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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셋]보험사업비 개선안①표준해약공제액을 통한 통제

  • 2019.04.19(금) 14:27

사업비가 해약공제액 초과시 공시…해약환급금↑
추가로 끌어쓰는 사업비 제한…모집수수료총량↓

당신이 궁금한 이슈를 핀셋처럼 콕 집어 설명해드립니다. 이번 주제는 보험업계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보험 사업비와 수수료 개선안'입니다. 최근 보험사들의 출혈경쟁이 심해지면서 사업비 과다지출로 인한 보험료 상승, 불완전판매, 경유·승환계약, 철새설계사, 고아계약 등 많은 문제가 야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이 1년여 고심 끝에 개선안을 내놨습니다. 개선안의 핵심은 '표준해약공제액에 대한 개선'과 '수수료 분급화'입니다. 자세한 내용을 짚어봤습니다. [편집자]

표준해약공제액. 소비자들은 물론이고 보험업계 종사자들에게도 그리 친숙한 단어는 아닙니다. 표준해약공제액이 무엇인지부터 알아보겠습니다.

표준해약공제액이란 보험계약을 해지할 때 돌려받는 해약환급금에서 보험사가 일정부분을 떼어(공제) 내는 금액을 말합니다. 단 소비자보호 차원에서 보험사가 과도하게 돈을 떼어내 해약환급금이 너무 낮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최대한의 공제금액을 정했는데요. 해약공제액의 표준을 정했다는 의미에서 이 금액을 표준해약공제액이라고 부릅니다.

다시 정리하면 표준해약공제액은 보험계약자가 보험을 해지할 경우 보험사가 지급할 해약환급금에서 최대한 떼어낼 수 있는 금액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렇다면 보험사가 해지환급금 중 일부를 떼어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위에서 보듯 소비자가 내는 보험료는 저축(적립)보험료와 위험보험료, 사업비로 이뤄져 있습니다. 저축보험료는 만기나 중도해지시 돌려주기 위해 적립하는 금액이며 위험보험료는 위험보장을 위해 쌓아두는 금액으로 보험사고가 발생하면 위험보험료에서 보험금이 지급됩니다. 사업비는 보험사가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유지·관리하는데 드는 모든 비용을 포함하며 이중 대부분이 설계사 모집수수료로 지출됩니다.

그런데 보험사는 계약자들이 납입한 보험료에 해당하는 사업비 뿐 아니라 미래에 낼 보험료까지 계산해 추가적으로 사업비를 끌어다 설계사 모집수수료로 지출하고 있습니다. 최근 치아보험, 치매보험 판매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판매를 독려하기 위해 설계사들에게 과도한 수수료가 지급됐다는 이슈가 불거졌는데요. 이는 이렇게 끌어다 쓴 사업비에 해당합니다.

보험이 10년, 20년 등 장기간 납입하는 상품이 많아 계약이 계속 유지될 것을 감안해 사업비를 당겨쓴 셈입니다.

계약자가 중도에 보험계약을 해지하면 보험사는 미리 당겨써 받지 못하는 사업비(미회수사업비)를 지금까지 모았던 총 적립금 중 표준해약공제액 범위에서 공제하고 해약환급금으로 지급해 왔습니다. 보험사가 당겨쓴 미회수사업비가 많을수록 계약자가 받을 수 있는 해약환급금이 줄어드는 것이죠.

예를 들어 20년간 월 보험료 1만원인 보험상품에 가입했을 때 이중 사업비가 1000원이라고 하면, 보험사는 20년간 매월 1000원씩의 사업비를 받는데 이 사업비에서 나가는 모집수수료를 대부분 2~3년 안에 몰아서 설계사에게 지급합니다. 후에 돌아올 사업비를 미리 당겨 쓴 것입니다.

