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포스트] 알쏭달쏭 연금전환형 종신보험

  • 2018.06.24(일) 17:25

노후보장 위해 가입시 낭패 볼 수 있어
전환시 연금보험 대비 연금액 크게 낮아
노후재원 마련못해 필요한 경우만 사용해야


#. 은퇴 후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연금보험 가입을 고려중인 A씨. A씨는 연금보험을 알아보던 중 종신보험의 연금전환 기능을 활용해도 충분한 연금액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연금보험 대신 종신보험에 가입했습니다. 가입후 몇년이 지나 은퇴를 앞둔 A씨는 노후자금이 필요해 당초 계획한 대로 종신보험을 연금형으로 전환하기로 마음먹고 보험사를 찾았습니다. 그러나 보험사로부터 연금전환 할 경우 A씨가 납입한 보험료 원금보다 훨씬 적은 금액(해지환급금)이 연금으로 전환된다는 사실을 알게 돼 낭패감에 빠졌습니다.

A씨처럼 연금보험과 같은 저축성보험을 가입하려는 소비자들이 연금전환 기능만 보고 종신보험에 가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종신보험의 혜택과 연금보장이 모두 가능해 더 유리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이는 잘못된 사실입니다.

또한 일부 보험설계사들이 종신보험을 연금보험인 것처럼 판매하면서 연금보험으로 오인해 가입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연금전환형 종신보험은 사망보장을 받으면서 차후 연금으로도 전환 가능해 다양한 장점을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보험에 가입하려는 목적에 따라 큰 손해를 볼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우리를 헷갈리게 만드는 '연금전환형 종신보험'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 연금전환형 종신보험은 '연금보험 아닙니다'

'연금전환'은 기존 보험의 납입한 보험료 가운데 해지환급금을 연금보험 재원으로 전환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통상 보험가입후 7년이 지난 시점부터 전환이 가능합니다. 다만 애초에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보험가입을 마음먹었다면 연금전환형 기능만 보고 다른 보험상품을 가입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연금전환시 오히려 큰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종신보험은 가입자가 사망할 경우 유가족들에게 사망보험금이 지급되는 대표적인 보장성보험입니다. 보장성보험은 저축성보험인 연금보험 대비 보험료에서 제하는 수수료가 높아 해지환급금에서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노후자금 마련을 위한 저축목적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연금전환을 염두에 두고 종신보험을 가입한 A씨가 같은 보험료로 연금보험에 가입했다면 훨씬 더 많은 연금액을 수령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험상품은 은행의 예·적금과 달리 보험모집인에게 지급하는 계약체결비용을 비롯해 보험상품의 유지 관리비용 등을 보험료에서 수수료(사업비)로 제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저축성보험이라고 해도 초기에 해지할 경우 납입한 원금보다 적은 금액을 돌려받게 됩니다. 이러한 수수료가 보장성보험은 훨씬 더 높습니다.

통상 종신보험은 총 납입보험료의 약 25~30%정도가 수수료로 나가며, 연금보험은 3분의 1 수준인 10~12%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보험료 100원을 납입했을 때 연금보험에서는 90원을 연금재원으로 활용하는 반면, 종신보험은 70원으로 연금재원을 활용해야 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애초 보험상품을 가입하려는 목적에 따라 상품종류를 잘 선택해야 합니다. 연금이 목적이라면 연금전환 상품이 아닌 연금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며 사망보장을 원할 경우 종신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입니다.

◇ 연금에 혹하다 '종신보험 민원 봇물'

연금전환형 종신보험과 같이 오인할 수 있는 보험상품 가입에 유의해야 하는 이유는 최근 들어 소비자들을 현혹시키는 불완전판매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험사들은 최근 회계제도 변경을 대비해 전반적으로 저축성보험 판매를 줄이고 보장성보험 판매를 독려하고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소비자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불완전판매 행위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일부 보험설계사들이 보험료가 비싸 판매가 어려운 종신보험의 판매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종신보험을 고금리가 보장되는 연금보험처럼 판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종신보험료가 높아 가입이 부담되지만 나중에 이를 연금으로 쓸 수 있다는 말에 혹해 가입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이같은 불완전판매로 인한 종신보험 관련 민원도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실제 올해 1분기 종신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생명보험사 가운데서는 종신보험 민원이 전 분기 대비 최대 200% 이상 늘어난 곳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종신보험 보유계약 10만건당 민원건수는 평균 22.38건을 기록했습니다. 수입보험료 기준 상위 10개사만 따저봐도 지난해 1분기 11.5건에서 올해 12.78건으로 계속해서 느는 추세입니다.

올해 1분기에는 DGB생명이 104건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라이프(41.96건), KB생명(41.35건), KDB생명(33건), DB생명(29.98건), 흥국생명(28.9건), 미래에셋생명(28.65건) 순으로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민원건수가 높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생보험계 1위인 삼성생명의 경우 13.29건으로 전분기 대비 민원 증가율이 13.1% 상승해 빅3 보험사중 유일하게 민원건수가 높은 10개사 중 이름을 올렸습니다. 한화생명은 11.7건으로 12번째, 교보생명은 12.63건으로 11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19개 생보사 중 절반 이상인 10곳이 전분기 대비 종신보험 민원건수가 증가했으며 이중 미래에셋생명과 처브라이프의 경우 민원증가율이 각각 126.7%, 250.0%를 기록하며 큰폭으로 치솟기도 했습니다.

보험업계 내부에서도 종신보험 민원이 높아지는 이유로 연금선지급형 종신보험에 대해 일부 보험사들이 연금전환을 강조하며 불완전판매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어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 연금전환 기능 필요할때만 활용해야

'연금전환' 기능 자체를 나쁜 것만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종신보험은 사망후에 보장을 받을 수 있는 보험상품이지만, 고객이 연금재원을 마련하지 못하고 노년을 맞았을 때 연금전환을 통해 생전에 보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연금전환 기능이 생긴 것도 소비자들에게 이같은 혜택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다만 이 같은 기능을 오인해 상품을 잘못 가입하는 것을 유의하고 기능에 맞게 적절히 활용해야 할 것입니다. 보험상품은 내용이 어렵고 복잡한 만큼 잘 알고 따져서 가입해야 합니다. 

만약 사망을 보장받고 싶은데 높은 보험료가 부담이라면 종신보험이 아닌 정기보험을 가입하는 것도 한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정기보험은 종신보험과 마찬가지로 사망시 사망보험금을 보장하는 상품입니다. 다만 평생 보장이 아닌 일정 기간 내 사망할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으로 종신보험에 비해 보험료가 훨씬 저렴합니다. 정기보험은 해지하거나 만기시 보험료 환급이 거의 없는 순수보장성보험이기 때문에 종신보험 대비 많게는 약 6~7배 정도 보험료가 저렴합니다.

전문가들은 오랜기간 높은 종신보험료를 내기 부담스러운 경우 은퇴시기나 자녀의 예상독립 시점인 60세에서 65세 정도에 사망보장을 강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시합니다.

종신보험을 가입하는 재원으로 정기보험으로 사망보장을 하는 동시에 연금보험에 가입해 노후보장도 받을 수 있어 한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