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지방은행들의 올해 상반기 신규 기업대출 공급액은 전년 동기보다 약 30% 감소했다. 광주은행은 1조3036억원으로 32.3%, 경남은행은 2조102억원으로 28% 줄었다. 전북은행도 1조928억원으로 16.4% 감소하면서 두 자릿수 대 감소율을 보였다.
이 은행들은 부동산 PF 급감으로 타격을 입었다. 특히 경남은행의 경우 PF만 약 5000억원 줄면서 큰 영향을 받았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PF는 수수료, 이자 등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건설 경기 악화에 따라 마냥 취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14~2015년에 시작한 프로젝트 종료를 앞두고 있는데 신규 프로젝트는 늘지 않고 있다"면서 "서울과 수도권 이외엔 웬만한 물건이 아니면 PF를 취급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강화된 부동산 규제로 PF 수요가 줄어든데다 그나마 진행되는 프로젝트도 부실을 우려해 취급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조선업 불황도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부산은행의 올해 상반기 기업대출 공급액은 4조912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1% 감소했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부산과 경남 지역의 조선 기자재사업, 자동차 부품사업 등 불황으로 대출 수요가 줄었다"고 전했다. 전북과 광주은행 또한 군산 등 조선업 밀집 지역 타격의 영향을 받았다.
지방은행들 중엔 대구은행만 올해 상반기 기업대출 공급액 8514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보다 30.5% 증가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위주였던 다른 지방은행들과 달리 (가계와 기업 부문의) 균형성장을 추구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구은행의 올해 상반기 가계대출은 전년 동기보다 3.8% 늘어 두 자릿수대로 불린 다른 은행들과 차이를 보였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조선업 회복세 전망이 나오지만 당장 지역 경기에 전파되지 않아 힘들다"고 했다. 조선업 구조조정 타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회사 대상 PF도 어려워져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