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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보험상품 트렌드]캐롯손보 '맞춤형 보험' 메기될까

  • 2020.02.24(월) 17:34

캐롯손보, '쓴 만큼 내는 보험상품' 잇따라 출시
개인 맞춤형 상품으로 경제성 강조

'쓴 만큼 낸다'는 기치를 내건 캐롯손해보험의 기세가 상당하다. 지난달 영업을 개시하면서 시장에 선보인 여행자보험과 자동차보험 등이 잇따라 뜨거운 관심을 받으면서 손보업계 다크호스로 떠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캐롯손보가 내놓은 상품은 왜 주목받고 있을까. 캐롯손보 상품을 통해 올해 보험상품 트렌드 일면을 들여다봤다.

퍼마일 차보험 보험료, 16년 아반떼AD 1.6 기준 연 28만원 낮아

최근 캐롯손해보험은 퍼마일(Per Mile) 자동차보험을 출시했다. 퍼마일은 마일(Mile) 단위(Per)로 보험료를 낸다는 의미다. 연간 주행거리가 개인마다 제각각인 점을 고려해 '맞춤형 차보험'을 제공하겠다는 취지에서 상품이 개발됐다.

기존 자동차보험에도 주행거리만큼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특약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 주행거리가 2000~3000km 단위로 구분돼 있어 개인에게 꼭 맞는 할인을 받기 어렵다. 퍼마일 보험의 경우 1km 단위로 주행거리 설정이 가능해 세부적인 보험료 산정이 가능하다.

퍼마일 보험에 가입하면 '캐롯플러그'라는 장치를 받게 된다. 일종의 택시 미터기 같은 장치다. 자동차 안에 캐롯플러그를 설치하면 이 장치를 통해 운행거리가 집계되고 이를 토대로 보험료가 산정된다. 가입자는 앱을 통해서도 자신의 운행거리를 확인할 수 있다.

상품 약관에는 캐롯플러그를 통해 주행거리를 성실히 측정해야 할 의무 등이 포함돼 있다. 보험료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주행거리를 측정하는 작업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성실 측정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보험 가입 유지와 보험금 수령이 어려울 수 있다.

그렇다면 실제 보험료는 얼마나 차이가 날까. 기자가 가입한 자동차보험과 비교를 해 봤다. 2016년형 아반떼 AD 1.6 모델을 연 7000km 이하 수준으로 몰고 있는 기자는 작년 한해 보험료로 107만8740원을 냈다. 매월 9만원 가량을 보험료로 낸 셈이다.

대인배상 무한·대물배상 3억원·자기차량손해 20% 등 현재 보장 내용을 퍼마일 보험료로 산정해 본 결과 산출 금액은 연 79만5320원. 현재보다 28만원 가량이 낮다. 월정산형으로 가입할 경우 가입하고 바로 다음 달부터 주행한 거리만큼 보험료를 낼 수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퍼마일 보험료는 가입 차종과 사고 이력 등을 반영한 킬로미터당 보험료에 각종 사업비를 포함한 기본료를 더해 산정한다. 기자의 경우 기본료 월 4만3760원에 km당 35.14원이 반영됐다. 전체 요율 등에 기반해 보험료를 일괄 산정하는 기존 책정 방법과는 전혀 다른 산출방법이다.

캐롯손보 관계자는 "캐롯손보는 100% 디지털로 운영되기 때문에 판매 수수료 등과 같은 사업비 자체를 대폭 낮출 수 있다"며 "평일 출퇴근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주말에 한두번 차를 모는 사람들에게는 보험료 인하 효과가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퍼마일 보험이 출시된 지 보름도 채 안된 점을 지적하며 향후 진척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주행거리 측정이 정확히 이뤄지는지 여부가 중요하고 보험금 청구 과정에서 어떤 형식의 갈등이 표출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각지대 노린 '쓴 만큼 내는 보험'

