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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금융 키워드]④'다크호스' 구글

  • 2017.10.06(금) 06:23

ICT기업 금융비즈니스 기웃
내부 고립구조 '정보화' 발목

정보통신기술(ICT)이 눈부시게 진화하면서 금융산업에도 엄청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컴퓨터 고도화로 금융거래의 효율성이나 정보의 활용성이 높아졌고 통신기술 발달로 인터넷금융, 사이버거래가 대중화되며 새로운 금융서비스가 출현하고 있다. 비즈니스워치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디지털 금융의 방향을 짚어보고 금융의 미래를 조망한다.[편집자]


금융이 디지털화하고 있다면 디지털 기업들은 금융산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금은 은행이 구글과 아마존에 의존하거나, 협력하고 있지만 이런 관계는 머지않아 달라질 것이다. 기술이 발전하고 디지털화가 진행될수록 이들은 경쟁의 길로 나아갈 것이다. 과연 금융은 어떻게 살아남을수 있을까?

◇데이터가 돈이다

우리가 알던 강도는 돈을 가지려고 은행 지점을 털었다. 하지만 지금은 지점이 아닌 온라인에서 은행을 해킹하려고 한다. 온라인에 돈이 있기 때문이다. 돈은 데이터 안에 있다. 그래서 데이터를 '새로운 종류의 돈'이라고 한다.

초기 사회에서는 조개와 구슬이 주요 통화였다. 고대에는 소금보다 가치있는 것이 없었다. 금이나 구슬, 조개, 소금 데이터 중 그 무엇이라도 가치를 교환하는데 이용될 수 있다. 경제적인 관점에서 가치가 있다는 것은 희소성이 있다는 뜻이다.

디지털 시대는 가치의 척도가 달라진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이 네트워크로 이어지다보니 데이터가 넘쳐난다. 풍부한 데이터는 그 가치가 낮다. 하지만 정보는 데이터가 희소성을 갖도록 해준다. 옛날에 바위와 바닷물에서 소금을 만들어 가치를 얻은 것처럼, 데이터를 지식으로 바꿔 가치를 만들어 낼수 있다. 그 작업이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이다. 참조 ☞ [디지털 금융 키워드]②'가치 교환' 데이터 마이닝

이제부터 비즈니스는 데이터에 초점을 맞춰야한다. 데이터를 정보로 바꾸고, 그 다음에는 지식으로 바꿔 결국 지혜가 되도록 해야한다. 지혜는 곧 힘이다.

◇경쟁자는 ICT

"구글은 당신의 데이터를 위한 은행입니다." 구글엔터프라이즈의 보안 총괄 책임자 에란 파이겐바움의 말이다.

디지털 환경에서 은행의 최대 경쟁자는 ICT 기업이다. 은행은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애플을 두려워한다. 그들은 데이터를 걸러내고 그것을 이해하는 방법, 즉 정보를 자본으로 다루는 방법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앞으로 은행 업무에 진출할 잠재력이 있다.

이들 ICT 기업들과 어떻게 경쟁할 것인가? 신뢰의 깊이가 차별화의 핵심이 될수 있다. 애플은 좋아할 만한 노래를 추천하고, 아마존은 읽고 싶어 할 만한 책을 제안한다. 즉 이들은 고객의 취향을 알지만 돈을 쓰도록 만드는 것에 그친다. 하지만 은행은 고객의 지불 여력까지도 환히 꿰뚫고 있다. 은행을 아마존 차원에서 신뢰하는게 아니다.

은행은 안전한 데이터 금고로 포지셔닝해야 한다. 앞으로 현금 거래는 점차 줄게 될 것이며, 디지털 거래로 바뀔 것이다. 돈을 송금하는 역할보다 돈을 위한 안전한 데이터 처리자 역할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해진다. 데이터와 데이터 보안에 주력하는 것이 미래 은행의 핵심이다. 정보와 보안 관련해서는 '블록체인' 편에서 상세히 다룰 예정이다.

◇내부정비 서둘러야

은행들은 이미 ICT기업 못지 않은 방대한 데이터를 갖고 있다. 상대적으로 깊이 있고 질높은 데이터다. 문제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많은 데이터를 최대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데 있다.

외부와 소통하지 않고 고립된 구조, 즉 '사일로'(silo) 때문이다. 사일로 효과란 조직 부서들이 서로 다른 부서와 담을 쌓고 내부 이익만을 추구하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곡식 및 사료를 저장해두는 굴뚝 모양의 창고인 사일로에 빗대어 조직 장벽과 부서 이기주의를 의미한다.

기존 은행은 부서별로 나뉘어 고객의 '지갑점유율'을 놓고 서로 경쟁하는 구조다. 고객 데이터는 분리되고, 그 데이터가 서로 타부서에 알려지지 않도록 애쓴다. 은행의 이러한 '사일로' 때문에 데이터라는 케이크는 조각조각 나뉘어 더 이상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없다. 정보는 나뉘게 되면 전체를 못보게 되며 토탈 서비스도 불가능하다.  

은행은 확보하고 있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재무 설계를 서비스 할 수 있도록 내부정비에 나서야 한다.. 은행이 변하지 않는다면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데이터 중심의 뱅킹 업무를 수행하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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