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경영환경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수년간 수수료 인하가 계속되고 있고 금융당국은 영세가맹점에는 수수료를 아예 받지 말라는 정책을 설계중이다. 각종 페이류도 시장을 확장하며 카드사를 위협하고 있다. 지자체가 주도하는 수수료 0% 페이도 나온다. 이같은 카드패싱(Passing) 분위기속에 카드사들의 생존전략은 무엇일까. 키워드로 풀어본다. [편집자]
수년간 계속된 수수료 인하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카드사들은 카드모집인을 줄이고 있다. 대신 고객과 직접 만나지 않고도 발급이 가능한 온라인발급 전용카드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BC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 카드사의 지난해말 기준 카드모집인수는 총 1만6658명으로 1년만에 27.2%가 줄었다. 2016년에는 2만2872명이었다.
카드모집인을 줄이는 가장 큰 이유는 수익성 악화 때문이다. 2014년 2조2000억원에 달했던 카드사 순익은 지난해 1조2000억원으로 줄었다. 올해에도 수수료 인하가 계속되면서 순익이 1조원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카드모집인은 개인사업자 신분이다. 카드사는 모집인과 직접 계약을 통해 카드발급에 따른 수당을 준다.
수당은 발급건수에 연동된 발급수당과 사용액에 따른 사용수당으로 나뉜다. 카드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발급수당은 건당 1만원~1만5000원, 사용수당은 일정액 이상 사용시 월 2만원 수준이다. 이는 카드사의 영업비용으로 처리된다.
정부의 국정과제중 하나인 '특수고용직의 고용보험 가입 의무화'가 도입될 경우 카드사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보험료 절감을 위해 실적이 부진한 카드모집인을 중심으로 감원바람이 더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 "모집비용 줄여 혜택 늘렸다"..온라인 전용카드 인기
수익성 악화로 카드모집인을 줄이면 비용도 줄지만 매출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비대면 영업채널을 강화하고 있다. 모바일과 온라인으로만 발급이 가능한 카드를 선보이고 있다.
온라인발급 전용카드는 모집비용을 줄이면서 할인과 포인트적립 등을 기존 카드와 비슷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스마트폰의 대중화에 따라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의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도 온라인 카드 활성화 배경이다.
최근 우리카드는 대표 상품인 '카드의 정석' 시리즈의 온라인발급 전용상품 'DA@카드의정석'과 'D4@카드의정석' 2종을 출시했다.
'DA@카드의정석'은 전월 이용금액이나 할인한도에 제한없이 모든 가맹점에서 0.8% 할인 혜택을 주며, 'D4@카드의정석'은 커피 전문점, 대중교통, 편의점, 영화관의 4개 업종에 할인 혜택을 집중했다.
앞서 롯데카드는 모바일과 온라인을 통해서만 발급되는 라이킷(LIKIT) 3종 카드를 내놓았다. 라이킷은 3년간 회원들의 이용패턴을 빅데이터 분석해 취향에 따라 맞춤서비스를 해주는 카드다. 커피전문점·영화관을 선호하는 고객,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을 자주 이용하는 고객, 모든 가맹점용 세가지로 나눠 할인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나카드도 온라인발급 전용상품 '#tag1'(태그원) 시리즈에 신상품 '#tag1카드 Orange(태그원카드 오렌지)'를 추가했다. 커피전문점과 편의점, 온라인쇼핑몰 등 젊은 세대의 소비성향에 맞춰 할인과 적립서비스를 강화했다.
KB국민카드가 2015년 선보인 온라인발급 전용카드 파인테크시리즈와 지난해 출시한 온라인발급 전용카드 '청춘대로 톡톡'과 'Liiv Mate'(리브메이트)는 신용카드전문사이트 '카드고릴라'에서 꾸준히 상위권에 랭크돼 있다.
삼성카드도 온라인발급 전용카드 'taptap O'(탭탭오)와 '삼성카드4'를 주력카드로 내세우고 있으며, 신한은 'Always FAN'(올웨이즈판)과 'O2O'(Online to Offline)를 온라인발급 전용카드로 판매중이다.
현대카드는 온라인 발급만 가능한 카드를 따로 내지 않고 대부분의 카드상품을 설계사를 통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발급신청을 할 수 있게 했다.
온라인발급 전용카드는 모집비용을 아낀 만큼 서비스도 일반카드보다 우수한 편이다. 또 고객이 직접 적립과 할인 등 서비스를 따져본 뒤 가입하기 때문에 상품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가 적다.
온라인발급 전용카드 중에는 실물카드를 신청하지 않고 온라인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상품도 있다. 이럴 경우 연회비는 더 저렴하거나 없으며 각종 혜택은 더 크다. 발급도 신청과 동시에 이뤄진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결제시장에서 각종 페이류가 등장하는 등 비용은 줄이면서 더 편해지고 간소화되는 추세"라며 "이에 따라 온라인발급 전용카드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