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등으로 신용대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다소 주춤하는 모양새이지만 신용대출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 규제 강화에도 줄지 않는 가계대출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17년 3분기 가계신용'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가계신용은 1419조 1000억원으로 6월 말보다 31조 2000억원 증가했다. 분기 기준 증가액은 지난해 3분기 38조 9000억원보다는 줄었지만 지난 2분기 28조 8000억원보다 늘었다.
가계신용은 가계대출에 결제 전 신용카드 사용액과 할부금융판매 금액(판매신용) 등을 합친 통계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
주목할 만한 점은 3분기는 6·19 대책과 8·2 대책 등 규제 강화 이후 시기인데도 불구하고 가계 빚 증가세가 전분기보다 오히려 확대했다는 점이다. 정부가 잇따라 부동산 대책과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내놨지만 효과가 예상보다 작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주담대 증가세 여전…신용대출 급증 우려
가계신용 현황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이상 징후가 곳곳에서 드러난다.
우선 정부가 규제에 초점을 맞췄던 은행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증가세가 여전히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 그렇다. 3분기 중 은행 주담대는 15조원 늘어 전 분기 12조원보다 증가세가 커졌다. 이는 이미 승인된 집단대출 규모가 여전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규제 강화 효과가 미치지 못한 대출 규모가 상당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당국은 당장 나타나지는 않지만 규제 강화 효과가 점차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통상 하반기에 가계부채 증가세가 더욱 높아지는 계절적 요인을 극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 그래픽 : 유상연 기자/prtsy201@ |
정부의 바람대로 주택담보대출이 줄더라도 신용대출로의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실제 3분기 은행 기타대출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의 영향으로 7조원 늘어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용카드 사용액도 늘었다. 3분기 판매신용 증가 규모는 3조원으로 전분기 1조 9000억원보다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추석 관련 신용카드 이용 금액 증가 등으로 규모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