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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정책+]DB손보·삼성화재 보험료 왜 비싼가 했더니

  • 2020.10.22(목) 09:00

표준해약공제액 초과한 사업비 지출 상품 50여건
설계사 수당 과도해 보험료 높고 해약환급금 적어
동일 유형 상품 대비 보험료 2배 이상 높은 상품도

DB손해보험과 삼성화재가 보험설계사들에게 지급하는 수수료가 높은 탓에 보험료는 비싸고, 환급금은 적은 보험상품들을 여전히 많이 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슷한 상품과 비교할 때 보험료가 두 배 넘게 비싼  경우도 있었다.

금융당국이 이런 상품들을 잘 알 수 있도록 공시를 의무화했지만 실제론 소비자들이 찾기 쉽지 않은 데다 마땅한 제재 수단도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 DB손보·삼성화재 여전히 사업비 높아

금융위원회는 올해부터 사업비를 과다하게 집행하는 보험상품 판매를 근절하기 위해 표준해약공제액을 초과한 보험상품을 공시토록 했다. 지난해까지 표준해약공제액을 웃도는 사업비를 집행한 보험상품은 생명보험사가 31%, 손해보험사가 17% 가량이었다. 공시 강화로 올해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사업비를 낮췄지만 DB손해보험과 삼성화재는 여전히 일부상품에서 높은 사업비를 적용하고 있었다. 

사업비는 보험계약을 유치하고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을 말한다.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수당과 점포운영비, 판매촉진비, 광고·선전비, 인건비 등을 모두 포함한다. 보험사는 보험상품을 많이 팔려다보니 설계사들에게 지급하는 수당이나 수수료를 경쟁적으로 높여왔다. 

그러다 보니 해약공제액도 한도를 넘길 수밖에 없었다. 해약공제액이란 보험계약을 만기 전에 해지할 때 돌려받는 해약환급금을 지급하기 위해 보험료에서 일정부분을 떼는(공제) 돈을 말한다. 해약공제액이 클 경우 소비자가 돌려받는 해약환급금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 해약공제액 한도를 설정한 것이 바로 표준해약공제액이다. (관련기사 ☞[핀셋]보험사업비 개선안①표준해약공제액을 통한 통제)

표준해약공제액 구조, 설계사 수수료, 보험수수료 개편, 해약공제액, 보험 사업비

즉 보험사가 표준해약공제액을 초과해 사업비를 집행했다면 상대적으로 보험료는 비싸고 해약환급금은 줄어들게 된다. 실제로 삼성화재와 DB손보의 경우 표준해약공제액을 초과해 판매한 상품 중에서 같은 유형 상품의 평균 대비 보험료가 많게는 2배 이상 많았다.

표준해약공제액을 초과해 공시된 상품은 DB손보가 가장 많았다. DB손보는 장기보험 가운데 운전자보험과 어린이보험, 상해보험, 질병보험에서 총 55개 상품을 공시했다. 특히 운전자보험과 상해보험 등에서 타이어 파손 교체비용과 화상수술비, 교통상해사망, 깁스치료비, 유방암 진단·수술비 등 특약 담보의 경우 보험료에서 사업경비(부가보험료)로 책정한 금액이 49.9%에 달했다. 보험료의 절반을 사업비로 책정한 셈이다.

그러다 보니 이 상품들의 보험가격지수는 평균 130~140%, 일부는 230%를 넘어선 경우도 있었다. 같은 유형 상품의 평균적인 보험료보다 2.3배 비싸다는 얘기다. 

삼성화재는 상해보험에서 3건의 상품이 표준해약공제액을 넘어서는 사업비를 지출했다. 상해보험 가운데 상해사망, 사망후유장해 등 담보에서 부가보험료가 전체 보험료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삼성화재와 DB손보는 TM(텔레마케팅)용과 홈쇼핑용 상품을 포함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사업비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면채널로 판매하는 상품도 포함하고 있는 데다, TM이나 홈쇼핑 채널을 주력으로 하는 보험사들조차 공시 상품이 없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사업비가 높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 공시해도 소비자는 여전히 '깜깜이'

깜깜이 공시도 문제다. 당국이 표준해약공제액을 초과한 사업비를 적용한 보험상품을 각사 홈페이지와 보험협회를 통해 공시토록 했지만 실제로 소비자들이 이해하긴 쉽지 않다. 보험협회에 공시하는 보험사별 상품비교공시도 '계약체결비용지수'나 '부가보험료지수' 등 알기 어려운 항목을 별도로 선택해야만 볼 수 있다.

* 계약체결비용지수 : 계약체결비용은 보험계약 모집에 대한 수수료, 광고비 등 계약체결에 사용되는 비용으로 영업보험료에서 계약체결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 부가보험료지수 : 부가보험료는 보험사가 사업경비로 사용하기 위해 보험료 중 일정비율을 책정한 것으로 계약체결비용을 포함하며, 이러한 부가보험료를 보험료로 나눈 비율을 의미한다.

그러다 보니 일반 소비자들의 경우 보험상품 가입 단계에 가서야 상품설명서 등을 통해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가입담보별 보험기간과 가입금액에 따른 지수를 숫자로만 표현하고 있어 이해가 어렵고, 다른 보험사 상품과 비교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상품 수수료는 직접적인 제재가 어려워 공시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제한하고 있다"면서 "다만 소비자들이 일일이 찾아보기 쉽지 않아 이를 무시해도 막을 방법은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업비가 높은 상품은 보험료 적립금이 낮고 해약환급금이 낮아질 수밖에 없어 결국 소비자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면서 "사업비를 과다하게 집행한 경우 보험사 손익에도 영향을 미쳐 장기적으론 보험료 인상 요인이 될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공시제도 자체가 사실상 표준해약공제액을 넘어서지 말라는 의미"라며 "이에 따른 직접적인 제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속된다고 하면 차후 금융감독원 검사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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