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을 준비 중인 카카오페이가 예비인가 신청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독자적인 디지털손보사 설립으로 방향을 틀면서 적극적인 인재 영입에 이어 최근 보험업무 전산시스템 인프라 마련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8일 보험업계 및 금융당국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보험업 영위를 위한 전산시스템 마련을 위해 기존 보험사의 '보험업 소프트웨어' 개발 툴(tool) 구매에 나섰다.
보험사들은 부수업무 신청을 통해 자체적인 '보험업무 소프트웨어 사용권'을 판매하고 있는데 일종의 소프트웨어 설계 참조 모델로 보험업 시스템 마련을 위한 '거푸집'에 해당한다. 카카오페이가 보험업 경험이 없는 만큼 자체적인 시스템 개발보다 보험업에 맞춘 소프트웨어 기초 툴을 이용할 경우 개발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카카오페이는 당초 업계 1위인 삼성화재와 손잡고 디지털 손보사를 세울 계획이었으나 자동차보험 판매 등을 놓고 입장 차를 보이면서 기존 보험사와 협업 체계가 아닌 단독설립으로 노선을 바꿨다. 이 때문에 자체 전산시스템 설계 모델이 필요해졌다.
보험업무 소프트웨어는 롯데손보 모델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롯데손보는 최근 금융감독원에 '보험업무 소프트웨어 사용권 판매' 부수업무를 신청했는데 그 과정에서 카카오페이의 디지털손보사 설립을 위한 것이라고 취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보험업을 위한 IT 시스템 구축을 위한 다양한 옵션을 검토 중이나 예비인가 신청을 준비중인 단계여서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며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디지털 손보사) 예비인가를 신청할 수 있도록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르면 이달 중 예비인가 신청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카카오페이는 기존 보험의 손길이 닿지 않던 공유경제 및 보험 사각지대, 카카오와 연계시장에 집중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한다는 목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거대 플랫폼을 가진 만큼 카카오의 보험업 진출 영향은 매우 클 수 있다"면서 "보험업계와 협업 없이 독자적으로 추진키로 했지만 향후 협업 기회가 온다면 적극적으로 나서려는 손보사들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카카오페이는 보험분야 인재 영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모집분야는 ▲계리 ▲보험 상품기획·개발 ▲언더라이팅 ▲보상·손해사정 ▲보험회계 ▲CS수퍼바이저 ▲서비스PM ▲정보보호 ▲UX/UI 디자이너 등으로 지난 5월부터 채용공고를 내고 각 분야 담당자를 영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