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가 올해 상반기 1조7956억원의 순익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4.9% 감소한 것이지만 지난해 1분기에 계열사인 신한카드에서 발생한 일회성 요인인 대손충당금 환입(세후 2800억원)을 제외한 경상이익은 11.3% 증가한 것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앞서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가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경신한 것과는 달리 최대실적 경신에는 실패했다.
신한금융 상반기 실적 키워드는 '수익 다변화'다. 신한금융은 수수료를 포함한 비이자이익 증가세가 이자이익 증가세보다 높아 눈길을 끌었다. 또 신한은행의 해외부문 실적이 크게 늘어난 점도 주목된다. 반면 주력 계열사인 신한은행 다음으로 많은 실적을 내던 신한카드 순익이 줄어든 점이 부담이다.
◇ 신한금융, 비이자이익 증가세 뚜렷
올 상반기 신한금융지주의 이자이익은 4조180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3조7839억원에 비해 10.5% 증가했다. 비이자이익은 8962억원으로 전년 동기 7639억원보다 17.3% 늘었다.
특히 비이자이익중 수수료이익이 크게 증가한 점은 신한금융이 수익 다변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 상반기 신한금융지주의 수수료이익은 995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0.8% 증가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비이자, 비은행 부문 수익성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됐고 가계와 기업의 여신 성장이 견조하게 유지되면서 모든 부문에서 호실적을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 맏형 신한은행, 비이자·글로벌 이익 확대
신한금융지주의 실적을 이끈 것은 신한은행이다.
올 상반기 신한은행의 당기순익은 1조2718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15.2% 늘었다. 이는 지주 전체 실적의 67%에 해당한다.
이자이익의 상승세가 이어진 가운데 비이자이익을 끌어올린 것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올해 상반기 신한은행의 이자이익은 2조713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4% 늘었고 비이자이익은 524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0.1% 늘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자 이익은 대출자산 안정화와 순이자 마진 개선에 힘입어 성장세를 보였다"며 "비이자 이익은 수수료 수익을 중심으로 전년동기 보다 성장했다. 특히 신탁수수료가 50.0%, 펀드수수료가 11.6% 증가하며 자본시장 경쟁력이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주목할만한 점은 신한은행이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신한은행의 해외점포가 올 상반기 벌어들인 순익은 163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23.8% 크게 늘었다.
이 관계자는 "은행 글로벌 부문은 큰 폭의 성장을 이어갔다"며 "기존 베트남시장 외 중국, 인도네시아 중심으로 성과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 희비 갈린 비은행 계열사
비은행 계열사는 희비가 엇갈렸다.
신한은행 다음으로 많은 순익을 내던 신한카드의 상반기 순익은 281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6312억원보다 55.3%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신한카드의 실적에 대손충당금 환입액(세후 2800억원)이 포함돼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실적이 전년동기에 비해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다.
신한카드의 실적 부진에는 지속적인 카드수수료 인하 정책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신한카드는 신용카드 영업 외 리스 등 신시장 진출을 통해 실적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대출상품 금리 인하, 영세 및 중소기업 가맹점 범위 확대 등 영업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지만 매출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다"며 "조달비용과 마케팅 비용 절감 노력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생명도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순익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 상반기 신한생명 순익은 700억원으로 전년 상반기 757억원보다 7.5% 줄었다. 보장성보험 판매확대 노력으로 사업비차 순익은 늘었지만, 자산운용 순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반면 신한금융투자와 신한캐피탈은 반기 기준 최대실적을 내면서 '효자' 계열사가 됐다.
올 상반기 신한금융투자의 순익은 182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보다 94.9% 늘었다. 주식시장 거래대금 증가, 수익증권 등 금융상품 판매가 호조를 보임과 동시에 IB 수수료 증가로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신한캐피탈은 상반기 649억원의 순익을 내며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10% 실적을 끌어올렸다. 이는 반기 기준 최고 실적이다.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이자이익이 안정적으로 증가한 가운데 자본시장 투자 확대를 통해 비이자 이익을 늘린 영향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그룹 차원에서 글로벌 차별성 및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그룹사간 협업을 꾸준히 확대하겠다"며 "이를 통해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가능 기업의 입지를 강화하는 등 실적개선세를 지속하기 위해 속도감 있게 변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