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 69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경제상황에 대해 적절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해 금융시장에서는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반응.
동시에 다음달 18일 발표할 '올해 경제성장률 추정 전망치' 역시 하향 조정할 가능성도 제기돼.
이날 이주열 한은총재의 기념사와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발언한 내용을 문답형식으로 재구성
Q. 앞으로의 통화정책 방향은
A. 통화정책은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
이 발언은 지난 4월1일 "금리인하를 검토할 상황은 아니다"(연임 1주년 기자간담회), 5월 31일 "금리 인하로 대응할 상황은 아니다"(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의 단호했던 입장보다는 완화된 발언. 이는 대내외 경제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 이에 따라 올 하반기 중 금리인하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 금융업계 관계자들의 반응.
Q. 현재 대내 상황은 어찌 보는지
A. 대내 상황은 수출과 투자가 부진한 가운데 소비 증가세가 둔화, 성장세가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음. 아울러 저출산과 고령화, 주력산업의 경쟁력 약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등 우리 경제의 성장을 제약하는 구조적 요인들이 상존. 가계부채는 증가세가 둔화했지만 총량 수준이 높고 위험요인이 남아 있음.
Q. 그렇다면 대외 상황은
A. 대내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은 대외환경이 크게 달라진데 기인. 최근 미중 무역분쟁 심화로 세계교역 위축 가능성 커짐. 이에 따라 대외 요인의 불확실성도 커짐. 특히 미중 무역분쟁이 우리 경제를 어렵게 하는 방향으로 전개되는 것 같아 안타까움.
참고. 현재 대내 상황은 우리나라 경제를 이끄는 수출이 부진한 상황. 5일 발표된 '2019년 4월 경상수지' 자료에 따르면 4월 수출은 483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기간 515억1000만 달러에 비해 6.2% 감소. 이는 5개월 연속 감소로,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경기가 불황 때문인 것으로 분석.
Q. 앞으로 경제여건은 어떻게 보고 있는지
A. 대내의 경우 정부지출이 확대될 경우 수출과 투자의 부진은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성장경로의 불확실성 커짐. 특히 반도체 경기는 당초 예상보다는 회복시기가 지연될 수 있을 것으로 걱정됨.
참고.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반도체 경기의 회복시기가 지연될 수 있다는 것은 올 하반기 경제 전망 역시 수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시사.
그간 이주열 총재가 "수출을 주도하는 반도체 경기가 살아날 것"(4월 15일 금융통화위원회) 이라며 하반기 경기 회복을 기대한 것에 비해 다소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뀐 것. 10일 청와대가 "경기하방 위험이 장기화 되고 있다"며 하반기 경기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본 것과 궤를 같이함.
이에 따라 한은은 내달 18일 발표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커짐. 앞서 한은은 지난해 4월 올해 경제성장률을 2.9%로 전망했지만 같은해 7월 2.8%, 10월 2.7%, 올해 1월 2.6%, 4월 2.5%로 4차례 하향 조정한 바 있음.
Q. 앞으로 한은이 역점을 두고 추진할 사항은
A. 통화정책은 안정적인 성장세가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 수렴할 수 있도록 하고 금융안정에 유의해 운용할 것임. 특히 대외 요인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그 전개추이와 영향을 면밀히 점검할 것임. 이 외 빠르게 변화하는 정책환경 아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외부의 다양한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전문성 강화에도 노력할 것임.
Q. 한은이 시장과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음
A. 커뮤니케이션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데도 더욱 힘쓸 것임.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지면서 시장이 경제여건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 이에 통화정책의 결정 배경과 주요 리스크 변화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도록 노력하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