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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인증서 없앤 씨티은행 '파괴적 혁신' 성공할까

  • 2017.06.15(목) 15:28

'뉴 인터넷뱅킹' 아이디·비밀번호로 모든 거래
노사화합 관건…박진회 행장 "구조조정·철수 안해"

"Disrupt(파괴하라)!"

기자간담회장에서 만난 씨티은행 직원들의 옷에 적힌 문구다. 직원들은 정장 대신 반팔 티셔츠를 입고 스타트업 같은 분위기를 선보였다. 은행의 전통을 벗어나 '파괴적 혁신'을 강조하려는 의지다.

한국씨티은행은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씨티 뉴(NEW) 인터넷뱅킹'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를 15일 열었다. 오는 19일부터 선보이는 이 서비스는 공인인증서 없이 아이디와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모든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박진회 씨티은행장(아래 사진)은 이날 인력 구조조정과 국내시장 철수 가능성에 대해 부인했다. 강도 높은 디지털 혁신으로 직원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노사간 화합이 중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 "언제 어디서든 거래…지점 아닌 고객 중심 영업"


씨티은행의 새 인터넷뱅킹 서비스는 공인인증서가 필요 없다. 인터넷만 연결되면 스마트폰, 노트북 등 모든 기기에서 아이디와 비밀번호만으로 거래할 수 있다. 타행 계좌이체를 처음 등록하거나 누적 거래금액 500만원 이상인 경우엔 OTP(보안카드)로 추가 인증을 실시하지만 액티브엑스 등을 추가로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각종 기능도 더욱 쓰기 편해졌다. 화면 구성은 고객이 쓰는 기기, 운영체제, 브라우저에 맞춰 보기 쉽게 자동 조정된다. 본인 계좌간 이체 시 계좌를 드래그해 간편 송금을 할 수 있는 '드래그 앤 드롭(drag-and-drop)' 기술도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마우스 없이 손가락 터치로 이용 가능하며, 로그인 첫 화면에 잔액 조회 등 자주 쓰는 기능을 배치했다.

박진회 행장은 "인터넷, 모바일, 오프라인 등 다양한 판매채널을 아우르는 옴니채널로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면서 "100여명의 금융전문가가 근무하는 자산관리센터, 여신영업센터 등 대면채널, 고객집중과 가치센터 등 비대면 채널로 옴니채널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브렌단 카니 소비자금융그룹장은 "고객이 은행을 방문하는 '지점 중심 영업'에서 장소와 상관 없이 이용 가능한 '고객 중심 영업'으로 변화하고, 일회성으로 상품을 팔기보다 고객의 포트폴리오를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 "비대면 강화한다" 노사 화합이 변수

씨티은행은 이 같은 디지털 혁신을 실시하면서 100여개 지점 통폐합을 진행했다. 박 행장은 이날 질의응답에서 "전체 거래의 2%만 지점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많은 인력을 투입할 수 없다"면서 "지점이 많다는 이유로 씨티은행과 거래하는 고객은 없으며, 양질의 서비스가 본연의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씨티은행은 지점 거래를 대신할 비대면 채널인 고객가치와 집중센터를 신설한다. 카니 그룹장은 "고객가치와 집중센터는 기존 은행 콜센터와 전혀 다르며, 지점 방문 없이 모든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오랜 경험을 가진 직원들이 화상 상담으로 고객을 응대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박 행장은 "자산관리 고객을 상담할 때 아이패드 기반의 어드바이저 솔루션을 활용하고 있다"면서 "인터넷과 모바일로 자산 현황을 명세서처럼 한눈에 볼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구조조정과 지점 철수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박 행장은 "직원들의 경험을 살려 금융 전문가로서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며 "지점 통폐합은 철수와 관련이 없으며, 한국을 가능성 있는 시장으로 보고 있으니 믿어달라"고 했다.

씨티은행의 '파괴적 혁신'에 따라 직원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지점 통폐합에 따라 한직으로 밀려나거나 퇴사 수순을 밟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노사 갈등이 심화되는 추세다. 노사 화합 여부가 향후 혁신 성공을 판가름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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