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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 '부담 열배' 성동조선을 어찌할꼬…

  • 2018.01.25(목) 15:33

성동조선 이례적 '2차 실사', 결과 따라 운명좌우
"경쟁력 없이 살릴 방법없지만 국책은행이라…"
"자력생존 쉽지않다. 위탁경영·합병 등 고려"

 

한국수출입은행(이하 수은)이 중소조선사 성동조선을 두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재무적 관점에선 조선소 문을 닫는게 맞지만 지역경제 등을 고려하면 실행에 옮기기 부담스럽다. 

성동조선은 현재 삼정KPMG로부터 컨설팅을 받고 있다. 지난 24일 은성수 행장은 "이번 컨설팅은 재무뿐 아니라 산업적 측면도 같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무평가는 이미 지난해 실사를 통해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청산가치가 7000억원으로 존속가치(2000억원)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이번 컨설팅은 조선해양플랜트협회 요청으로 이뤄졌다. 수은 관계자는 "두번이나 실사가 진행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은행 입장에선 청산이 맞다. 작년 실사 결과를 보면 성동조선을 운영하는 것보다 문을 닫는 것이 5000억원 이득이다. 

수은 관계자는 "성동조선을 시장 경쟁력 없이 산업적 측면만 보고 한없이 봐줄 수는 없다"며 "전제조건(시장 경쟁력) 없으면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성동조선 신규수주는 2016년 0척, 2017년 5척이 전부"라며 "그 정도 경쟁력으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컨설팅은 명분을 얻는 과정"이라며 "지역경제가 중요해서 (성동조선을 살리려면) 누군가는 고통분담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은의 지원도 한계가 있다. 수은은 성동조선의 주채권은행으로 2010년 채권단자율협약 이후 7년간 2조원을 쏟아 부었다. 이 관계자는 "수은이 성동조선에서 5000억원의 재무적 손실을 본다면, 자기자본비율 보강과 기회비용 등을 고려한 수은의 피해규모는 10배인 5조원 가량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국책은행인 수은이 조선소 폐쇄를 결정하기는 부담스럽다. 또 다른 수은 관계자는 "시중은행이라면 바로 법적절차에 들어가겠지만 (국책은행은) 국민경제도 봐야한다"고 말했다.

 

▲ [사진 = 성동조선 홈페이지]


수은은 현재 성동조선 독자생존은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수은 관계자는 "자력 생존은 쉽지 않다"며 "위탁경영, 인수합병 등 여러가지 방식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업계에선 성동조선과 STX조선의 합병설이 돌고 있다. 그는 "두 회사를 단순히 합병하면 의미가 없다"며 "어차피 적자가 날것"이라고 지적했다. 

성동조선이 인수합병 등에 앞서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한다는 얘기다. 수은 관계자는 "성동조선의 야드를 3개에서 1개로 줄이고 인력을 조정해야 한다"며 "매출 규모도 이익이 날수 있는 수준까지 줄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동조선이 '규모 최적화'를 이룰 수 있도록 다운사이징해야 나중에 시황이 좋아지면 이익을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컨설팅 결과는 2~3월 나올 예정이다. 은성수 행장은 "성동과 STX 합병은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며 "컨설팅 결과가 나온 다음에 이야기 하자"고 했다. 하지만 수은 관계자는 "추운 곳에 가동이 중단된 설비를 오래두면 고장이 나고, 그만큼 비용이 많이 든다"며 "가능한 결정이 빨리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수은 관계자는 "대우조선은 기술 경쟁력이 있고 사업분야도 다양해 '규모 최적화'가 실현되면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다"며 "하지만 성동조선은 해외 조선소와도 경쟁이 심한 레드오션에 있어 살아남으려면 고민을 많이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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