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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DLF 1심 승소…금융권 '터닝포인트' 맞을까

  • 2021.08.27(금) 17:45

DLF 제재심 소송 승소…"금감원 법리 해석 실수"
제재중심 감독방향 바뀔까…정은보 의중 관심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사진)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사태와 관련해 내부통제 미흡을 이유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았던 중징계가 해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손태승 회장을 징계한 금감원이 법리적으로 미흡했다는 판단을 법원이 내리면서다.

이번 건을 계기로 사모펀드 사태로 징계를 받은 금융권 CEO들도 징계 취소를 위한 연쇄 소송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울러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금융사 CEO를 옥죄왔던 금감원 스탠스가 바뀔지도 관심이다.

손태승 승소…법원, 제재 근거 5가지 중 4가지 근거 부족
 
27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강우찬)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금감원이 내린 중징계를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의 1심 판결 결과 손태승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앞서 금감원은 DLF 사태와 관련해 내부통제 체제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손태승 회장에게 책임이 있다고 보고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경고'를 내린 바 있다. 금감원으로부터 문책경고를 받은 경우 임기 종료 후 3년 동안 금융권 재취업이 불가해진다.

손 회장은 이에 불복해 지난 3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반년 가까운 법리 다툼 결과 법원은 손 회장의 손을 들어주게 됐다. 

재판부는 금감원이 제재의 근거로 내렸던 다섯 가지 사유 중 '금융 상품 선정 절차 마련 의무 위반'만 인정하고 나머지는 인정하지 않았다. 금감원이 '내부 통제 기준 마련 의무'에 대한 법리를 잘못 적용했다는 것이다. 제재 근거 중 네 가지가 잘못됐기 때문에 중징계 자체가 무효라는 판단이다. 

법원은 금감원이 내부통제기준 '준수'의무 위반을 '마련'의무 위반으로 보면서 법리를 잘못 적용했다고 판단했다. 즉 내부통제기준을 준수하기만 하면 제재 근거가 없는데, 금감원이 이를 '마련' 의무로 해석해 CEO 등에게 제재를 내린 것에 대한 근거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법원은 금융회사에게 '일침'을 날렸다. 일단 이번 재판은 금감원의 근거가 부족하긴 했지만 내부통제규범과 기준을 '위반'하거나 '형해화'시킨 금융기관 내부의 조직적 행태와 문제점들을 가급적 낱낱이 판결문에 적시하면서다.

법원 측은 "애초에 금융기관에서 상품을 선정하고 판매하도록 결정하는 일련의 과정과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며 "동시에 개별 금융기관 내부의 의사결정 과정에 조직적 부당행위가 개입되어 있었다는 거시적 관점을 공적 영역에 분명히 드러낼 필요가 있다"고 판결문에 적시했다.

징계받은 금융권 CEO들 족쇄 풀까

그간 금감원이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제재를 내린 대부분의 금융회사 CEO들에 대해 내부통제 기준을 적용하지 않은 점을 근거로 든 것을 고려하면 이번 판결로 인해 기존에 중징계를 받은 많은 금융권 인사들의 연이은 송사 가능성이 관측된다.

현재 사모펀드 사태로 인해 징계를 받은 금융사 CEO는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박정림 KB증권 대표,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김형진·김병철 신한금융투자 전 대표 등이 있다. 이에 더해 지성규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은 문책경고를 사전 통보 받은 상황이다.

송사 여부와 함께 금융위가 금감원의 제재 결과 되돌릴 가능성도 있다. 현재 소송이 진행중인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 등을 제외한 금융사 CEO등의 제재는 금융위원회 회의나 증권선물위원회 회의에서 결정이 안난 상황이다.

헌데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재판 결과를 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말한 점과 이날 인사청문회 보고서가 채택된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시장 친화적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들의 제재를 금융위 차원에서 경감해줄 가능성도 있다는 게 금융권의 관측이다.

시장친화 외친 정은보…금감원 제재일변도 바뀔까

손 회장이 이번 1심 선고에서 승소하면서 금감원의 책임론도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무리하게 CEO를 징계하려다 보니 재판에서 패했을 뿐만 아니라 감독당국의 위신이 떨어졌다는 평가다. 

일단 금감원은 재판문 결과를 상세히 보고 난 뒤 항소여부, 제재심 재개최 여부 등을 고민한다는 방침이다. 

결국 관건은 윤석헌 전 금감원장에 이어 바통을 이어받은 정은보 금감원장(사진)의 의중이 중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은보 금감원장은 취임일성으로 '시장친화'를 내걸면서 전임자와는 다른 결을 가지고 금감원을 이끌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됐다. 이에 그간의 제재 중심의 감독방향이 수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금융권은 분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재판 결과로 인해 감독원 위신이 떨어진 것은 분명하며 금감원은 항소를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정은보 금감원장이 시장친화를 외친 만큼 그동안의 제재일변도와 다른 감독방침을 펼칠 가능성이 있어 대응 수위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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