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까다로운 이슈많다"…우리은행, 지배구조 결정 연기

  • 2018.10.26(금) 15:21

이사회, 지주사 금융당국 인가 후 지배구조 논의키로
금융위, 내달 7일 인가 결정, 23일까지 지주 회장 후보 결정
금융위장 "인사 관여 안하지만 문제있는 후보 많아"

지주사 전환을 추진중인 우리은행이 26일 이사회를 열고 내달 금융당국의 인가 이후에 우리금융지주(가칭) 회장 선임 등 지배구조 문제를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이날 이사회가 지배구조의 틀을 정하고 회장 선임 과정에 착수할 것으로 관측됐는데 2주가량 일정이 미뤄진 셈이다. 한 사외이사는 "회장뿐 아니라 사외이사 거취 등 지배구조 문제를 결정하기 위해 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열린 국정감사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특정인을 선임하기 위해 정부가 관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관치 논란에 대해 선을 그었다.

 

사진 = 이명근 기자

 

◇ "까다로운 이슈 많다"

26일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이사회에는 과점 주주가 선정한 사외이사 5명과 예금보험공사가 추천한 사외이사 1명 등이 참석했다. 우리은행 지분은 과점 주주(IMM PE·동양생명· 한화생명·키움증권·한국투자증권·유진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가 27.22%를, 예보가 18.43%를 각각 갖고 있다. 유력한 회장 후보로 꼽히는 손태승 우리은행장도 이사회에 참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사외이사는 "이사회에서는 선 지주사 인가, 후 지배구조 논의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다음달 7일 금융위원회는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인가를 결정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의 승인을 얻고 난 뒤에 회장 선임 등 문제를 논의하는 임시 이사회를 열겠다는 것이다.

또 다른 사외이사는 "지주사 설립전까지 회장 선임 문제뿐아니라 이사회 구성도 결정해야 한다"며 "현재 은행 사외이사가 지주사 이사로 갈지, 겸임할지 등 상당히 까다로운 이슈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국의 인가가 되고 나서 이사회를 열어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정부 의사를 대변하는 예보 측 사외이사는 이날 이사회에서 지배구조와 관련해 언급하지 않고 간담회 직후 진행된 식사자리에서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금융당국이 지주사 전환을 승인하고 나면 우리은행은 곧바로 임시이사회를 열고 회장 선임 등 지배문제를 의논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12월28일 주주총회에 지주사 회장 후보를 보고하기 위해선 다음달 23일로 예정된 정기 이사회 전까지 회장 후보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다음달 당국의 승인(7일) 이후 정기이사회(23일)까지 남은 시간이 17일 밖에 되지 않는 '급박한 상황'을 고려하면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지 않고 이사회가 이사회 후보를 결정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회추위를 가동해 후보를 추릴 시간이 많지 않는 만큼 이사회가 회장 후보를 선정할 가능성이 높다"며 "당국도 회장과 은행장의 겸직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는 만큼 겸직으로 가게 되면 손태승 은행장이 회장도 겸직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 최종구 금융위원장/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자가발전 회장 후보 많다"

이날 진행된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종구 위원장은 "정부가 우리은행 지배구조에 대한 의견을 가지는 것은 타당하지만 특정인을 회장에 선임하기 위해 관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점주주에 지분을 매각하면서 더 이상 경영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했던 약속이 유효한가'라고 질의한데 대해 최 위원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정부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의도한 사람을 회장이나 행장 등 경영진에 앉히기 위해 의사 표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정부가) 여전히 우리은행 18.4% 잔여지분 가진 주주이고 국민재산인 공적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선 기업가치가 제대로 지켜지는 게 중요하다"며 "그와 직결된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선 의견을 가지고 있는 것이 타당하고 그 의견을 어떻게 전달할지 생각중"이라고 전했다.

최 위원장은 회장 선임 과정에서 과도한 경쟁을 경계한다는 목소리도 냈다. 그는 "거론되는 여러 후보 중엔 본인의 이름이 언론에 오르내리도록 해달라는 이른바 자가발전도 많고 바람직하지 않은 분들도 많다"며 "시장에서 충분히 인정받는 분들이 경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주주들이 결정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지주 회장 후보로는 손태승 은행장과 오갑수 글로벌금융학회장, 선환규 예보 감사, 김희태 전 신용정보협회장, 신상훈 우리은행 사외이사, 전광우 전 금융위원장, 김장학 전 광주은행장,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 이종휘 전 우리은행장 등이 후보로 언론에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