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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한미 금리역전 가능성…가계부채 어쩌나

  • 2017.12.14(목) 17:40

美 정책금리 연 1.25 →1.5%…한국과 같아
내년 세 차례 인상 가능성…금리 역전 가시화

미국이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한미 양국의 기준금리가 같은 수준으로 돌아왔다. 이미 예견된 인상이라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없을 전망이다.

그러나 미국이 내년 정책금리를 세 차례 인상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향후 우리나라 기준금리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은행은 금리 역전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와 금리 인상으로 인한 가계부채 충격 사이에서 고심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 미국 정책금리 연 1.25~1.5%로 인상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13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기존보다 0.25%포인트 높인 1.25~1.5%로 인상했다. 이로써 최근 기준금리를 1.5%로 올린 한국 기준금리와 같은 수준이 됐다.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이에 따라 시장에 영향은 미미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국내에서도 특별한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미국이 금리를 올리는 것은 예상했던 것"이라고 언급했다. 금감원 역시 "금융시장은 큰 동요 없이 차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의 관심은 미국의 앞으로 행보에 쏠리고 있다. FOMC는 이날 경제전망보고서를 통해 내년 최적 금리를 연 2.0~2.25%로 제시했다. 금리 인상을 최대 세 차례까지 할 수 있다는 의미로 속도가 가파르다.

반면 한국은행은 경제 회복 속도가 미국보다 더딘 데다 고용 관련 수치가 좋지 않고 물가 인상도 완만한 수준이어서 여러 차례 금리를 올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주열 총재 역시 여러 차례 금리 인상 속도에 '신중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시장에서 내년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회수를 한 차례 정도로 예상하는 이유다.

▲ 그래픽 : 유상연 기자/prtsy201@

그러나 이 경우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되면서 자본 유출 우려가 커진다. 한국의 경우 미국보다 금리가 낮으면 단기 투자자금의 유출 가능성이 커진다. 이에 따라 과거에도 금리 역전이 되면 한국은행이 미국을 따라 금리를 올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대해 이주열 총재는 "국내 경기와 물가, 금융안정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는 견해만 내놨다. 한미 간 금리가 역전된다고 해서 당장 자본 유출이 빠르게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한국은행의 판단이다.

◇ 대출 금리 또 오르나…고심 깊어지는 한국은행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에 신중한 이유 중 하나는 우리나라 가계부채 문제를 꼽을 수 있다. 미국을 따라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대출자들의 부담이 커져 위험 가구의 부실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서다.

특히 미국이 내년에 기준금리를 세 차례 올릴 것이라고 시사하면서 우리나라 대출 금리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 경우 당장 가계 부실화가 나타나지 않을 수는 있어도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져 소비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더해 한국은행이 국내 기준금리까지 올리면 시중 금리 인상 속도가 더 빨라질 수도 있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정부가 최근 부동산 대책 등을 통해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점도 변수다.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는 완화하는 흐름이지만 은행 신용대출이나 제2금융권 대출 등 금리 변동에 취약한 부채가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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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도 이런 리스크에 주목하고 있다. 금감원은 이날 시장상황 점검 회의에서 "미국 연준이 자산축소와 함께 내년에도 기준금리를 지속 인상할 것으로 보여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가계부채와 외국인 자금유출, 금융회사 외화 유동성 등 주요 위험 부문에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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