캐롯손보 라인업에는 퍼마일 상품과 비슷한 컨셉트의 상품들이 눈에 띈다. 대표적인 상품이 ▲스마트온(ON) 해외여행보험 ▲스마트ON 펫산책보험 ▲운전자보험 ▲반품보험 등이다. '보험료도 쓴 만큼 비용을 내면 된다'는 컨셉트로 경제성을 강조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스마트ON 해외여행보험은 1년에 두번 이상 해외여행을 가는 고객들을 타깃으로 삼은 상품이다. 처음 가입할 때 내는 보험료 자체는 일반적인 수준이지만 같은해 두번째 해외여행을 가게 될 경우 사업 관련 비용을 뺀 순수 보험료만 내면 된다.

두번째 여행부터는 별도 가입 절차도 필요 없다. 앱에서 목적지와 날짜 등 간단한 여행 정보 등을 설정한 후 가동(ON) 스위치를 켜면 해당기간 동안 사전에 등록해 놓은 카드로 보험료가 청구되는 식이다. 가입 후 1년이 지나면 해당 정보가 삭제되기 때문에 새로 가입해야 한다.

스마트ON 펫산책보험은 반려견이 다른 반려견이나 사람에게 손해를 끼쳤을 경우 손해 금액만큼 보장해주는 상품이다. 최대 1억원까지 보장된다. 반려견이 실종됐거나 숨졌을 경우에도 일정 수준의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이 상품의 특징은 쿠폰형으로 가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정금액을 충전해 놓고 산책할 때마다 스위치를 켜면 충전금액에서 보험료가 차감된다. 스마트ON 시리즈 보험은 최근 손보협회에서 6개월 배타적 사용권을 인정받았다. 이 기간에는 다른 손보사는 비슷한 컨셉트 상품을 낼 수 없다.

최근에는 업계 최초 월 990원 수준의 운전자보험을 출시해 눈길을 끌었다. 운전자보험은 자동차보험과 달리 운전자 본인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사고 처리지원금과 벌금·변호사 선임비·상해 사망보험금 등이 보장된다. 자가용 운전자라면 연령·성별과 관계없이 월 990원에 가입이 가능하다.

인터넷쇼핑몰 11번가 입점 셀러 대상의 이른바 '반품보험'도 내놨다. 셀러가 판매 상품당 일정 보험료를 내면 해당 상품이 반품될 경우 관련 비용이 모두 보장된다. 업체와 고객 입장에선 반품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윈윈'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손보업계 메기될까' 주목

캐롯손보는 지난해 5월 중순 한화손해보험과 현대자동차, SK텔레콤 등이 공동출자해 설립했다. 지난해 설립 당시 자본금은 516억원. 현재 지분은 한화손보 68.34%, SK텔레콤 9.01%, 알토스벤처스가 9.01%, 스틱인베스트먼트 9.01%, 현대차 4.64%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10월 금융위원회 본허가 승인을 받았다. 영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지난달 13일이다. 아직 문을 연지 한달이 조금 넘었기 때문에 성과를 평가하기엔 이르지만 디지털 진출을 주요 과제로 꼽고 있는 손보 업계에서 적지 않은 주목을 받고 있다.

디지털 혁신은 보험업계 주요 화두 중 하나다.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체질개선을 이뤄내고 다양한 IT 업체와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캐롯손보가 내놓는 상품들에 눈길이 쏠릴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보험시장이 워낙 보수적이라 캐롯손보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곳이 많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최근 캐롯손보가 내놓은 상품을 보면 손보업계 사각지대를 절묘하게 메우고 있어 성장 가능성을 새롭게 평가하는 곳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손보업계 디지털화 움직임은 앞으로도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는 금융플랫폼 기업 카카오페이와 함께 다음달 중 금융위원회에 디지털 손해보험 합작사 예비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여러 변수를 고려해 올해 안에는 본인가를 얻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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