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생명 대표이사 사장에 성대규 보험개발원장이 내정됐다. 신한금융지주의 오렌지라이프 인수 후 신한생명 사장으로 내정됐던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은 오렌지라이프 대표이사를 계속 맡기로 했다.
신한금융지주는 12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본사에서 열린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이하 '자경위')에서 성대규 원장을 신한생명 신임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당초 신한지주는 오는 3월 임기만료를 앞둔 신한생명 이병찬 사장 후임으로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을 내정했었다. 그러나 신한생명 노조가 '구조조정 전문가'라고 반발하며 지정 철회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신한지주는 정 사장이 직접 신한생명 사장 후보 추천에 대해 고사 의견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지난 1일 자회사편입 완료 후 정문국 사장이 '신한생명으로 자리를 옮기기보다 오렌지라이프의 강점인 FC(전속설계사)채널을 중심으로 영업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고 고객, 주주,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들과의 신뢰관계를 유지·강화하겠다'며 자경위에 사장 후보 추천을 고사했다"고 설명했다.
자경위 관계자는 "오렌지라이프의 안정적인 그룹 편입과 보험사업을 순조롭게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기존 오렌지라이프 경영진이 가진 안정적인 리더십 발휘가 어느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며 "이에 자경위에서는 정문국 사장의 고사 의견을 수용하고 신한생명 CEO 후보를 재추천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문국 사장은 오렌지라이프 당초 임기인 2020년 2월말까지 유임이 결정됐다.
이에 대해 양사의 조기통합을 준비해야하는 신한지주 입장에서 노조의 반발이 거세지자 조직안정에 무게를 둔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한생명 사장으로 내정된 성대규 원장은 재경부, 금융위 등에서 보험 관련 업무만 22년을 넘게 수행해온 '보험통'이다. 관료출신임에도 혁신적인 성향으로 평가받고 있고 사업 추진력도 뛰어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금융당국에서 보험제도와 정책 분야를 담당하면서 방카슈랑스를 도입하고 상해·질병·간병보험 같은 제3보험업 분야를 신설하는 등 혁신적인 제도 시행을 추진해 왔다.
자경위 관계자는 "그룹내 보험 전문가가 부족한 상황에서 보험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양사간의 시너지를 창출하고 향후 그룹의 보험사업 라인의 경쟁력 강화에 본인의 경험과 노하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점이 추천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신한지주는 이번 자경위를 끝으로 14개 자회사 CEO 후보추천을 모두 마무리했다. 성 신임 신한생명 내정자는 신한생명 임원후보추천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3월에 예정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신한생명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신한생명 노조 관계자는 "정문국 사장이 보험전문가가 아닌 구조조정 전문가여서 내정 철회를 지주에 요구해 왔고 지주에서도 충분한 시간을 두고 검토해보자는 입장이었다"며 "(지주에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좋은 방향으로 움직인 것으로 판단되며 앞으로 회사 발전을 위해 같이 노력해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