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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내정자의 인사실험‥'깜깜이 인사' 없앤다

  • 2017.12.13(수) 10:58

본부장 승진, KPI 2년 평균 상위 30% 이상‥기준 공개
계파·지역·청탁 고질병 없애고, 인사불신·결속력 강화 주목

손태승 우리은행장 내정자의 인사실험이 시작됐다.

그동안 '왜 승진에서 누락했는지', 혹은 '무엇을 잘해서 승진했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던 '깜깜이 인사'를 확 뜯어고치고 승진이나 이동에 대한 기준을 과감히 공개한다. 인사고과 중심의 구체적인 인사원칙도 밝히면서 그동안 우리은행의 출신 혹은 계파 갈등, 청탁 등의 고질병도 치유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손 내정자는 13일 행내 특별방송을 통해 올 연말 인사를 앞두고 인사의 기본원칙과 방향을 전 직원에게 공개했다. 본부장급 승진은 승진후보자 평가협의회와 외부 평판 조회로 승진자를 확정하기로 했다. 기존에 공개하지 않았던 본부장급 풀 선정 기준도 공개했다.

66년생 이전 직원 중에서 재임기간 전체 핵심성과지표(KPI) 평균이 상위 40% 이내이거나 최근 2년간 KPI 평균이 상위 30% 이내인 직원, 베스트 매니저 경력을 보유한 직원 중에서 선발한다.

소속장급 이하인 부점장급 이하 승진의 경우 과거 성별, 호봉, 지역, 영업본부 등을 고려해 선발했다면 이번 인사부터는 전체 승진 인원의 70% 이상을 역량평가와 업적평가가 반영된 인사고과 기준 만으로 선발할 방침이다. 향후 이 비중을 80%까지 늘린다.

예측가능한 승진인사를 정착하고, 실적이 탁월하고 조직에 대한 기여도가 높은 직원은 반드시 승진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취지다.

중소RM, PB 등의 판매 전담인력 중 우수한 직원들이 강남 3구 등 특정지역과 200대 영업점에 편중돼 있어 우수한 직원을 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영업점에 탄력적으로 배치할 예정이다.

본부부서나 해외 영업점 직원 인사시 행내 공모제도를 통해 100% 선발하고, 선발되지 않은 직원에 대해서도 사유와 함께 로드맵을 제시하는 등 피드백도 실시한다. 기존엔 공모 선발인력이 본부 부서의 경우 약 94%만이 실제로 배치되고 , 해외영업점은 60%정도만 실제 배치돼 왔다.

역동적인 조직을 위해 70년대생 이후 젊은 직원과 여성인력을 본부부서장과 본부부서 팀장으로 확대 배치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손 내정자는 "그동안 승진이나 이동에 대한 기준이 공개되지 않아 인사에 대한 불신을 초래했다"며 "그 결과 영업력이 약화되고 조직의 결속력이 약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돼 왔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런 잘못된 관행을 끊고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도 인사이동과 관련한 '직원 고충 119'를 운영하는 등 인사와 관련해선 지속적인 해결의지를 갖고 있고, 소통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듯 하다"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관계자도 "급진적이거나 파격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무난한 수준으로 보인다"고 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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