기업어음(CP)의 경우 회수율은 50%에서 10%로 뚝 떨어진다. 협력업체의 줄도산도 우려된다.

◇ 대우조선 운명, 빌더스 디폴트 최소화에 달렸다

당장 대우조선 회생여부는 빌더스 디폴트 최소화에 달렸다. 현재 대우조선이 수주한 114척 중 빌더스 디폴트 조항이 있는 선박은 96척이다. 실제 P플랜에 돌입할 경우엔 이 중에서 8척 정도가 빌더스 디폴트를 선언할 것으로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P플랜은 워크아웃과 법정관리의 장점 만을 뽑아 3개월 안으로 빠르게 회생시키는 제도이지만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한번도 적용한 사례가 없다. 더군다나 해외에서도 생소한 제도로 법정관리와 다를바 없다고 판단, 디폴트로 인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실사법인의 실사를 토대로 대우조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디폴트 조항이 있는 배 96척 중에서 40척 이상의 발주 취소는 확실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자칫 빌더스 디폴트가 예상치를 뛰어넘는 경우 대우조선은 물론이고 선수금 보증을 해준 산은, 수은, 국내은행들의 출혈도 큰 부담이다.

 

다만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워낙에 저가수주 했던 배들이어서 선주 입장에선 배를 지어주기만 하면 가져가려고 할 것"이라며 "디폴트가 생각만큼 많지 않을 수도 있지만 예측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당장 다음주 1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국내은행들의 실적 타격도 예상된다. 현재 대부분의 은행이 요주의 여신으로 분류해 충당금을 7~19% 쌓았다. P플랜에 들어가면 고정이하로 떨어뜨리고 최대 100%까지 쌓아야 해 시중은행의 충당금부담은 2조원 넘게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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