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그간 주요 리스크로 꼽혔던 기업 구조조정과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대한 우려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부채에 '부동산 시장·금리인상' 리스크까지
한국은행이 20일 내놓은 '2017년 하반기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 결과를 보면 국내외 금융 전문가들은 가계부채 문제를 가장 큰 리스클 꼽았다.
국내외 금융기관 리스크 담당자 68명의 응답자를 대상으로 5개 리스크요인을 복수 지정하도록 한 결과, 응답빈도 순으로 가계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87%에 달했다. 지난 상반기 85%에서 더 늘어난 수치다. 각 응답자가 1순위로 꼽은 리스크 요인도 가계부채 문제가 35%로 상반기 30%보다 늘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가계부채 리스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새 리스크 요인으로 진입했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가계부채 리스크를 키울 가능성이 큰 글로벌 금리인상 문제 역시 지난 상반기 63%에서 올 하반기 75%로 응답 비중이 크게 상승했다.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정책과 가계부채 대책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한 것으로 해석된다.
▲ 그래픽 : 유상연 기자/prtsy201@ |
다만 가계부채 리스크가 우리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요인이긴 하지만 실제 발생할 가능성이 크게 높다고 보지는 않았다. 전문가들은 가계부채 리스크가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다'고 답한 반면 발생할 가능성은 '중간' 정도로 봤다.
지난 상반기 위험 요인으로 꼽혔던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취약업종 기업 구조조정의 경우 주요 요인에서 제외됐다.
◇ "韓 금융시스템 신뢰도 높다" 40→47%
금융 전문가들의 평가하는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에 대한 신뢰도는 지난 상반기보다 높아졌다. 앞으로 3년간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고 응답한 비중은 40%에서 47%로 높아졌고, 낮다고 한 비중은 4%를 유지했다.
1년 이내에 금융시스템 리스크가 현재화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낮다'고 한 비중이 지난 상반기 51%에서 하반기 53%로 높아졌다. 높다고 한 응답은 13%를 유지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2012년부터 연 2회에 걸쳐 우리나라 금융시스템 리스크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6일까지 진행한 것으로 총 61개 금융기관 소속 68명의 전문가의 답변으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