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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수리비 견적 현장에서 바로 뽑는다

  • 2020.07.10(금) 16:09

AI가 사고차량 사진으로 수리비 산출
보험금 지급 단축 및 분쟁 감소 기대

앞으로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교통사고 현장에서 곧바로 차량 수리비가 얼마나 나올지 대략 알 수 있게 된다.

지금은 교통사고가 나면 보험사에 연락해 보상직원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고 또 사고 처리와 수리비 견적도 보상직원을 통해야 확인할 수 있지만 인공지능(AI)이 모든 상황을 바꾸고 있다.

험개발원은 최근 AI를 활용해 사고 차량의 수리비 견적을 산출하는 시스템인 'AOS알파'를 개발했다. AOS알파 카메라 앱(app)으로 차량번호를 인식하면 보험사와 보험사고 접수정보가 등록된다. 그리고 사고 부위에 휴대폰 카메라를 가져다 대면 AI가 손상 부위를 인식해 부품종류와 손상심도 등을 판독해 예상 수리비를 자동으로 산출한다. 

보험사와 정비공장 간 보험수리비 청구 및 지급에 사용하고 있는 수리비 견적시스템인 'AOS(자동차수리비 산출 온라인서비스)'에 AI기술을 융합해 개발했다. 

현장에서 즉시 수리비 견적이 나오면 보상처리 속도가 빨라지고 그만큼 보험금 지급도 빨라질 전망이다.

무사고 시 매년 자동차보험료 할인할증 등급이 1등급씩 올라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다. 반면 교통사고를 보험으로 처리하면 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고 인상 보험료는 3년간 적용된다. 보험 처리 후 4년 후에나 다시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무사고 시 이 기간 매년 보험료가 할인되는 걸 감안하면 사고 처리 전과 후 할인할증 등급이 6등급으로 벌어진다. 사고 전과 같은 등급을 회복하려면 12년이나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기존엔 정비공장까지 차량을 옮겨야만 견적을 뽑을 수 있고, 차량을 옮기더라도 보험사가 파악되지 않으면 수리에 착수를 하지 못하는 등 시간과 정보 제약이 컸다.

또 사고 현장에서 바로 예상 수리비를 파악할 수 있어 운전자 입장에선 보험처리 여부를 즉시 판단할 수 있게 된다. 인명 피해 없이 경미한 차량 손상만 있을 경우 보험으로 처리하지 않는 게 더 유리한데 지금까지는 정확한 수리비 견적을 알 수 없어 당장 판단이 어려웠다.

* 자료 : 금융위원회

실제로 AOS알파를 활용하면 소비자는 예상수리비 정보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고 보험처리 기간도 단축되면서 만족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보험업계도 보상처리 속도가 빨라지면서 보상직원의 업무효율도 높아질 전망이다.

정비공장은 보상내용과 차량정보 등 보험정보 접근이 편해지고, 청구 자동화에 따라 오입력 등의 문제도 줄일 수 있다. 신속한 수리비 청구가 가능해지면 보험사와 분쟁도 줄어들 전망이다.

AOS알파는 1년간의 개발 끝에 지난 5월 보급을 시작해 현재 11개 손보사 및 6개 공제조합이 사용하고 있다. 상용화 5주 차에 AOS알파를 통한 비교견적 건수는 2만 7937건에 달했다. 또 6000여 정비공장 가운데 3100여 곳이 AOS알파 카메라를 설치했다.

* 자료 :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

만 아직 과제는 많다. AOS알파의 실무 정합도는 현재 70~80% 수준이다. 10건 중 2~3건은 잘 맞지 않는다는 얘기다. 가령 검은색 차량에 사진을 찍는 사람이 비치거나 흙탕물이 말라붙은 경우 손상 정도를 잘못 인식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정비공장과 소비자의 공감대와 신뢰도를 높이려면 사진 인식을 통한 정합도 제고가 필수적인 과제로 꼽힌다.

AOS알파에 내장된 AI는 지난해 100만 장의 차량손상 사진을 학습했고 올해는 50만 장을 추가로 학습할 계획이지만 아직은 더 많은 학습량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중국의 평안보험은 현재 2000만 장의 학습을 진행해 AI 수리비 견적시스템의 정합도를 90%까지 올렸다. 영국은 1억 건이 넘는 학습을 진행해 유럽뿐 아니라 미국, 일본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박진호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장은 "머핀과 강아지 사진을 사람은 쉽게 구분하지만 인공지능은 구분하기 어려워한다"면서 "손상심도를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한편 절대적인 학습량을 꾸준히 늘려 정합도를 개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택트(비대면) 시대에 맞춰 AOS알파와 화상통화 기술을 접목한 원격 손해사정도 추진할 방침이다. 보험사 보상직원과 정비공장간 영상통화로 원격 손해사정이 가능해지면 정비공장을 일일이 방문할 필요가 없어 업무 효율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단 AOS알파의 경우 예상수리비 정확도와 신뢰도를 높인 후 정비공장과 소비자 등으로 사용층을 확대할 계획이다.

박진호 소장은 "AOS알파가 정착되면 자동차수리비 지급업무의 표준화와 투명성 강화로 이해관계자 간 불신과 분쟁을 줄여 보험문화를 개선하는데 일조할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업무 확대 수요와도 맞물려 보험금 지급업무의 패러다임이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당국도 여기에 힘을 실어줄 방침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9일 경기 이천 보험개발원 기술연구소를 찾아 직접 AOS알파를 시연했다. 그는 "보험사와 정비업체, 소비자를 모두 만족시키면서 시간과 분쟁을 줄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7월부터 워킹그룹을 통해 규제 개선, 인프라 구축, 소비자 보호의 세 축으로 '금융분야 인공지능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보험업계를 적극 지원하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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