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내년 지주사 전환을 앞둔 우리은행 회장 선임과정에서 우리은행 단일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주주권을 행사할지 관심이 집중고 있다. 이에 대해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주주권 행사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금융당국이 우리지주 회장 선임에 개입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한 셈이다.
지난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사진)은 '우리은행이 행장과 회장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예보가 주주권을 행사할 것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참 난감한 (질문)"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최 위원장은 "은행에 대해 경영에 대해 개입하기 보다 우리은행이 자율적으로 경영이 잘돼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영업이 잘되면 정부가 가진 주식의 가치도 오른다. 그 차원에서 정부는 지배구조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답했다.
2016년 예보는 우리은행 민영화 과정에서 동양생명, 미래에셋자산운용,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생명 등 7개 과점주주에 우리은행 지분 29.7%를 매각했다. 현재 예보의 잔여 지분은 18.43%이다.
최 위원장은 또 '지주사 체제로 전환되는 우리은행의 회장과 행장을 구분하겠다는 의미냐'는 질문에 "어떤 것이 더 좋을지는 지금 말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우리은행 이사회의 판단을 존중하겠다는 의미냐는 질문에는 "우리의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이후 '(예보가) 주주권 행사에 대해서 인가'라는 질문이 나오자 최 위원장은 "주주권 행사가 될지, 구체적인 의사표시를 할지 안할지, 의사표시를 하면 어떤 방식으로 할지는 구체적으로 생각을 안해봐 말을 못하겠지만 당연히 정부로선 그에 대한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며 "아주 심각하게 고려해야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관심은 정부가 어느 선까지 우리은행 회장 선임에 관여할지다. 내년초 지주사 전환을 준비하고 있는 우리은행의 사외이사들은 지난 2일과 8일 두차례 간담회를 통해 지배구조 등에 대해 논의했다. 다만 이 간담회에는 예보가 선임한 비상임 사외이사는 참여하지 않아 예보의 의견이 반영되지는 않았다.
예보가 선임한 비상임 사외이사는 오는 26일 열리는 정기이사회에 참석한다. 이번 이사회에 회장 선임 관련 안건이 정식으로 상정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이사들 간에 선정방식 등을 두고 대화가 오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예보의 개입 수준에 따라 비판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일 최대주주인 예보가 회장 선출 방식 등에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회장 선임 투표에 들어오게 되면 민영화했는데 또 다시 정부가 끼어들고 있다는 비판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