만약 1년안에 모집수수료로 5만원을 지급했다고 하면 받은 보험료 중 사업비는 1만2000원만 회수됐고, 1년이 지나 계약자가 보험을 해지했을 경우 아직 회수되지 못한 사업비는 3만8000원이 남습니다. 이상품의 표준해약공제액이 3만원이라면 보험사는 총 적립금 중에서 3만원을 떼고 남은 금액을 해약환급금으로 지급하는 것입니다. 만약 미회수사업비가 2만원 정도였다면 받는 해약환급금은 조금 더 늘어나게 됩니다.

표준해약공제액은 7년으로 나눠 매년 동일한 비율로 줄어듭니다. 2년이 지나 해지했다면 표준해약공제액의 7분이 6만큼만 공제가 가능해 보험사는 2만5700원까지만 공제가 가능한 구조입니다.

문제는 보험사 대부분이 현재 표준해약공제액을 넘어서는 사업비를 계속 지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경우 계약 해지시 표준해약공제액 한도까지 공제돼 소비자들이 받는 해약환급금은 크지 않겠죠. 사업비 지출이 과다해 이에 따른 보험료 인상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여기에서 나옵니다. 계속해서 무리하게 사업비를 집행할 경우 결국 보험료에 계산되는 사업비에도 이를 반영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현재까지는 아무런 제재가 없었지만 앞으로는 표준해약공제액을 넘어서는 사업비를 집행할 경우 이를 소비자들이 알 수 있게 공시하는 방안이 추진됩니다. 개선안의 첫번째 안입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표준해약공제액이 100이라면 그동안 사업비를 120, 130으로 넘겨 부과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앞으로는 실제 부과한 사업비가 100(표준해약공제액)을 넘기면 공시하도록 해 표준해약공제액 내에서 사업비를 지출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결국 지금까지 보험사들이 지출했던 사업비 총량을 줄이겠다는 것입니다. 추가적으로 지급했던 사업비 대부분이 설계사 모집수수료로 쓰인 만큼 실질적으로는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수수료 총량이 줄어드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형태가 관행처럼 굳어져 온 만큼 이를 통해 수입을 벌어들인 설계사나 법인보험대리점(GA)에게는 갑작스런 수익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큰 반발이 예상된다는 점입니다.

일부 상품에 대해서는 표준해약공제액 자체를 줄이는 방안도 추진됩니다. 보장성보험 가운데 재물보험이나 화재보험 등 일부상품은 전체 보험료 가운데 저축보험료 비중이 80~90%에 달하는 상품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보장성보험이기 때문에 보장성에 해당하는 표준해약공제액이 적용됩니다. 저축성보험에는 보장성보다 더 낮은 표준해약공제액이 적용되기 때문에 이를 나눠 저축보험료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에 상응하는 표준해약공제액을 적용한다는 방침입니다.

그러나 이는 일부 소수의 상품들로, 현재 사업비 과당경쟁으로 문제시 되고 있는 장기인(人)보험에는 해당하지 않아 표준해약공제액을 줄이는 효과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다만 표준해약 공제액이 줄면 소비자들은 이전보다 높은 해약환급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보험상품 사업비 및 모집수수료 개선안' 공청회에서 발제자로 나섰던 정원석 보험연구원 박사는 "표준해약공제액을 줄이게 되면 해약환급금이 높아지는 구조로 이를 통해 직접적으로 보험료가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보험사들이 표준해약공제액을 뛰어넘는 사업비를 지출해 왔던 만큼) 표준해약공제액을 줄이면 회수하지 못하는 사업비(미회수사업비) 규모가 커져 부담이 늘어나게 되고 결론적으로 끌어다 쓰는 사업비를 축소해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수수료 총액이 낮아지고 보험료를 인하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습니다.

금융당국 역시 사업비를 표준해약공제액 내에서 쓰고 표준해약공제액 일부를 낮출 경우 사업비를 덜 쓰게 돼 전체적으로 보험료가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핀셋] 다음 편에서는 개선안의 두번째 핵심 내용인 '수수료 분급화'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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