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이 올해 1분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는 비은행 계열사들이 순익성장세를 이어나간 영향도 있었지만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의 역할이 컸다.
특히 우리은행은 올해 1분기 들어 하나은행보다 더 많은 순익을 올리는 데 성공해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에 뒤를 이어 3등으로까지 올라섰다.
우리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 884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 7190억원과 비교해 27.5%나 순익이 늘었다.
대출자산 잘 꾸리고 금리도 오르고
올해 1분기 우리금융지주가 높은 순익 성장세를 보일 수 있었던 것은 이자이익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우리금융지주의 이자이익은 1조988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1조6200억원과 비교해 22.7% 늘었다.
맏형 우리은행이 탄탄한 대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시장금리가 상승한 덕에 우리은행과 우리카드의 순이자마진(NIM)이 상승한 것이 이자이익의 증가를 이끌었다.
실제 우리은행의 올해 1분기 이자이익은 1조685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1조3800과 견줘 22.1% 늘었다. 사실상 이자이익의 80%이상을 우리은행이 책임졌다.
우리은행이 이자이익이 많이 증가한 데에는 지난해부터 대출 포트폴리오를 균형감 있게 꾸린 영향도 반영됐다. 규제가 강한 가계대출 대신 기업대출에 적극 나서며 대출자산 포트폴리오 재조정에 나선 것이다.
이와 관련 올해 1분기 기준 우리은행의 가계대출잔액은 137조624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132조8710억원에 비해 4조7000억원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기업대출은 151조448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131조8400억원과 비교해 15조6080억원이나 늘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시장금리가 상승한 영향에 순이자마진(NIM)이 증가한 것도 순익 증가에 영향을 줬다. 올해 1분기 우리은행과 우리카드 합산 순이자마진은 1.73%로 지난해 1분기 1.60%와 비교해 0.13%포인트 상승했다.
맏형 우리은행, 3등 금융지주 희망 그리다
올해 우리금융지주의 순익 중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우리은행의 순익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1분기 7650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5890억원에 비해 29.2%나 늘었다.
핵심은 하나은행의 순익을 앞질렀다는 점이다. 이날 하나금융지주는 하나은행이 올해 1분기 기준 6671억원의 순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이 약 1000억원가량의 순익을 더 거둔 셈이다.
하나은행은 다른은행과 달리 1분기 특별퇴직을 실시해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긴 했지만, 핵심 이익인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 모두 우리은행이 하나은행을 앞섰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은행이 하나은행을 제치고 3등 은행 자리에 올라온 셈이다. 구체적으로 우리은행의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 합산액은 1조8950억원으로 1조8884억원을 기록한 하나은행을 근소한 차이로 앞질렀다.
현재 우리금융지주는 순익 80%가량을 우리은행이 책임지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우리은행이 하나은행의 순익을 따라잡은 것은 차후 증권, 보험 등 핵심 비은행계열사를 품은 이후에는 3등 금융지주를 두고 본격적인 경쟁을 할 전조라고 보고 있다.
비은행 계열사도 약진
지난 2019년 우리금융지주 출범 이후 연이어 우리금융지주의 가족이 된 비은행 계열사들 역시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줬다. 특히 지주 출범 이후 단기 목표였던 비은행 계열사 순익 비중 20%를 올해 1분기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자연스럽게 우리금융지주의 비이자이익 증가로 이어졌다. 올해 1분기 우리금융지주의 비이자이익은 383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3670억원에 비해 4.4% 늘었다.
핵심 비은행 계열사인 우리카드는 올해 1분기 860억원의 순익을 냈다. 지난해 1분기 720억원과 비교해 18.9% 순익이 늘었다. 베스트셀러가 된 '카드의정석'시리즈를 바탕으로 고객을 끌어모은 데다가 올해 1분기부터 코로나19 보복소비가 늘어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올해 1분기 우리카드의 카드 이용 실적은 19조원으로 지난해 1분기 18조6000억원에 비해 4000억원이나 늘었다.
오랜 기간 걸려 품에 안은 우리금융캐피탈도 효자노릇을 했다. 올해 1분기 우리금융캐피탈은 490억원의 순익을 냈다. 우리금융지주에 흡수 되기 전인 지난해 1분기에는 350억원의 순익을 올린 바 있다.
주목할 점은 우리금융캐피탈에서 저축은행이 빠져나갔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8월 구 아주캐피탈을 인수하면서 아주캐피탈의 자회사였던 아주저축은행도 함께 품었다. 이후 우리금융지주는 손자회사였던 아주저축은행을 자회사로 격상시킨 바 있다.