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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 하나은행장 3연임?…3가지 관전 포인트

  • 2019.02.28(목) 10:14

기소만 돼도 직무배제? 내규해석 논란
금감원 우려전달 '관치냐 권한이냐'
2021년 지배구조 영향은?

함영주 하나은행장(왼쪽)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함영주 하나은행장이 3연임에 성공할지 주목받고 있다. 함 행장은 하나금융지주가 관리하는 유력한 차기 행장 후보군 중 한명이다.

하지만 함 행장 3연임에 대해 노조는 반대를, 금융감독원은 우려를 표명했다. 금융당국의 권한이냐 관치인가를 두고 논란이 있고 다른 측면에서는 함 행장의 3연임 여부에 따라 하나금융 차기 후계 밑그림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 내규 위반이냐 아니냐

28일 하나금융 임원추천위원회는 차기 하나은행장 후보를 두명으로 추릴 예정이다. 현재로선 함 행장이 후보군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변수는 금융당국과 갈등이다.

지난 26일 금융감독원 은행담당자들은 하나금융지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는 사외이사(백태승 인터넷법학회 회장·차은영 이화여대 교수·윤성복 전 KPMG삼정회계법인 부회장)을 만났다. 현재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함영주 하나은행장이 다음달 3연임하게 될 경우 연말 예정된 1심 결과에 따라 법률 리스크가 클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사외이사들에게 함 행장에 대한 법률적 리스크에 대해 전달했다"며 "사외이사들도 그 부분에 대해 '잘 인지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지난 27일 윤석헌 금감원장은 "법률적 리스크를 잘 체크해달라는 것"이라고 거들었다.

금감원이 지적하는 부분은 검찰에 기소된 함 행장이 내규에 따라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고 3연임에 나선다는 문제다. 지난 27일 금감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하나은행 내규는 직원이 검찰에 기소되면 직무에서 배제토록 하고 있으나 정작 은행 경영을 책임지는 임원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하나은행 인사규정 제 9조를 보면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자는 직위에서 배제하는 것으로 명시돼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 관계자는 "내규를 보면 금고이상 형을 받은 직원에 대해 직무를 배제하고 있다"며 "현재 채용비리 재판을 받고 있는 일부 직원들도 기소됐지만 현재 회사를 다니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검찰에 기소만 됐다고 직무에서 배제하지 않을뿐더러 내규는 직원과 임원에게 모두 적용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내규를 공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엔 '외부엔 공개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 1년만에 또 갈등..관치냐 권한이냐

지난해 금감원과 하나금융은 김정태 회장 3연임을 두고 갈등했다. 금감원은 하나금융에 대한 감사에 들어가며 회장 선정 일정을 연기하라고 압박했지만 회장추천위원회는 예정된 절차를 진행했다. 결과는 예상 밖으로 흘렀다. 김 정태 회장은 3연임에 성공했고, 최흥식 전 금감원장은 하나금융 사장 시절 채용비리가 드러나면서 낙마했다.

올해도 금감원과 하나금융의 갈등이 불거지자 업계에선 또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장 인선에 관여하는 관치인지 금융당국이 금융사 리스크를 점검하는 권한으로 볼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은행업계에선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만큼 무죄추정원칙이 적용돼야한다며 금감원이 민간회사 인선에 개입하는 것은 선을 넘었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지난해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통해 '셀프 연임' 등을 방지하는 대책을 마련해 지배구조에도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 입장은 다르다. 또 다른 금감원 관계자는 "지배구조 리스크에 대해 지적하는 것은 금융당국의 소임"이라며 "당국 의견은 충분히 전달했으니 결정은 이사회 몫이다. 관치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 2021년 후계구도는?

이번 함 행장의 3연임 여부가 주목받는 이유는 또 있다. 이번 함 행장의 3연임 여부를 통해 향후 하나금융 지배구조를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함 행장이 이번에 3연임에 성공하게 되면 최대 3년까지 연임할 수 있다. 하나은행 지배구조내부규범을 보면, 상임이사 임기는 3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주주총회에서 결정한다. 과거 하나은행장의 임기를 고려하면 이번에 2년 가량 연임할 것이란 분석이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함 행장이 연임에 성공하게 되면 임기는 2021년 3월이 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2021년 3월은 김정태 회장의 임기가 끝나는 시기이기도 하다.

업계는 김 회장이 4연임에 도전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조심스럽게 관측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내부규범을 통해 이사의 재임 연령을 만 70세까지로 제한하고 있다. 김 회장은 1952년생으로 2021년 만 69세가 돼 제한 연령엔 걸리지 않지만 국내 금융지주 회장 중 4연임한 사례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임 도전은 부담스럽다는 분석이다.

당장 내년부터 하나금융 입장에선 차기 회장 후보 선정 작업에 들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그간 하나금융은 은행장이 지주회장을 맡아왔다. 1997~2005년까지 하나은행장을 맡았던 김승유 전 회장이 2006년~2012년까지 초대 지주 회장을 맡았다. 김정태 회장도 2012년부터 하나은행장을 맡아오다 2012년 지주 회장에 선임됐다. 현직 프리미엄이 통한다는 얘기다.

이 공식이 다음 회장 선임 과정에서도 통할지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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