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은 찔끔 늘어나는데 빚만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가계부채가 1400조원대에 이르면서 소득을 늘려 가계 빚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정책 효과는 여전히 요원해보인다.
소득증가보다 부채가 더 빠르게 증가하면서 처분가능소득대비 부채비율은 더욱 악화했다. 처분가능소득대비 원리금상환액비율은 개선했지만 조사시기가 금리인하 등으로 금리 안정세였던 점을 고려하면 향후 금리 인상 등에 따른 악화 가능성은 되레 커진 상황이다. 30대 미만의 청년층이나 소득 1분위 계층 등 취약계층의 부채 증가도 두드러졌다.
21일 통계청,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기준 가구당 평균 부채는 7022만원으로 전년도의 6719만원보다 4.5%(303만원)나 증가했다. 이에 비해 지난해 우리나라 가구소득은 5010만원으로 전년보다 2.6% 늘어나는데 그쳤다.
부채 가운데 금융부채는 5.9%나 늘어났고, 특히 신용대출이 무려 10.3%나 증가하면서 두드러졌다. 담보대출은 5%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확대되면서 신용대출이 늘어나는 풍선효과 영향으로 풀이된다.
▲ 그래픽/김용민 유상연 기자 |
소득 5분위별 부채 변화를 보면 2분위에서 전년보다 8.4%로 증가폭이 가장 컸다. 1분위도 6.3% 증가하면서 취약계층의 부채 확대가 눈에 띄었다. 연령대별로도 30세 미만 청년층의 부채가 무려 41.9%나 증가했다.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한 30대 16.1%, 40대 5.1%와 비교해도 가파른 증가세다.
금융부채 보유가구 중에서도 30세 미만의 금융부채 증가율이 32.4%로 가장 높았다. 30대와 40대는 각각 14%, 10.5%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30세 미만의 소득 증가율은 1.1%에 그쳤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지난해보다 4%포인트 늘어나 121.4%로 악화했다. 다만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 비율은 1.6%포인트 줄어든 25%로 나타났다.
한은과 금감원 측은 "금융부채에 대한 조사 기준월이 올해 3월이어서 금리가 하향안정세에 있었던 때"라며 "원리금 상환부담이 덜했던 것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연령대별로는 30대 미만, 소득분위별로는 1분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원리금상환액비율이 전년보다 개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