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영성적을 바탕으로 배당규모를 결정해야 하는 카드사들의 표정이 편치 않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올해는 눈에 띄게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배당을 줄이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 카드사들은 대주주 지분율이 높아 대주주가 배당 기대감을 낮춰주기를 원하지만 드러내놓고 얘기를 못한채 속앓이를 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3291억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이는 전년보다 10.8% 증가한 수치다. 배당도 늘어난다.
최근 KB국민카드는 이사회를 열고 2000억원 가량의 2018년 결산배당을 결정했다. 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총액 비중인 배당성향은 60.7% 수준이다. 곧 주주총회를 열고 배당규모를 확정지을 예정이다.
2017년 결산배당 규모는 1800억원이다. 2017년 당기순이익은 2968억원으로 배당성향은 59.6%였다. KB국민카드는 KB금융지주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삼성카드도 1708억원 규모의 결산배당을 결정했다.
삼성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0.7% 감소한 3453억이다. 순익이 줄었음에도 배당을 늘리면서 배당성향도 42.5%에서 49.5%로 높아졌다.
삼성카드가 배당하는 돈의 대부분은 삼성생명 몫이다. 삼성생명의 삼성카드 지분율은 지난해말 기준 71.88%로 약 1332억원의 배당금을 받게 된다.
반면 현대카드는 2018년 결산배당금을 전년보다 45.8% 줄인 308억원으로 결정했다.
현대카드는 2016년 결산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가 2017년에는 중간배당과 결산배당을 통해 총 568억원을 배당했다.
현대카드 대주주는 현대자동차로 36.96%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현대커머셜이 25.54%, 기아자동차가 11.48%로 배당금의 72.98%는 현대차계열사 몫이다.
지분 24% 가량을 재무적투자자가 보유하고 있어 배당을 안할 수 없지만 업황이 나빠진 것을 감안해 배당규모를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해 두차례 가맹점수수료 인하 결정에 따라 7개 전업카드사들은 연간 1조4000억원 가량의 수수료 수익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다른 조건이 동일할 경우' 가맹점 수수료 인하 효과만 반영했을 때 올해 7개 전업카드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1%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2011년에는 3%대 수준이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회사가 이익을 내 주주가 배당을 받는 것을 탓할 것은 아니다"면서도 "다만 카드업 사정이 좋지 않다는 점을 헤아려 배당규모를 줄일 수 있다면 위기를 넘기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