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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공염불' 중신용자 여전히 고금리 수렁에

  • 2017.12.14(목) 14:53

[금융안정보고서, 가계신용대출시장 양극화]
중신용자, 업권간 금리차 3배…은행선 대출비중 감소
"비금융정보 신용평가 활용해야…정책적 노력도 절실"

정부의 중신용자에 대한 대출 확대 정책이 결과적으론 공염불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은 고신용자 대출 비중을 크게 늘린 반면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은 줄였다.

중저신용자에 대한 신용정보 부족은 은행권의 대출 기피로 나타나고, 업권간 높은 금리격차가 지속되면서 이들은 고금리의 비은행권 대출로 몰리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4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2015~2017년 9월중 신용등급별 대출비중의 경우 은행은 고신용자 대출비중이 8.7%포인트 확대된 반면 중·저신용자 대출비중은 각각 6%포인트, 2.7%포인트 감소했다.
 
비은행금융기관 중신용자 대출비중은 0.3%포인트 감소하는데 그쳤지만 저신용자 대출비중도 5.4%포인트 감소했다.

 



비은행금융기관의 신용대출 금리가 하락했지만 은행과 비은행금융기관(상호금융 제외)의 동일 신용등급자에 대한 대출금리는 여전히 큰 차이를 보였다. 올해 9월중 중신용자에 대한 대출금리는 은행 4.6~7.6%인데 비해 비은행금융기관은 13.4~ 22.5%로 3배 정도 높은 수준이다.

금융기관의 신용도에 따른 시장분할이 심화되는 동시에 업권간 높은 금리격차도 지속하고 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이같은 격차를 해소해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려는 정책이 사실상 먹혀들지 않았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한국은행은 중저신용자의 경우 금융거래 실적이 없어 신용위험을 정확하게 평가하기 어려운 점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2017년 9월말 현재 신용조회회사에서 신용정보 부족자(thin filer)로 분류한 사람의 비중을 보면 고신용자의 경우 0.5%에 불과한 반면 중신용자는 62.1%에 달한다.

 

 

또, 중신용자에 대한 정보의 비대칭성이 높은 상황에서는 금융기관이 역선택을 우려해 대출을 기피하거나 실제 신용위험을 반영한 금리보다 대출금리를 높게 책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은 특히 높은 금리 적용에 따른 평판훼손 우려와 2014년 하반기 이후 높은 주택담보대출 수요 지속으로 중·저신용자에 대한 신용대출 취급에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한은은 "시장분할 심화와 업권간 금리격차를 개선하기 위해선 정보의 비대칭성을 축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차입자의 비금융거래 정보가 신용평가에 쉽게 활용될 수 있도록 신용정보 이용 기반을 확충하고 빅데이터의 축적 및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관련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 등 경쟁환경 변화가 중·저신용자의 차입여건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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