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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감원, 카드업계 신호탄 될까

  • 2018.11.12(월) 18:01

현대카드, 수년째 인력 늘리다 결국 감원 결정
카드사 수익성 둔화되며 인건비 실적 영향 커
현대·국민·우리·롯데 등 우려

카드업계 감원 바람이 차갑다. 현대카드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등 올해들어 3곳의 카드사가 인력감축에 나섰다.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등 카드사 수익성에 부담을 주는 정책과 규제가 계속 도입되고 있어 인력감축 흐름이 계속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같은 인력감축 불안감이 커지자 카드 노조가 "정부의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카드수수료 인하에 반대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정부는 조만간 카드수수료 적격비용을 산출해 내년부터 적용될 가맹점 카드수수료를 결정할 예정이다. 카드 노조는 "롯데카드가 지난해 적자로 돌아서고 인력을 늘려오던 현대카드도 인력감축에 나선 상황에서 수수료 추가인하는 카드사들의 인력구조조정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 현대카드 꾸준한 충원 '결국 감원'

현대카드는 최대 400명 규모의 감원을 예고한 상태다. 현대카드는 지난 6월말 기준 총 2428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업계 1위 신한카드 2574명에 비해 146명이 적을 뿐이다.



현대카드는 카드업계 불황이 계속되는 가운데에도 인력을 꾸준히 충원해왔다.

2010~2013년에는 1800~1900명 수준의 직원수를 유지했으며, 2014~2015년에는 KB국민·농협·롯데카드 고객정보유출 사태를 맞아 비정규직 충원을 크게 늘려 직원수가 2900명 이상이 됐다. 이후 비정규직수를 줄였지만 정규직 충원이 계속되면서 2400명 이상의 직원이 근무해왔다. 

하지만 조직이 커지는 만큼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았다.

현대카드의 영업이익률은 2010년 15.87%에서 지난해에는 8.57%로 반토막이 났다. 반면 직원수가 현대카드보다 적은 KB국민카드나 신한카드 등은 두자릿수대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카드처럼 비은행계열인 삼성카드도 지난해 영업이익률 13.93%를 기록했다.

수익성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인건비 부담도 컸다. 현대카드의 연간급여총액은 2010년 767억원에서 지난해 1299억원으로 69.31% 증가했다. 하지만 이 기간 영업이익은 3708억원에서 2587억원으로 30.22% 감소했다.

◇ 수익성 둔화로 인력규모 따라 수익영향 커져

현대카드에 비해 다소 양호하다해도 다른 대형 카드사 형편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의 조치가 계속되면서 거대인력을 운용하는 것이 카드사 경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현대카드뿐 아니라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도 인력규모를 꾸준히 늘려왔다.

KB국민카드는 2011년 1363명이던 임직원 수가 지난해 1562명으로 14.60 늘었다. 이 기간 KB국민카드의영업이익은 4135억원에서 3752억원으로 9.26% 줄었다. 영업이익률도 17.05%에서 11.28%로 떨어졌다. 결국 KB국민카드는 올해초 근속 10년 이상의 직원을 대상으로 20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우리카드도 우리은행에서 분할된 원년인 2014년 405명이던 직원수가 지난해 588명으로 45.18% 늘었다. 이 기간 우리카드의 영업이익은 1175억원에서 1390억원으로 18.29% 늘었지만, 영업이익률은 9.97%에서 7.87%로 낮아졌다.

반면 꾸준히 인력을 줄이거나 급격히 늘지 않도록 관리한 카드사는 인건비 부담이 적은 편이다.

신한카드의 경우 2010년 3419명이던 직원수가 지난해 2783명으로 18.6% 줄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조421억원에서 1조1631억원으로 11.6%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꾸준하게 20%대를 유지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올해초 200명 규모의 구조조정을 추가로 단행했다.

삼성카드는 2011년 2976명이던 임직원수를 지난해 2046명으로 31.25% 줄였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3850억원에서 5033억원으로 30.71% 증가했다.

◇ 롯데카드 주목…"어려워도 당분간 감원 안할 것"

카드업계에서는 혹독한 경영환경을 감안하면 감원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매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롯데카드가 주목받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감원에 나선다고 당장 실적이 개선세로 돌아서지는 않겠지만 경영환경이 계속 악화되면 더 나빠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조직의 규모를 줄일 필요가 있다"며 "현대카드 뿐만 아니라 롯데카드 등도 다이어트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롯데카드는 2010년 1522명이던 직원수가 지난해에는 1693명으로 11.23% 늘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2252억원에서 1032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영업이익률은 2010년 17.12%였지만 지난해에는 5.23%로 낮아졌다. 지난해 연간급여총액이 882억원이어서 만약 감원에 나설 경우 곧바로 영업이익률이 개선될 소지가 높다.

하지만 롯데카드에서는 당분간 감원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최근 5년간 50조원을 전 사업 부문에서 투자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라며 "롯데카드는 다른 카드사와 달리 각종 업무의 외주화 비율이 낮아 영업이익률이 낮은 편이지만 계열사 등을 통해 대형가맹점을 많이 유치하고 있어 위기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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