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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보험료 인하 유도할 '사업비 개선'에도 불똥

  • 2020.03.12(목) 16:43

보험협회 "코로나로 보장성상품 사업비 개선작업 차질"
당국, 건의 받아들여 시한 '4월초→5월말' 유예 추진
보험사들은 '보험료 높일 예정이율 조정' 맞물려 입장 갈려

보험료 인하를 유도하기 위한 보험사 사업비 개선작업에도 코로나19 불똥이 튀고 있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보험사 업무가 원활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사업비 체계를 개선하는 일정을 당초 4월초에서 5월말로 미뤄주기로 사실상 결정했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4월초가 유리한지 5월말이 유리한지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사업비 개선 일정을 미룰 경우 이와 함께 예정했던 예정이율 조정도 미뤄야 하기 때문이다. 사업비 개선이 보험료 인하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면 예정이율 조정은 보험료 인상을 염두에 둔 것이기 때문이다.

◇ 일부 보험사 코로나19 확산에 상품개정 작업 어려움 토로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당초 내달 1일로 예정돼 있던 보장성상품 사업비 개선 시행 시점을 올 5월말까지 2개월가량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사업비 개선 시한 연기를 검토한 것은 "코로나19 확대로 사업비 개선 작업에 차질을 겪고 있다"는 업계 의견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늦어도 이달 셋째주까지는 결론을 내서 보험업계에 혼란이 없도록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은 지난해 8월 보험회사 사업비를 낮춰 보험료를 인하하는 내용의 개선안을 발표하고 시행시점을 올 4월초로 제시했다. 보험회사 간 경쟁이 격화하면서 계약인수와 지급심사, 모집설명 등 보험 상품 판매 등에 투입되는 사업비 비중이 커져 결과적으로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판단에 따라 사업비 개선이 추진됐다.

개선안에는 갱신·재가입형 보험상품 갱신사업비를 축소하고 사업비가 과다한 보험상품을 공시해 소비자들이 비교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이 담겼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사업비 개선으로 보험료 인하 폭이 최대 4%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장성보험 판매에 주력해 온 생보사들이 주요 대상으로 지목됐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방침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 관련 보험업법 감독규정을 개정했고 사업비 개선 시한을 올해 4월초로 정했다.

보험업계도 이에 맞춰 사업비 개선작업을 해왔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업무진행에 어려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예방 차원에서 금융당국의 분산근무 권고를 받아 상품개발 인력이 여기저기 흩어져 근무하고 있다"면서 "집중적으로 일해야 하는 상황인데 작업속도가 현저하게 떨어진 것은 물론 의사소통마저 원활하지 않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생보협회와 손보협회는 지난주 금융감독원에 사업비 개선 시한을 연기해 달라는 의견서를 전달했다.

◇ 보험사 입장은 갈려..예정이율 조정과 맞물려 '유·불리' 주판알

금융당국은 보험업계 건의를 반영해 사업비 개선 시한을 유예해주는 방안을 찾고 있다. 시행 일정은 보험업법 감독규정에 명시돼 있어 행정지도와 비조치의견서, 감독행정 등 우회로를 통해 시행을 유예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는 입장이다.

☞행정지도: 당국이 기업(금융사)에 특정 행위를 하거나 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것. 법규상 목적에 부합하는 선에서 최소한도에 그쳐야 한다.
☞비조치의견서: 기업(금융사)이 특정 행위에 나서기 이전 해당 행위가 법규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당국에 심사를 청구하면 당국이 대답하는 제도다.
☞감독행정: 당국이 기업(금융사)의 법령 준수를 위해 필요한 지침을 직권으로 제시하는 행위.

하지만 보험사들의 입장은 갈린다. 예정이율 조정작업 때문이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보험료를 운용(투자)해 얻을 수 있는 예상 수익률이다. 보험료를 책정하는 데 중요한 변수다. 예정이율이 낮아지면 보험료가 높아지고 예정이율이 높아지면 보험료는 낮아진다.

보험사들은 매년 예정이율을 조정하는데, 올해는 저금리 등을 감안해 예정이율은 낮춰 보험료를 인상할 계획이었다.

이처럼 사업비와 예정이율이 모두 보험료 책정에 주요 변수이기 때문에 대다수 보험사들은 업무효율을 위해 올해 예정이율 조정작업을 사업비 개선 작업과 함께 진행해왔다. 따라서 사업비 개선작업을 미루면 예정이율 조정도 그만큼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삼성·한화·교보·NH생명 등 상대적으로 여력이 있는 생보사들은 사업비 개선과 예정이율 조정을 당초 예정된 다음달초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업비 개선 일정을 늦추는게 큰 이득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예정이율 인하로 인한 보험료 인상폭은 전년대비 10%대 수준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금융당국이 이번 사업비 조정으로 기대하는 보험료 최대 인하폭은 4% 수준이다. 보험사로서는 작업이 늦어지면 그만큼 보험료를 높일 수 있는 기회도 늦어진다는 계산이다.

반면 인력 등 여력이 부족한 중소형사는 고민이다. 예정대로 4월초로 진행하자니 여건이 받쳐주지 않고 미루자니 보험료를 높일 수 있는 시기가 늦어지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금융위와 논의하면서 사업비 개선 시한을 미뤄줄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고 지금은 구체적인 안이 거의 확정된 상태"라며 "당초 계획에 맞춰 그대로 업무를 진행하기를 원하는 보험사는 그대로 하게 하고, 시행 연기를 바라는 보험사에 숨통을 트이게 하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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