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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언택트 바람]은행창구 대신 모바일로

  • 2020.06.02(화) 10:00

수신·개인대출·상담 일반거래 디지털 대세
모바일에 우대금리…기업금융도 변화시작

코로나19로 은행업계의 디지털뱅킹 진화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이어 '생활속 거리두기' 등으로 대면 활동이 제약되면서 비대면 업무처리가 강조되고 있어서다.

◇ 은행 일반 거래, 디지털이 대세 

'언택트' 바람을 타고 디지털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부분은 예금·적금, 신용대출, 상담 등 은행의 핵심업무 전분야와 관련있다.

수신의 경우 이미 모바일 뱅킹으로 개설하면 우대금리 항목을 내건지 오래지만, 최근 들어서는 오픈뱅킹 가입시 우대금리를 주는 쪽으로 바뀌는 추세다.

오픈뱅킹은 지난해 12월 시작된 서비스로 하나의 모바일 금융 플랫폼에서 모든 은행의 계좌를 조회하거나 이체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은행 관계자는 "모바일 뱅킹 점유율 확대를 위해 우대금리를 오픈뱅킹 가입과 연결시켜놓은 것"이라며 "코로나19로 비대면의 중요성이 한층 강화된 만큼 비대면 가입시 혜택을 늘려나가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 신용대출 역시 마찬가지다. 은행업계에서는 급전이 필요한 고객을 대상으로 은행의 모바일 뱅킹에서 '비상금 대출' 혹은 '마이너스 통장'을 신청할 것을 권유한다.

은행 영업점 관계자는 "비상금대출이나 마이너스 통장 등을 비대면으로 받으면 한도를 최대 1억 5000만원까지 늘려주는 등 문턱을 많이 낮췄다"며 "급하게 돈이 필요한 고객에게는 비대면 마이너스 통장이나 비상금 대출 등을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크게 변화한 것은 은행의 상담 분야다.

은행들은 화상상담, 인공지능(AI)상담, 온라인 자산관리 세미나 등을 앞세워 고객과 소통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최근 'AI상담서비스'를 내놨다.

이 은행 관계자는 "이 서비스로 기존 2~3분 걸리던 상담사와 연결이 40초까지 단축했다"며 "고객상담센터 일부 회선에 시범 도입한 후 앞으로는 AI컨택센터로 진화시키는 등 언택트 시대 핵심 사업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IBK기업은행 'IBK 스마트 여신약정' 서비스. 사진=IBK기업은행 제공

◇ 디지털도 한계라던 기업금융도 디지털화 초읽기 

코로나19로 디지털 기업 금융 역시 진화속도가 빨라졌다.

그간 기업 금융 중 핵심으로 꼽히는 기업대출의 경우 일반 개인 신용대출과 달리 비대면의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졌다.

대부분 기술보증기금이나 신용보증기금의 보증 절차가 필요하고 은행 재원 대출을 집행한다 하더라도 제출해야 할 서류가 많고 심사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대고객 채널이 모바일로 제한된 인터넷 전문은행이 기업금융부문으로 좀처럼 진출하지 못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였다.

가장 발 빠르게 나선 곳은 IBK기업은행이다. 기업은행은 코로나19로 인해 자금을 급히 융통해야 하는 중소기업,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 속도를 높이기 위해 'IBK 스마트 여신약정' 서비스를 내놨다.

영업점에서 한차례 상담을 완료하면 은행 창구 재방문 없이 인터넷 혹은 모바일 뱅킹으로 기업대출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대출이 필요한 중소기업 혹은 소상공인은 영업점 대출 상담 이후 인터넷·모바일 뱅킹을 통해 서류를 제출하고 전자서명을 통해 신규 대출을 받거나 기존대출 만기 연장이 가능하다.

기보나 신보의 보증이 필요한 경우도 영업점에서 보증서 상담과 심사만 마치면 보증서 발급을 디지털을 통해 할 수 있도록 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서비스 확대로 자영업자, 소상공인의 영업점 재방문을 줄이고 보다 빠르게 대출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인터넷뱅킹을 통해 무역금융 대출을 실행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놨다.

무역금융의 경우 기존에도 인터넷뱅킹을 통해 신청은 가능했지만, 영업점심사를 거쳐 대출이 집행돼 대기시간이 길고 신청 시간도 은행 영업시간으로 제한됐다.

반면 이번에 새로 출시한 서비스는 영업점을 거치지 않고 실시간으로 대출이 진행된다. 신청 시간도 영업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로 확대돼 편의성이 개선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고객 편의성 향상과 함께 은행 업무 효율성도 높아졌다"며 "언택트 시대에 편리하고 빠른 비대면 금융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5월 15일 우리금융그룹 '디지털비전' 선포식 및 '디지털혁신위원회' 출범식 이후 우리금융그룹 손태승 회장(뒷줄 왼쪽부터 다섯번째)과 권광석 우리은행장(뒷줄 왼쪽부터 네번째)이 자회사 CEO로 구성된 디지털혁신위원회 위원 및 블루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우리금융지주 제공

◇ 금융권 CEO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보안 강화 목소리도 

언택트 시대로 인해 디지털의 중요성이 한 층 높아지자 금융권 CEO들 역시 디지털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하고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달 '디지털비전 선포식'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바람은 일시적 트랜트가 아닌 새 표준이 됐다"며 "지금이 디지털 혁신의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금융지주 회장이나 은행장들 역시 디지털의 중요성이 한층 커졌음을 강조하고 있다.

디지털 금융이 발전 속도가 빠르게 강화되는 만큼 보안문제에 금융업계가 더욱 신경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보안원이 올해 2월부터 4월까지 코로나19 관련 사이버위협동향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를 이용해 악성코드, 악성 앱 설치, 피싱사이트 접속, 금융사기 실행 등의 사이버 위협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영기 금융보안원장은 "비대면의 언택트 세상 속에서 초연결 시대가 더욱 가속화되고 사이버 위협이 더욱 지능화·고도화 되는 등 앞으로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새로운 사이버 위협에 대해서도 금융권이 선제적으로 대응해 피해를 예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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