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증가세에 제동이 걸리기는커녕 증가폭을 오히려 키우는 분위기다.
지난 7월 은행 가계대출은 6조7000억원이나 늘어나며 전월보다 증가폭을 확대했다. 올해 1분기 잡히는가싶었던 은행 가계대출은 되레 증가폭을 키우며 지난해 11월 이후 최대 증가세를 기록했다.
정부는 지난 6월 19일 서울 전 지역을 포한한 일부 지역을 청약조정대상지역으로 묶어 분양권 전매를 금지하고 대출규제를 강화하는 등의 부동산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약발이 먹혀들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7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6조7000억원이나 증가한 737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전월 증가액인 6조2000억원보다 증가폭을 확대했다. 지난해 11월 8조8000억원 증가한 이후 8개월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가계부채가 가파르게 늘어났던 지난 2015~2016년 7월 평균 증가액인 6조8000억원과 엇비슷한 증가액이다. 통상 7~8월은 여름철 주택거래 등의 비수기이고, 실제로 지난 2010~2014년 7월 평균 거래액이 2조원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7월 증가폭으로는 상당한 수준인 셈이다.
▲ 그래픽/유상연 기자 |
집단대출이 꾸준히 취급되는 가운데 활발한 주택거래 등으로 개별 주택담보대출이 계속 늘어난 영향이라고 한은 측은 분석했다. 실제 7월중 서울아파트매매거래량은 1만5000호로 전월의 1만4000호보다 늘어났다.
기타대출 역시 주택관련 자금수요 등으로 전월(1조8000억원)과 비슷한 증가폭인 1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6.19대책 발표 당시 증가세가 주춤해질 것이란 정부의 예상도 완전히 빗나갔다. 6.19대책에 따라 지난 7월3일부터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의 LTV와 DTI는 기존보다 10%포인트씩 하향, 각각 60%, 50%를 적용했다.
대책 발표 당시 금융당국은 조정대상 지역 대출자의 24.3% 가량은 대출한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통해 국내 전체 신규 주택담보대출의 약 1~2%가량 감소할 것으로 파악했다. 지난해 전체 주담대가 55조8000억원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연간 기준으론 최대 1조원 안팎의 상당한 규모다.
하지만 지난 한달 주택거래가 늘어나면서 시장은 정반대로 움직였고, 이는 최근의 초강력 대책인 8.2대책을 내놓게 된 배경이 된 것으로도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